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원력결집으로 역동적인 미래불교 만들어갑시다”

미래불교 위한 백만원력 불사
원만 회향위해 끝까지 최선

수해 등으로 어려움 겪는 북한
인도적 관점에서 적극 도울 것

불교유산 특정종교로 대하는
​​​​​​​국한된 시각 넓히도록 노력

나눔의집, 정식이사체제로 전환돼야

9월28일 취임 3주년을 맞는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9월10일 가진 특별인터뷰를 통해 “36대 집행부가 총력을 다해 추진하는 백만원력 결집불사가 바로 한국불교 미래 백년대계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자,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변함없는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김형주 기자

‘미래불교를 위해 변화와 혁신의 깃발을 들겠다’고 천명하고 쉼 없이 달려온 제36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9월28일 취임3주년을 맞는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9월10일 본지와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36대 집행부가 총력을 다해 추진 중인 백만원력결집불사가 바로 한국불교 미래 백년대계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자,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며 “한국불교가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세계와 우리 사회에 소통하고 공감할 것인지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한국불교가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변화와 혁신’의 화두를 들어야 한다”며 “이 기조아래 대대적인 점검을 통한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하루 전날 이뤄진 세종 광제사 대웅전 상량식 법회도 여법하게 치러낸 총무원장 스님은 “신행정수도 복합도시에 불법을 홍포할 도량이 마련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준 전 총무원장 스님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사부대중의 협력과 보시로 큰 불사의 단추를 끼우게 됐다. 저 또한 이런 뜻을 잘 받들어 모든 불사를 원만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3주년 특별인터뷰는 9월1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총무원장 집무실에서 불교신문 사장 현법스님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이날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종단을 위하는 마음들이 모이면서 백만원력 결집불사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사부대중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불교 미래를 밝게 만들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이번 집행부를 대표하는 역점사업이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취임 초 “작은 힘이지만, 100만 불자의 원력이 모아진다면 세상 곳곳에 불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며 백만명 불자들의 원력을 하나로 모아 종단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런 취지에 적극 공감한 전국의 스님과 불자들도 꾸준히 정성을 보탰고, 백만원력 불사는 본궤도에 올랐다.

총무원장 스님은 현재까지의 불사 진행 경과를 소개하며, 원만회향을 위해 끝까지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깨달음의 성지’ 인도 부다가야에 세워질 한국 사찰 대웅전은 내년 중순경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로 현지사정은 매우 열악하지만 현재 총도감 부다팔라 스님을 중심으로 대웅전 실내와 요사채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현지 상황에 따라 변경 여지는 있지만, 12월까지 단청공사 및 수미단 등 내부 장엄불사와 외부 불사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에서는 부처님 봉안 불사 및 쌍사자 석등 제작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후 내년 4월 경 부처님을 현지로 이운, 5월 말 분황사 대웅전 준공식 및 점안 법회에 이어 8월 말 요사 및 보건소 준공식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분황사가 부다가야에 들어서면 종단 차원에서 건립하는 첫 한국 사찰로서 한국불교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도량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포교 황금어장으로 불리는 군포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계룡대 영외법당 불사 또한 신임 군종교구장 취임 이후 불사 규모 등을 재정비 하고, 내년 6월 경 홍제사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신도시 포교 거점으로 자리할 세종 광제사와 한국불교문화체험관 불사도 차근히 이뤄지고 있다. 총무원장 스님은 인터뷰가 있기 하루 전날인 9월9일 대웅전 상량식에 참석해 “36대 집행부가 발원한 백만원력 불사운동에 동참한 선남선녀 정성이 담긴 십시일반 시주공덕과 신기에 가까운 솜씨가 더해져 장중한 성전을 나투게 됐다”며 “2022년 5월 완공돼 운영되면, 행정중심 복합도시에서 불교문화를 널리 알릴 21세기 사찰을 상징하고 세계인이 함께 향유하는 K문화의 보방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불사도 최근 특별보좌관을 임명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책협의 기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곧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실행위원장을 임명, 10월에는 현장으로 친견법회도 계획하고 있다.

총무원장 스님은 “백만원력결집불사는 말 그대로 모든 종도들 원력이 결집됐을 때 가능한 불사”라며 “전 종도가 힘을 합쳐 해야 할 일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고, 서로 탁마하고 수행하는 마음으로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만원력을 통해 구상했던 보다 많은 일들이 꾸준히 이어져나갔으면 한다”며 “향후에도 차기 집행부 원력이 더해져 모든 불사가 원만히 회향될 수 있도록 참여 바란다”고 당부했다.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급격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불교가 제대로 된 대응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총무원장 원행스님 취임 3주년 특별인터뷰 모습. 이날 인터뷰는 총무원장 집무실에서 불교신문 사장 현법스님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스님은 “전 세계가 직면한 코로나19 상황을 비롯해 그로 인한 비대면의 일상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메타버스 시대, 4차 산업혁명 등 지금 세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변화 양상이 모두 긍정적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적절히 따라가지 못한다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불교가 역동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들어야 할 화두는 ‘변화와 혁신’”이라며 “관행과 안주라는 안일함을 넘어 과감할 정도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치열한 노력이 수반돼야 하고, 종단 운영 또한 예산과 조직, 인력 운영 등에 있어 미래를 예측하며 변화와 혁신이라는 기조 아래 대대적인 점검을 통한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불교 미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만들어 가야 할 몫이자 과제”라며 “이런 의미에서 36대 집행부가 총력을 다해 추진하는 백만원력 결집불사가 바로 한국불교 미래 백년대계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자,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역설했다. 이 불사를 토대로 한국불교가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세계와 소통하고 우리 사회와 공감할 것인지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정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무원장 스님은 취임 초 금강산 신계사 템플스테이 추진을 천명하는 등 남북불교 교류에 적극적인 의지를 밝혀왔다. 종단 대북 전담기구인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진행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 발원 캠페인에도 동참하는 등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에 관심과 참여를 아끼지 않았다.

