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5년 부처님오신날 특집

지상3층 지하1층 연면적 1100평
선운교육문화회관 위용에 ‘깜놀’

선운사-지역민 ‘소통‧포교의 장’
고창 내 핫 플레이스 자리매김

불교세가 약한 호남지역 내 불교계의 최근 5년새 지역사회 활동은 도드라진다. 17교구본사 금산사가 전북혁신도시에 포교도량 수현사를 개관한데 이어 제19교구본사 화엄사가 광주에 포교당을 새로 건립 중이다. 21교구본사 송광사는 전남혁신도시에 포교도량 건립부지를 확보했다. 고창읍 월곡뉴타운에 세워진 제24교구본사 선운사 선운교육문화회관도 이 중 하나다.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열악한 여건 속에서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몸짓에 나선 선운교육문화회관을 찾았다.

선운교육문화회관은 선운사가 8년동안 80여억원을 들여 고창 월곡뉴타운에 건립한 불교회관이다. 다양한 세대가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선운교육문화회관은 선운사가 8년동안 80여억원을 들여 고창 월곡뉴타운에 건립한 불교회관이다. 다양한 세대가 찾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고창군청 앞에 세워진 봉축장엄탑을 중심으로 고창읍내에 내걸린 봉축연등의 동쪽 끝 지점에 위치한 선운교육문화회관. 고창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월곡뉴타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건물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식 개관행사를 열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운영이 시작됐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선운교육문화회관이 개관 후 처음 맞는 축제날이다.

선운교육문화회관이 있는 월곡뉴타운은 선운사의 지역내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잣대다. 자체시설인 선운교육문화회관 외에도 선운사 사회복지법인 선운이 위탁 운영 중인 고창군립어린이집, 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 등도 나란히 자리하고 있어 월곡뉴타운 가운데 선운사구역은 상당히 넓다.

선운교육문화회관은 3930(1189)의 부지에 지하1층 지상3층 연면적 3641(1101) 규모로 지난해 완공했다. 200평 넓이의 잔디밭과 주차장을 함께 겸비해 규모 면에서 주변의 건축물을 압도한다. 북카페 담마’, 채식음식점 바람’, 갤러리 리유’, 고창고용지원센터, 백파홀, 반야스터디카페, 공동육아나눔터,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 고창문인협회, 명상학교, 요가교실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췄다. 고령화시대에 맞춰 공익형, 시장형,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를 제공하는 고창시니어클럽도 선운교육문화회관 내 자리잡았다. 7월부터는 백파홀에 고창읍사무소가 2년여 동안 입주한다.

현재까지 선운사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지원없이 운영할 수 있는 자립구조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를 위해 담마협동조합을 출범시키고, 횐관의 운영주체를 사회적기업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선운교육문화회관은 제24교구본사 선운사가 대중과 보다 가까이 다가간 현장이다. 관장 법만스님이 공동육아나눔터 돌보미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불교, 스님에 대해 알지 못했던 아이들은 스님을 만나도 스스럼없이 장난끼가 발동하곤 한다.
선운교육문화회관은 제24교구본사 선운사가 대중과 보다 가까이 다가간 현장이다. 관장 법만스님이 공동육아나눔터 돌보미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불교, 스님에 대해 알지 못했던 아이들은 스님을 만나도 스스럼없이 장난끼가 발동하곤 한다.

선운교육문화회관은 선운사불교회관이라는 이름도 함께 가졌다. 민망한 사연이 있다. 처음 고창교육문화회관으로 문을 열었으나 채 몇 달도 되지 않아 선운교육문화회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애당초 불교색을 띠지 않으려 했으나 지역내 시선이 문제였다. 고창군이 건립해 선운사에 위탁한 시설로 인식한 것이다. 마치 선운사가 특혜를 받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문제였다. 선운사는 아예 선운사불교회관이라는 이름을 건물 외벽에 붙였다.

선운교육문화회관 관장 법만스님은 지역사회에서 선운사가 얼마나 대단한 절이기에 이렇게 크고 번듯한 건물을 자부담으로 지었을까 하고 생각한 것 같다개관 1주년을 앞둔 지금은 이곳을 찾는 지역민들이 하나둘 늘어가는 핫 플레이스가 돼 가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지역민과 불교가 소통하는 장이자 포교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부처님오신날을 12일 앞둔 57, 선운교육문화회관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들썩였다. 공동육아나눔터 돌보미에 참가한 어린이들과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의 중고교생, 시니어클럽 어른들이 연등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직접 만드는 중이었다. 법만스님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연등을 만들고 있는 테이블을 찾아가 연등만들기를 직접 시연했다. 새로 시작한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은 스님을 처음 보았다. 애써 웃음을 참고 있는 학생, 신기한 듯 쑥스럽게 스님을 쳐다보는 아이. 법만스님은 초등학생 아이들의 짖궂은 장난도 다 받아주었다. 코로나로 인해 한 곳에 모여앉진 못했지만 드넓은 법당에 옹기종기 앉은 모습이 정겹다.

일찍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육아나눔터 돌보미 어린이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법만스님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해맑다. 오체투지를 하듯 몸을 바닦에 댄 아이도 기꺼이 일으켜세우며 일일이 손인사를 나누는 법만스님의 모습과 점점 사찰에서 사라지고 있는 어린이 청소년법회가 교차했다.
 

북카페 ‘담마’, 채식음식점 ‘산‧들‧바람’, 갤러리 ‘리유’, 고창고용지원센터, 백파홀, 반야스터디카페, 공동육아나눔터,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 고창시니어클럽, 고창문인협회, 명상학교, 요가교실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췄다.
북카페 ‘담마’, 채식음식점 ‘산‧들‧바람’, 갤러리 ‘리유’, 고창고용지원센터, 백파홀, 반야스터디카페, 공동육아나눔터,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 고창시니어클럽, 고창문인협회, 명상학교, 요가교실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췄다.

연등을 만들던 법당은 고창에 처음 문을 연 불교교양대학의 강의실이기도 하다. 선운교육문화회관 개관과 함께 올해 첫 불교교양대학 수강생 48명을 모집했다. 선운사가 교구본사이긴 하지만 접근성이 어려운 여건상 해내기 어려운 일을 선운교육문화회관이 하나하나 해내고 있다. 첫 입학생 가운데 3분의 2는 사찰을 다닌 적이 없는 이들이다.

선운사는 선운교육문화회관을 개관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가장 큰 문제는 건립비용이었다. 선운사는 8년에 걸쳐 부지 매입비 13억원, 건축비 50억원 등 80억원 남짓 투입했다. 농어촌에 기반을 둔 교구가 그렇듯 재정적으로 넉넉지 않은 선운사로서는 모험이나 다름없었다. 교구내 반대의 목소리도 그만큼 컸다. 교구 재정 상황에 비춰봤을 때 대형 불사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선운사는 입장료 수입과 기왓장 팔아 미래 희망이 있겠느냐. 우리가 좀 힘들더라도 반드시 불사를 추진해야 한다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은 선운사 같은 시골의 교구에서 대형 불사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교구의 많은 사찰들이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가능하다개관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선운사불교회관이 산 속에 머물러 있는 불교가 아니라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소통하며 친숙한 이미지를 쌓는 역할을 해나간다면 불교와 사찰, 스님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나가고, 나아가 불교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고창=박봉영 기자 bypark@ibulgyo.com

[불교신문3666호/2021년5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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