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강사 원경스님 ‘장사복지’ 연구 매진

누구나 가야하는 마지막 길에서 인권과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사진출처=pixabay.
누구나 가야하는 마지막 길에서 인권과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사진출처=pixabay.

 

‘선행 연구’는 전무한 상황

불교계 등 종교 역할 필요

한 사람의 삶을 마감하는 마지막 의례인 장사(葬事)와 관련 인권과 존엄성 보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 비해 인식이 확산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국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원경스님이 ‘장사복지(葬事福祉)’의 필요성과 발전방향을 연구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장사복지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매우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원경스님의 연구가 갖는 의미는 크다

원경스님은 ‘장사복지’에 대해 “인간의 인권, 존엄, 생명권, 죽음권을 보장하기 위해 죽음의 시기에 대응하여 육체적, 경제적, 사회적 욕구가 있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통합적인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앞서 밝힌대로 사회적 인식이 크지는 않은 편이다. 스님은 ”장사복지 정책이 아직까지 소홀하게 여지지는 분야“라고 진단한 뒤 ”앞으로는 인구, 가족 구조의 변화로 더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님은 현장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표적집단면접을 시행하고 장례지도사를 대상으로 개별설문조사를 실시하며 ‘장사복지’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연구했다. 질적조사와 양적조사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두 가지 연구방법을 병행한 것이다.

원경스님은 한국사회의 장사복지 현황을 진단한 결과 사망자가 주된 클리아언트(client, 수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국민의료보험법에서 피보험자나 피부양자 사망시 장례를 치르는 이에게 지급하는 장제급여(葬祭給與)가 낮게 책정돼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장사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고, 학계의 선행연구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원경스님.
'장사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고, 학계의 선행연구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원경스님.

 

인구 가족 구조 변화 시대

정부 ‘정책 수립’ 준비해야

스님은 △무연고 사망자를 대상으로 한 공영장례의 전국적 확대 △장제급여와 무연고 사망자 장례비용의 현실화 △사회보험제도 도입을 통한 소득재분배 유도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용어의 정리도 필요합니다. 망자(亡者)의 존엄성을 존중하기 위해 기존의 ‘무연고 사망자 시신 처리’를 ‘무연고 사망자 장사(葬事)’로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연고 사망자’와 ‘무(無)연고 사망자’의 구분도 없애야 합니다.”

장사복지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정책 수립을 위해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계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원경스님은 “소외계층의 신자(信者)들이 별세할 경우 임종자에게 안락한 정서를 제공하고 자녀와 친지 등 연고자에게는 긍정적으로 애도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는데 종교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스님은 “종교계가 스스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체계적인 장사지원 조직을 활성화하는 한편 정부차원의 장사복지 정책개발과 운영에 롤모델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경스님은 “장사복지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특유의 통찰력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지도해준 박경일 동국대 교수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생사(生死)의 문제를 다루며 깨달음의 길은 보여주신 부처님의 제자로서 보다 정진하여 학계와 불교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제16교구 본사 고운사에서 법혜스님(대구 대각사 주지)을 은사로 출가한 원경스님은 지난 2월 동국대 대학원에서 ‘한국 장사복지의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 - Segal & Brzuzy의 분석틀을 중심으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 경주캠퍼스 파라미타칼리지 강사로 있다. 이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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