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사찰 ‘미륵사’ 21세기 불교의 대안되길…”

‘4차산업’ 불교의 미래
언택트 신행생활 구현
내 손안에 ‘작은 사찰’
어플 개발사 창업멤버

“미륵불 오는 미래세상
준비하는 원력의 바람”

7월5일 청주 오창벤처프라자에서 만난 유병관 (주)퓨처월드포(FUTURE WORLD4) 본부장.
7월5일 청주 오창벤처프라자에서 만난 유병관 (주)퓨처월드포(FUTURE WORLD4) 본부장.

‘언택트(untact)’. 부정 접두사인 ‘언(un)’과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의 합성어로, 비대면·비접촉 방식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외출 및 모임 참여 자제, 재택근무 증가 등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즉, 업무는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식사는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거나 배달업체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7월12일부터 2주간 4단계로 격상하면서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수도권 사찰 방역수칙’ 사항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요법회를 포함한 정기법회는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 사찰 내에서는 반드시 올바른 방법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기도와 예불 집전 및 동참 할 때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사찰 상주대중 공양을 제외하고 신도 및 외부인의 대중공양은 중단해야 한다.

이처럼 코로나19는 현대인의 삶은 물론 불자들의 신행생활도 ‘언택트’으로 바꿔놓았다. 그러면서 VR, AR 등 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언택트 신행생활 ‘가상사찰’이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과 PC에서 모두 사용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로 가상세계의 사찰을 통해 신행생활이 가능해 현대인들이 심신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가상세계 사찰 ‘미륵사’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체 퓨처월드포(FUTURE WORLD4)의 유병관 본부장을 만나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앞으로 불교가 새롭게 걸어가야 할 미래를 엿봤다.

7월5일 청주 청원구 오창읍에 자리하고 있는 오창벤처프라자. 신생 스타트업 업체들이 상주하고 있는 이곳에 지난해 5월 ‘새로운 지식과 창조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기치로 내걸고 문을 연 퓨처월드포도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창업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신생업체지만 이동덕 대표와 유병관 본부장을 비롯해 젊은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온라인상에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실제 포교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보다 실감나는 가상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회의를 거듭하며 프로그램 개발에 여념이 없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찾아보기 힘든 퓨처월드포의 가상세계 종교플랫폼은 오프라인을 통한 신앙생활을 온라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고,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큰 특징이다. ‘내 손안에 작은 사찰’을 온라인에서 가능하게 만든 이 회사의 창업은 각자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사이로 독실한 불자인 유병관 본부장과 이동덕 대표가 지난해 3월 코로나19시대를 주제로 나눈 대화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유병관 본부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찰을 쉽게 찾지 못하는 불자들의 어려움을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온라인으로 신행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마침 친구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 내 전공이 문화재와 사찰 불사인 만큼 둘이 의기투합해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종교플랫폼 업체를 창업하기로 뜻을 모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사찰 ‘미륵사’에서 법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가상사찰 ‘미륵사’에서 법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1년에 걸친 어플 연구개발을 통해 탄생한 것이 가상사찰 ‘미륵사’다.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는 가상세계를 표방하고 있는 사찰연혁에 담긴 창건정신이 남다르다.

“지금으로부터 26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나의 사후 56억7000만 년이 지난 뒤, 인간의 수명이 차차 늘어 8만세가 될 때 사바세계에 미륵불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화림원의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해 1회에는 96억 인이, 2회에는 94억 인이, 3회에는 96억인 등 3번의 설법으로 272억 인을 교화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연유로 부처님 열반 후 무수한 미륵의 도량이 세워지고 미륵불의 출현을 기원 하였으나 아직 사바세계는 미혹으로 가득 찬 세상이 현존하고 있다. 미륵사는 현존 지구인들의 다반사가 되고 있으며 미래세계의 중심이 될 가상세계에 미륵불이 항상 하시는 도솔천을 만들고 미륵부처님이 오시면 수억 명이 운집할 수 있는 법당을 만들어 미륵이 오는 미래의 세상을 준비하고 하는 원력의 바람으로 이 가람을 창건하였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현대인들을 구제할 미륵부처님의 출현을 기원하며 창건한 미륵사에는 대웅전, 관음전, 지장전, 삼성각, 범종각, 참선방 등 6개의 전각이 들어서 있다. 또한 미륵부처님을 비롯해 일주문, 천왕문, 석탑, 종무소에 이르기까지 실제 가람형태를 갖추고 있다. 더욱이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을 보유하며 전국 사찰 문화재 불사를 진행해 온 유 본부장과 함께 일하고 있는 아내의 노하우가 담긴 단청은 실제와 거의 차이가 없다. 여기에 피아노를 전공하는 아들이 작곡한 배경음악으로 삼았고, 목탁, 염불소리 모두 실제 현장에서 녹음하는 등 온 가족이 나서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미륵사 어플을 다운 받아 회원 가입 후 미륵사에서 신행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참배객은 3D기반에 1인칭 시점의 아바타로 사찰 곳곳을 돌아보며 법회는 물론 예불, 명상, 기도에 참여할 수 있다. 염주알로 된 아이템을 구입한다면 초, 향공향도 가능하다. 여기에 매주 청주 마야사 주지 현진스님의 법문을 아바타 스님을 통해 들을 수 있고, 사이버 신행상담도 만나볼 수 있으며, 불교 실시간 LIVE 방송 플랫폼 ‘야단법석’에서는 라이브 방송, 불교음악, 법문 및 독경 등 다양한 불교문화 콘텐츠를 쌍방향으로 제공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유병관 본부장은 “불교인구가 갈수록 고령화 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과 게임에 친숙한 20~30대에도 공감을 이끌고 있으며,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한 맞춤형 불교문화 콘텐츠라고 자부한다”면서 “목표 가입자를 10만 명으로 설정한 가운데 모바일은 물론 PC 버전도 개발하는 한편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도 염두하며 VR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미래 불교가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고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이어 “현재 미륵사는 특정사찰이 아닌 가상사찰 플랫폼의 시작 단계이며, 앞으로 연구개발과 홍보를 통해 사찰 홈페이지에 접목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든 세대 불제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병관
유병관 퓨처월드포 본부장

■ 유병관 (주)퓨처월드포 본부장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다니던 사찰과 인연으로 고등학교 재학 시절 청주 용화사 불교학생회 임원을 맡는 독실한 불자가 됐다. 이어 청주대를 입학해 불교학생회 활동을 했고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충북지부장, 대한불교청년회 중앙조직 차장을 거쳐 현재 충북경제인불자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역 불교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신심 깊은 불자다.

이와 더불어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는 동방불교대학 불화과에서 공부하며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을 취득하고 가람문화재주식회사를 설립해 불교문화재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됐다. 제5교구본사 법주사 원통보전, 제천 정방사 전각 등 10여 년 동안 전국 200여 곳 사찰의 불사를 진행하며 역량을 발휘해 왔다. 가상사찰 ‘미륵사’에 조성된 단청 등이 실제 사찰과 거의 흡사한 것도 그 동안 축적된 현장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유병관 본부장은 “한 때 출가를 고민했고 오랜 시간 절을 짓는 일을 업으로 살아온 만큼 불교는 내 인생의 원동력”이라며 “그 인연으로 현실세계를 넘어 가상세계에서도 절을 짓게 돼 불자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 관련 업체가 더 늘어나 제2, 제3의 미륵사가 나오길 바라며 이곳이 21세기 불교의 대안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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