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쌍윳따 니까야

이중표 역해/ 불광출판사
이중표 역해/ 불광출판사

30여년 불경번역 매진한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

교리와 수행 주제별 엮은
깨달음 실현방법 ‘모음집’
“바른 이해와 통찰” 강조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엮은 초기불전 <쌍윳따 니까야>의 정수를 가려 뽑고 풀이하며 30년간 우리말 불경 번역에 매진해온 대표 불교학자인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가 세 번째 역작 ‘정선(精選) 쌍윳따 니까야>를 출간해 주목된다. 제1권 <정선 디가 니까야>, 제2권 <정선 맛지마 니까야>에 이어 출간된 이 책은 불교 교학과 수행을 주제별로 정리하고 세밀하게 설명해 의미가 남다르다.

<쌍윳따 니까야>의 ‘쌍윳따’는 ‘같은’의 뜻인 ‘쌍’과 ‘묶다’의 뜻인 ‘윳따’로 이워진 합성어다. ‘집성(集成)’을 의미하는 ‘니까야’와 함께 쓰여 ‘주제별로 정리한 가르침의 모음집’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디가 니까야>가 당시의 외도(外道) 사상을 비판하면서 불교의 입장을 드러내고, <맛지마 니까야>가 불교수행의 목적과 방법을 알려준다면, <쌍윳따 니까야>는 불교의 핵심사상과 교리, 수행법을 보여줌으로써, 불교를 이해하고 실천해 열반에 이르는 길을 알려준다.

저자는 총 2889개의 짧은 경으로 구성된 <쌍윳따 니까야>에서 500여 개의 핵심 경을 선정하고, 이를 다시 402개의 경으로 편집했다. 이 과정에서 반복되는 문장은 과감히 생략하고, 중복 내용이 많은 경들은 하나로 통합했다. 불교교학의 핵심인 온(蘊)·처(處)·계(界)·연기(緣起)의 다각적인 설명과 팔정도(八正道)·7각지(七覺支)·4념처(四念處) 등 이른바 37도품(道品)으로 알려진 불교 수행법의 설명을 통해 열반에 이르는 구체적인 길을 보여준다.

30년간 우리말 불경 번역에 매진해온 대표 불교학자인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가 세 번째 역작 ‘정선(精選) 쌍윳따 니까야’를 최근 출간했다.
30년간 우리말 불경 번역에 매진해온 대표 불교학자인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가 세 번째 역작 ‘정선(精選) 쌍윳따 니까야’를 최근 출간했다.

저자에 따르면 <쌍윳따 니까야>의 이야기 전개와 구성을 알기 위해서는 각 품의 핵심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제1장 ‘게송품’은 모든 경에 게송이 담긴 형식으로 되어 있다. <쌍윳따 니까야>는 천신이 출현해 부처님의 성도를 찬탄하는 게송으로 시작된다. 천신들이 계속 출현해 게송의 형식을 빌려 해탈의 의미를 천명하고, 삼보를 찬탄한다. 이어 천자, 왕, 바라문, 마라, 범천, 야차, 제석천 등 당시 인도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양각색의 인물과 신들이 등장해 대화의 형식으로 당시 종교사상과 대비되는 불교의 특징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이어 제2장 ‘인연품’에서는 불교사상의 핵심이 연기임을 천명한다. ‘니다나’는 ‘인연’으로 한역됐는데, 연기와 같은 의미로도 쓰인다. ‘게송품’에서 부처님의 출현으로 바라문교의 시대는 가고 불교의 시대가 새롭게 열렸음을 알렸다면 ‘인연품’에서는 이제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 즉 연기법을 설파한다.

더불어 제3장 ‘온품’의 주제는 5온(五蘊)이다. 5온은 우리가 자아로 취하여 집착하는 다섯 가지 망상이다. 싯다르타는 우리가 자아로 취하고 있는 5온이 괴로움의 실체라는 것을 깨닫고 부처님이 됐다. 부처님이 깨달아 진리로 선언한 4성제 가운데 고성제는 5온을 취해 자아로 집착하는 망상, 즉 5취온을 의미한다. 그리고 괴로움의 소멸, 즉 멸성제는 5온을 자아로 집착하는 망상의 소멸을 의미한다. 제4장 ‘입처품’의 주제는 12입처(十二入處)다. 12입처는 내(內) 6입처와 외(外) 6입처를 합쳐서 부르는 명칭이다. ‘입처품’에서 다루는 주제는 중생이 자아로 취하는 5온이 발생하는 근거로서의 내 6입처와 외 6입처다. 내 6입처는 ‘보는 주관(眼), 듣는 주관(耳), 냄새 맡는 주관(鼻), 맛보는 주관(舌), 만지는 주관(身), 마음(意)’이고, 외 6입처를 ‘보이는 형색(色), 들리는 소리(聲), 냄새(香), 맛(味), 접촉되는 것(觸), 법(法)’을 가리킨다. 마지막 제5장 ‘대품’은 이러한 교리에 근거해 세간을 벗어나 열반을 성취하는 길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이처럼 부처님은 대화 상대자들에게 ‘바른 이해와 통찰’을 강조한다. 그래서 몇 번이고 대화 상대가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했는지 되묻는다. 또한 부처님 스스로 어떻게 마음 작용을 이해하고 통찰했는지를 다양한 비유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상대에게 바른 이해를 통한 의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바른 이해와 통찰이 수반되지 않은 수행은 말 없는 마차와 같기 때문이다. 바른 이해는 깊은 통찰을 부르고, 깊은 통찰은 잘못된 수행을 방지한다. 때문에 이 책은 “올바른 수행이 곧 열반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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