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하는 기쁨

선일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선일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군종교구장 선일스님
현대인 평안과 행복
만드는 법 해답 담아

“지금 사는 이곳에서
안락 위해 노력해야”

“우리가 가보지 않은 이상 세계에는 생사도 없고 고통도 없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래서 망자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사는 대개 하늘나라에서, 천당에서, 극락세계에서 다시 만나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머문 이 세상에서 끝없이 진정한 행복과 안락을 찾아 나서는 것이 인간의 위대한 점이 아닌가.”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이자 인천 법명사 회주 선일스님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바라지만 대부분의 삶은 힘겹고 고단하기만 하다고 말한다. 평안함과 행복을 느낀다 해도 잠깐일 뿐, 그보다는 걱정이나 불안을 느끼는 때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 머물고 있는 세상이 아닌 평온과 행복이 있는 다른 세상이 오기를 꿈꾼다. 하늘나라, 극락, 천당, 낙원, 유토피아 등, 한번쯤 들어봤을 이곳들이 바로 대표적인 이상 세계이다.

하지만 훗날 갈 수 있을지 모를 이상 세계 대신 현재 머물고 있는 이곳에서 행복과 안락, 평안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그래서 마음의 위안을 위해 종교가 생겨났고, 철학과 과학이 발달했으며, 예술과 문학 등 다양한 사상과 문화가 발전해 현재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고 있다. 선일스님은 이러한 종교 본연의 목적을 다시금 떠올리며 현재의 평안과 행복을 만드는 법에 대해 사색해 왔다. 그리고 그 사유 끝에 내놓은 해답을 최근 펴낸 <사유하는 기쁨>에 담아 주목된다.

“추위와 생활 터전의 상실 속에서도 강한 삶의 의지와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위대한 생존 양식이다. 지금으로부터 7만5천 년 전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토바 화산이 분화했다. 그로 인해 발생한 화산재가 태양을 가려 빙하기가 시작되었고, 인간은 시련을 거치면서 겨우 살아남았다. 그 시기를 겪은 소수의 생존자가 지금 우리들의 조상이라고 한다. 빙하기를 거치며 살아남은 인간의 삶은 한마디로 ‘인생은 고(苦)’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존재 자체가 끝없는 생존의 투쟁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선일스님은 이 책에서 누군가 만들어놓은 이상 세계를 꿈꾸는 대신 현재를 그런 세계로 만들어내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의 마음과 삶에서 찾을 수 있는 개인적인 것도 있지만, 사회·정치·문화 등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여러 방면에 산재해 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이자 인천 법명사 회주 선일스님이 현재의 평안과 행복을 만드는 법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에세이 ‘사유하는 기쁨’을 최근 출간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이자 인천 법명사 회주 선일스님이 현재의 평안과 행복을 만드는 법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에세이 ‘사유하는 기쁨’을 최근 출간했다.

“진정 나 자신은 어디에 있는가? 본래의 나를 보면 부처를 보는 것이다. 세상사 모든 것은 인연의 법칙에 의해서 이루어질 뿐 홀로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미움도 사랑도 갈등도 고통도 괴로움도 생로병사도 인연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안다면 내가 어디에 서야 할지 답이 나온다. 남을 미워할 수가 없고, 괴롭힐 수도 없다. 모두 용서해야만 중도의 삶을 살 수 있다. 내 자식만 편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자식이 다 귀여운 것이다. 다 같은 민족인데 내 고향 내 지역만 잘 살아야 해도 안 되고, 남한만 잘 살고 북한은 굶어도 된다고 하면 안 된다. 내 종교만 좋고 남의 종교는 싫고 미신이라면 안 된다.” 이런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님이 알려주는 방법 역시 기도와 명상, 독서와 사색, 수행과 정진, 사회운동 참여와 봉사 등 여러 가지이지만 그 속을 관통하는 가르침은 간단하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처해 있는 상황이 가장 중요한 것이니 멀리서 무언가를 구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을 외면하지 말고 그에게 충실 하라고 당부한다. 그러면서 스님은 “지금 사는 이 세상에서 행복과 안락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생과 부처가 없는 길을 만들고, 이 세상을 천당과 극락세계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1976년 대흥사에서 운기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선일스님은 동국대 불교대학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인도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스님은 1979년 군승 파송 초기 군법사로 임관해 1986년까지 해군에서 군법사로 포교 활동에 전념했으며, 미국 봉황사 주지를 역임했다. 현재 법명사 회주이자 조계종 제5대 군종특별교구장, 사단법인 청소년교화연합회 총재,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인천본부장 등의 소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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