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이영경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대학기본역량진단서 상위권
지방대학 위기에서도 ‘빛나’

혁신적인 학과 개편 추진하며
학생들 오고 싶은 대학 변신

간호학과 입학정원 증원 총력
불교가치 지닌 전문인재 양성

학교법인, 종단과 불교계 비롯
지역사회 동문 협력지원 절실

동국대 경주캠퍼스 미래를 그려가고 있는 이영경 총장을 10월5일 경주캠퍼스 총장실에서 만났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미래를 그려가고 있는 이영경 총장을 10월5일 경주캠퍼스 총장실에서 만났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지난 9월 발표된 교육부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선정됐다. 이번 평가에서 경주캠퍼스는 대구경북강원 지역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성화 계획 등 발전계획, 법인 책무성, 학생 학습역량 지원, 진로·심리상담 지원 등 대부분의 지표가 권역평균보다 높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학의 위기에서도 경주캠퍼스는 교육역량 강화, 특성화, 교육혁신을 통해 올해 입시경쟁률이 소폭 상승하는 등 명문 강소대학으로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020년 취임해 학교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이영경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을 10월5일 경주캠퍼스 총장실에서 만났다.

교육부 3주기 평가에 대비해 취임 직후부터 TFT를 구성해 늦은 밤까지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을 준비해 왔다는 이영경 총장. 집무실에 ‘신묘장구대다라니’ 독경을 틀어 놓고 업무를 할 정도로 간절함을 담았다. 그 결과 경주캠퍼스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교육부 대학평가에서 3회 9년 연속 우수평가를 받았다. 이 총장은 “우리 대학이 지방소재지만 교육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3년에 걸쳐 약 120억 이상의 교육부 재정지원을 확보한 만큼 학생들의 교육에 투입해서 더욱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과 함께 이 총장은 크게 6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는 종립대학으로서 불교 가치를 구현하고, 불교계 및 종단과 상생할 수 있는 발전 방안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지역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완성하고 산학관연 관계를 강화해 지역과 상생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셋째는 미래지향적 학사구조 개편, 넷째는 실질적인 학생 지원 체제를 구축해 재학생의 소속감과 만족도를 높이고 취업률을 높인다. 다섯째는 입시 경쟁력 확보이며, 여섯째는 구성원들의 주인의식 회복과 지역과 동문과 유대 관계 강화이다.

2년 차인 현재 이 총장은 단계별로 성과를 도출해 냈다. 건학위원회 출범과 함께 불교종립대학으로서 정체성을 구성원과 공유하고 있다. 5월부터 건학이념을 실천하고 상월선원 만행결사의 정신을 이어가며 매달 11일에 경주에서 자비순례를 진행한다. 또한 9월16일 경주캠퍼스 건학위원회를 발족해 부처님 가르침을 사회적으로 구현하는 미래인재를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특화 교육과정으로 산학연 협력을 하는 교육부 LINC+사업, 경북도 산학협력지원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특히 LINC+ 사업선정은 경주캠퍼스 설립이후 처음으로, 10년간 도전 끝에 이뤄낸 성과라 더 의미 있다. 이 총장은 “시대상황에 맞춰 ‘스마트안전보건분야’를 기획한 덕에 2020년부터 2년간 총 2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며 “안전공학전공, 컴퓨터공학전공, 간호학과가 융합된 재난대응서비스 전공을 신설해 미래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경상북도가 공모한 ‘지역산업 연계형 대학 특성화학과 혁신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경북지역에 집중돼 있는 차량 부품 및 소재산업에 포커스를 맞춰, 자동차소재부품융합전공을 신설해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한다. 2025년까지 경북도와 경주시로부터 총 24억 원을 지원받음으로써 지역과 대학이 상생하는 토대를 구축했다. 이런 노력들이 더해져 경주캠퍼스는 최근 3년 동안 국가 및 지자체에서 200억 원 이상 재정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다. 2020년에는 2019년보다 30억 원이 상승한 78억 원을 수주했고, 2021년 9월 현재 82억 원으로 상승했다.

성과의 결과는 모두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장학금이 늘어난 것이다. 경주캠퍼스는 2020년 학생 1인당 평균 374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장학금을 많이 줄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대학이 국고사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기부금 덕분이다. 경주캠퍼스는 연간 기부금 수익이 20억 원 이상으로, 전국 비수도권 사립대 13위 수준이다. 불교계, 동문, 지역업체 등이 후원을 아끼지 않아, 재학생들의 등록금 실제 부담률이 낮다.