남북문제 해결에 앞으로 어떤 기조로 활동을 펼쳐나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총무원장 스님은 “우리 종단은 국민이 공감하고, 북이 호응하며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수해와 감염병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북한을 돕는 일을 인도적 관점에서 적극 진행할 생각이고, 필요하다면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등 이웃 종교와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종교가 지닌 인도주의적 이념 아래 교류와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무원장 스님은 “금강산은 오래전부터 불교 성지이자 남북교류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금강산을 다시 열자는 캠페인은 특정 사기업의 사업을 지원하자는 의미보다 대립과 긴장의 남북관계를 다시 화해와 교류의 장으로 전환하자는 상징성이 담겨있다”며 “이미 신계사 복원을 통해 북측과 충분한 신뢰를 형성한 만큼 북한의 민족문화유산 보존 과정에 일정 부분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며, 이런 과정은 결국 경색된 남북교류의 실타래를 푸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강산 신계사에서 남북 불교도가 다시 모여 부처님께 평화와 통일을 발원하는 것은 남북 간에 평화의 길이 다시 열렸다는 것을 선언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통사찰에 이중삼중으로 적용되는 각종 법령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속도를 내면서 일부 불합리한 규제들이 풀리는 등 성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집행부는 앞서 2019년 국가법령 제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시급하게 바로잡아야 할 국가법령 목록화 작업을 진행, 관련 부처와 국회의원 등을 만나 개정안을 전달하는 등 국가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농지법을 개정해 전통사찰 농지 전용 시 발생하는 농지보전부담금의 감면 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2020.8.11 시행)했으며, 개발제한구역 내 전통사찰, 문화재 사찰에 대한 토지보전부담금을 기존 100%에서 50%로 감면하는 내용의 개발제한구역법도 개정(2021.7.27 시행)했다. 소유자가 명확한 종교시설 등에서 출토된 문화재의 경우 소유권 판정절차를 생략하고 약보고서를 통해 소유권을 귀속 받을 수 있는 매장문화재 판정절차도 개선(2021.6.17 개선 완료)했다.

이밖에 전통사찰 내 목조건축물의 건축법 적용 제외를 위한 건축법, 자연 재난 시 전통사찰의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전통사찰의 탑, 부도, 전각 내에서 발견된 성보를 매장문화제에서 제외하는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도난 문화재의 범죄 공소시효를 상향해 도난을 사전에 예방하는 문화재보호법 개정 등이 현재 해당 상임위에서 심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해 총무원장 스님은 “불교가 오랫동안 전승해온 문화유산을 특정 종교로 바라보는 국한된 시각을 더욱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전통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알리고, 후대에 더욱 발전된 문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헌신해온 나눔의집 정상화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여론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총무원장 스님은 “나눔의집은 얼마 전 입적하신 월주큰스님께서 일찍이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조차 미미했던 시기 불교계와 함께 할머니들을 보살피고 모셔온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그런데 이런 과정에 함께하지 않았던 일부 직원들에 의해 불교 노력이 왜곡되고 호도되고 있는 지금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도와 광주시 행정관청은 지난 몇 십년간 나눔의집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해왔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해 결과적으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운영상에 있어 다소 부족하고 미비한 행정력으로 미숙한 점이 드러난 것은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과제지만, 몇몇 제보자와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눔의집 운영진이 횡령 등 부정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월주큰스님과 불교계에서 뜻 모아 추진해 온 나눔의집은 불교계 스스로 정상화하고 미비한 점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나눔의집이 정식 이사 체계로 빠른 시일 내에 전환되어야 하고,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을 지속하지 않도록 경기도와 광주시는 현명하게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며 고인이 된 할머니들의 삶을 뜻 깊게 기리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편안한 여생을 위해 나눔의집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종단 차원에서 이어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끝으로 태공당 월주대종사가 설파한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세상은 나와 더불어 한 뿌리), 만물여아일체(萬物與我一體·모든 존재는 나와 더불어 하나)’라는 가르침을 들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온 우주법계가 하나라는 연기법이 여실하게 증명되고 있다”며 “작은 미물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 뿌리고 한 몸이라는 가르침을 절실히 깨달아 동체대비 사상을 철저히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불교신문3684호/2021년9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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