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죽음없는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기를”

“아미타부처님이시여!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노동현실 속에서 참담하게 죽어간 23살 청년 노동자 이선호 영가를 부디 아미타 세계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사회가 일하다 죽지 않는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기를 서원드립니다.”

평택항에서 작업 중에 사망한 청년 노동자 고(故) 이선호 씨 49재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대책위원회 주최로 6월9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거행됐다.

이날 49재에는 사회노동위원장 지몽스님 등 사노위 스님들과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 등이 참가했다.

49재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헌화와 삼배를 올렸다. 이와 함께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사회,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염원하며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산재사고 책임자 처벌과 철저한 진상규명, 재발방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고인의 위패와 영정을 들고 정부종합청사를 향해 행진하며 고인의 극락왕생과 산재없는 사회를 발원했으며,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위패를 소전하며 49재 의식이 마무리됐다.

사회노동위원장 지몽스님은 “오늘은 평택항에서 일하다 안타까운 죽음을 당한 청년동자 이선호 님의 49재를 봉행하는 날이다. 사후 49일이 지나고 있지만 고인의 시신이 차가운 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 아직 장례를 치루지 못하고 있기에 이 자리가 더욱 애통하다”며 “지금의 노동현실은 산재사고로 노동자가 매년 800명 이상 죽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강화하는 것이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의 아버지 이재훈 씨는 “49재를 마련해 주신 조계종과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늘 영혼을 떠나보내고 육신을 보내지 못하는 이 아비의 찢어지는 가슴을 여러분들은 헤아려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 아이의 죽음이 잘못된 중대재처벌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초석이 된다면 스스로를 위안하며 살아가겠다. 이선호라는 이름 석자를 오래 오래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