조선후기 불교건축사

오세덕 지음/ 민속원
오세덕 지음/ 민속원

오세덕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가 한국에 남아 있는 불전 건축을 답사하고 그 건축을 만든 장인에 대한 10여 편의 연구 결과물을 소개한 <조선후기 불교건축사>를 최근 펴냈다. 이 책은 한국건축사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을 승려 장인의 관점으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 건축사에서 승려 장인은 불교라는 종교와 결부돼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통 건물의 상당수가 불교건축이고 이 건축을 승려 장인이 조영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해 본다면 이번 연구는 우리건축사 연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때문에 기존에 출간된 사찰 건축 관련 서적 상당수가 한 사찰을 다룬 답사기거나 연구보고서, 실측조사보고서 등 공학적 주제로 접근했다면, 이 책은 건축물을 만든 장인에 초점을 맞췄다. 불전 건축을 만든 장인의 명칭부터 시대적인 변화 순서,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장인의 활동지역과 그들이 즐겨 사용했던 건축기법까지 상세히 다루고 있으며, 풍부한 사진을 실은 점이 특색이다.

조선후기 불전 건축을 직접 조영한 각원, 승원, 월원, 조헌, 각민, 쾌연, 의진, 민열스님 등을 포함한 장인 8명의 활동지역과 건축기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8명의 장인 중 각원, 각민, 승원, 의진, 계연스님 등은 기존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던 새로운 장인을 발굴했다. 또한 기존 연구를 통해 확인된 장인인 조헌스님은 통도사 영산전과 관음전, 월원은 쌍계사 대웅전 건립에 참여 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냈다. 마지막으로 직접적인 승장의 파악 외에도 그 동안 건물의 건립연대를 확실하게 밝힐 수 없었던 대비사 대웅전, 운문사 관음전, 송림사 대웅전, 내소사 대웅보전, 신흥사 극락전, 안정사 대웅전 등의 조성장인과 그 건립 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저자는 “우리나라 건축사 연구에서 건물을 직접 조영한 장인에 관한 연구서는 적은 편이고, 사찰 건물을 조영한 승려 장인에 관한 연구서는 이 책이 처음일 정도로 희소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고건축에서 사찰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음을 고려해 본다면 건물을 만든 승려장인에 관한 연구는 확대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향후 승려 장인 연구가 점진적으로 발전해 장인의 건축기법 분석을 통해 건물의 초창과 중건·중수의 역사를 소상히 밝혀낼 수 있다면 건축사 연구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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