이 총장은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생과 사회의 요구를 예측해 역사상 최대 규모로 학사구조를 개편했다. 간호학과를 간호대학으로 승격하고 보건의료정보학과, 뷰티메디컬학과, 스포츠의학전공을 신설해, 차별화된 의료보건 교육을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또 중장기 인력수요 전망, 경쟁력, 융합 연계성 등을 고려해 불교문화콘텐츠전공, 웹문예학과, 디자인미술학과, 소방방재전공, 조경정원디자인학부 등으로 개편했다. 혁신을 위해 이 총장은 취임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1년간 총 142차례에 걸쳐 간담회 면담 등 적극적인 논의로 학사구조 개편을 성공했다.

더 나아가 이 총장은 의대, 한의대가 모두 있는 경주캠퍼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간호학과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법인과 논의를 거쳐 13년 동안 의료원 소속이던 간호학과를 경주캠퍼스 소속으로 변경하고, 간호대학을 신설했다. 또한 2022년부터 간호학과 정원을 15명 증원해, 85명을 선발한다. “간호학과나 보건계열 정원은 보건복지부가 조정하기 때문에 학교가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며 “정말 힘든 일이었고, 학교법인과 불교계, 지역에서 협심해 주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인사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전경.
동국대 경주캠퍼스 전경.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총장은 “간호학과 입학정원을 더 늘려 지역사회에 필요한 우수인력을 배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전국 4년제 대학 116곳에 간호학과가 개설돼 있고, 입학정원이 1만173명이다. 동국대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간호학과 입학정원이 70명이었다. 지난 13년간 의료원 산하에서 정원을 단 1명도 늘리지 못하다. 올해 경주캠퍼스로 간호학과를 옮기고 2022년 15명이 증원됐다. 학교 평균 정원이 87명이라고 할 때 경주캠퍼스 간호학과 정원은 85명으로 여전히 평균 이하다. 반면 진각종이 운영하는 위덕대의 경우 입학정원이 756명인데 간호학과만 125명을 뽑는다. 2016년에 50명이던 간호학과 정원을 계속 늘려서 2021년 125명까지 늘린 것과 비교하면 경주캠퍼스도 증원을 시도해볼 가치가 충분하다.

이 총장은 간호학과 입학정원 확대에 대학의 사활을 걸었다.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2038년 대학에 진학할 학생 수는 18만 명으로 추정된다. 서울경기와 거점대 입학정원이 12만3000명이라고 추산하면, 나머지 대학에서 6만 명을 나누는 형국이다. 인구감소에 따라 입학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부는 재학률 86%를 지키지 못하면 정원을 감축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황이다. 경주캠퍼스는 전체학생 56%가 서울, 경기지역에서 온다. 이 총장은 “재학생 상당수가 수도권에 거주한다는 것은 그만큼 동국대의 브랜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면 수도권 대학 정원미달일 때는 위험이 따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대안은 바로, 신입생이 오고 싶어 하는 학과 중심의 학사구조 개편이다. 대표적인 인기학과가 바로 간호학과이다. 한국사회는 초고령화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보건간호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흐름에 발맞춰 이 총장은 “불교 자비사상과 동체대비를 아는 보다 많은 보건간호 인력을 경주캠퍼스에서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주캠퍼스를 살리는 일인 동시에 의료보건분야에서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간호학과 입학정원을 늘려, 불교적 가치를 가진 보건간호분야 미래인재를 키워나가는 게 종립대학으로서 경주캠퍼스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법인, 불교계,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절실하다.

이 총장은 “대학이 발전하는 것이 곧 건학이념을 수행하고 앞으로의 불교 1000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피력했다. 경주캠퍼스에서 매년 1754명이 입학해 ‘불교와 인간’ ‘자아와 명상’ 수업을 듣고, 정각원에서 신행활동을 하며 불연(佛緣)을 맺는다. 경주캠퍼스 정원감축을 막는 것이 곧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일이라 하겠다. 이 총장은 “교육부 진단에서 경주캠퍼스의 잠재력과 경쟁력은 이미 인정을 받았다”며 “발전가능성이 충분할 때 투자해야 성과도 얻을 수 있다. 불교 미래 1000년을 생각한다면 지금이야 말로 경주캠퍼스 지원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학교가 어려울 때나 잘 해나갈 때, 관심과 후원으로 돕고 지지해주는 조계종단과 수많은 스님, 불자 기부자님이 우리 대학 발전의 중요한 축”이라고 감사인사를 하며 “여러 도움과 염원을 잘 기억하고 불교 가치를 구현하는 종립대학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주=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불교신문3687호/2021년10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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