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7일 서울 진관사 함월당서 거행

계호스님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
새겨서 더 굳건한 나라 세워야”

6월27일 서울 진관사 함월당에서 거행된 '독립운동가 백초월스님 순국 77주기 추모재'에서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이 백초월스님의 영전에 헌다를 올렸다.

삼각산 마루에 새벽빗 비쵤제/ 네 보앗냐 보아 그리던 太極旗(태극기)/ 네가 보앗나냐 죽온줄 알앗던/ 우리 太極旗(태극기)를 오늘 다시 보앗네. (중략)世界(세계) 百姓(백성)이 다모혀 들어도/ 우리의 太極旗(태극기) 건드리지 못하리/ 大韓(대한)사람들아 닐어라 나가 나가/ 太極旗(태극기)를지켜 大韓(대한)나라지켜.”

20095월 서울 진관사 칠성각 해체복원불사 때 발견된 <독립신문> 30호에 실린 시 태극기의 일부분이다. 칠성각 불단과 기둥 사이에 숨겨졌다가 발견된 일장기 위에 그려진 태극기와 독립신문 등 다양한 독립운동 사료는 불교계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백초월스님의 숨은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 계승돼 전해져오고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대강백인 백초월(白初月, 1878~1944)스님 순국 77주기 추모재가 627일 진관사 함월당에서 거행됐다. 백초월스님은 3·1운동이 일어나자 국내에서 한용운, 백용성스님을 계승해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일제강점기 때 각 사찰에서 군자금을 모금해 임시정부와 만주 독립군 단체에 지원했으며 국민들의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혁신공보>를 발간했다.

또한 승려독립선언서 제작과 임시의용승군제 추진 등 불교계 독립운동사에도 큰 공헌을 한 불교계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다. 아울러 스님은 해인사와 영원사, 벽송사, 동학사, 통도사 등 제방에서 조실과 강사를 역임한 불교계 대강백이기도 했다.
 

순국 77주기를 맞아 거행된 이날 추모재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최소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유뷰트 진관사TV’를 통해 중계됐다. 추모재 1부는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묵념, 헌향 및 헌다, 헌화, 인사말씀, 추모사 등으로 이어졌다.

이어 2부 추모제사에서는 초월스님의 공적을 노래로 담아낸 화청(和請)과 참가자 모두가 3배로 예를 올리는 배례(拜禮), 불자국악인 김성녀 씨의 추모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은 인사말씀을 통해 대한민국은 초월스님과 많은 순국선열들의 희생 위에 자랑스런 역사를 써내려왔다면서 우리는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준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가슴속 깊이 새겨 더욱 더 굳건한 나라를 세우는데 동참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당부했다.

백초월스님의 종손자인 백외식 선생은 추모사에서 순국 77주기를 맞아 또 다시 스님의 유훈을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다면서 스님의 행장을 소개한 뒤 독립이 되기 한 해 전인 1944년 옥중에서 순직하신 유일한 스님이 바로 백초월스님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재는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과 총무 법해스님, 심대근 신도회장 등 진관사 사부대중과 더불어 김미경 은평구청장, 백초월스님의 종손자 백외식 선생 등이 참석해 일제에 맞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스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되새겼다.
 

백초월스님의 유족인 백외식 선생 부부가 헌다를 올렸다.
참석자들이 배례를 통해 백초월스님에게 예를 올렸다.
덕현스님이 화청을 통해 백초월스님의 생애와 공적을 노래로 선보였다.
불자 국악인 김성녀 씨가 '니르바나' '무상게' 등을 부르며 백초월스님을 추모했다.
'진관사 태극기' 등 백초월스님의 유품이 발견됐던 진관사 칠성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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