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5년 부처님오신날 특집
“지리산 서남권서 포교사 108명 배출하겠습니다”

​​​​​​​불자 양성 위한 리더 ‘포교사’
서원 16년만에 불교대학 입학

‘포교는 곧 실천수행’ 화두로
‘포교사 108명 배출’ 실현중

쌍계사 진감불교대학 1·2기와
화엄사 선재불교대학서 3·4기
졸업하며 기수 학생회장 역임

순천과 광양 하동 구례 120명
규합해 ‘순천불자연합회’ 결성

224명 사망한 ‘순천8·28수해’
60년만에 첫 천도재 봉행 추진

4월20일 만난 김선익 순천불교불자연합회장은 “포교가 곧 실천수행”이라며 끊임없이 지리산 서남권역 포교에 매진할 것을 서원했다.

사람의 몸을 얻어 태어나기도 힘들지만 부처님 법을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人身難得 佛法難逢).” 바른 진리를 만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기다리던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는 경구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부처님 법까지 만난 것은 최고의 행운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불자로서 그 부처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 아직도 부처님 법을 만나지 못한 이들이 사바세계에는 적지 않다는 현실을 경책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420일 만난 김선익(63, 법명 혜월) 순천불교불자연합회장은 포교가 곧 실천수행이라며 “7년 동안 지리산 서남부권에서 108명의 포교사를 배출하겠다는 서원을 실현하기 위해 전법에 매진하고 있다.

김선익 순천불교불자연합회장은 불자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하며 성장했다. 사회생활을 하던 어느 날, 노보살들이 법당에서 독경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배워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서, 누구한테 배워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2001포교사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당시 지리산 서남부권에는 불교대학은커녕 포교사가 단 한명도 없어, 무작정 <포교사고시 예상문제집>을 구매해 독학에 들어갔다. 혼자 공부하기가 힘들었던 김 회장은 여행업을 하며 1년 넘게 사성암을 오가다 인연을 맺어온 한 스님에게 기초교리를 가르쳐 달라고 매달렸다. 자신이 갖고 있던 승합차 2대를 셔틀버스로 활용해 순천과 광양지역에 거주하는 불자 20여 명을 모아 매주 수요일마다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 사성암에 들려 불교기초교리를 배웠다.

김 회장은 2016년 쌍계사 진감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그해 3월 개교했지만 뒤늦게 소식을 접한 그는 수소문 끝에 5월에서야 입학할 수 있었다. 2001년 포교사가 돼야겠다고 서원한지 15년이 지난 2016년이 돼서야 포교사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인 불교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가 불교교리와 사찰 예절, 불교문화를 공부한 뒤 포교사로서 전법하며 불자들을 리더해 준다면 많은 이들이 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되겠죠. 앞으로 7년 동안 지리산 서남부권에서 108명의 포교사를 배출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것도 그때였습니다.”

막상 불교대학에 입학했지만 당시 쌍계사 스님들은 포교사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고 김 회장은 회고했다. 심지어 포교사가 되겠다는 원력을 밝히자 이를 전해들은 스님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불교대학 도반 가운데 불교세가 강한 부산 출신이 있어서 함께 포교사에 도전하자고 설득했다. 포교사가 되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포교사고시 예상문제집>을 구해 함께 공부해 둘 다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포교사 108명 배출 서원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진감불교대학 1기 졸업에 이어 2기 과정에 다시 입학하며 도반들을 이끌었다.

그러던 중, 쌍계사에서 깊은 인연을 맺어온 스님이 화엄사로 자리를 옮긴 뒤 김 회장에게 화엄사 선재불교대학과 신도회 활동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다. 쌍계사 진감불교대학 1, 2기 학생회장 출신으로 쌍계사를 중심으로 포교사로 활동하던 그는 요청을 받아들여 화엄사 선재불교대학 3기와 4기로 다시 입학해 3, 4기 학생회장을 맡게 됐다.

김 회장은 화엄사 선재불교대학 3기 졸업생 가운데 4명을 화엄사 최초의 포교사로 배출했다. 불교대학 도반을 포교사로 만들어 놓았지만 한동안 이들을 이끌어줘야 하는 고민이 생겼다. 쌍계사 진감불교대학 출신 포교사들은 조계종 포교사단 경남지역단 심우팀 소속으로 인근지역인 진주시 포교사들과 교류하며 활동할 수 있지만, 화엄사 선재불교대학 출신 광주전남지역단 동부총괄팀 소속 포교사들은 리더해 줄 사람은커녕 도와줄 포교사조차 인근지역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포교사단 경남지역단에서 광주전남지역단으로 소속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주소지 중심으로 포교사가 배치되는 규정에 따라 허가가 나지 않았다. 결국 포교사단 중앙 사무국에 하소연했다.

화엄사 신도회 부회장이자 거사림회장, 선재불교대학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는데, 포교사를 배출했지만 이들을 리더할 사람이 없으니 광주전남지역단으로 옮길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방법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주소지는 경남 하동으로 돼 있지만 전남 순천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김 회장은 순천 사업장의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면서 소속 지역단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지리산 서남권역에서 불교대학을 처음으로 운영하면서 포교사를 배출하다보니 종단 의무교육을 이수하지 못해 졸업생이 아닌 수료생으로 남아 포교사고시에 응시조차 못하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난관을 극복함으로써 현재 구례지역에는 23명의 포교사가, 하동지역에서는 14명의 포교사가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98월 순천불교불자연합회를 창립한다. ‘호남불교, 순천 불자가 책임진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남 순천과 광양, 구례, 경남 하동지역의 불자 120여 명이 회원을 규합한 것이다. 순천불교불자연합회 사무실도 사비로 마련한 김 회장은 우선 2019년부터 순천과 광양, 여수지역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매년 2번씩 불교문화체험행사를 갖고 있다.

또한 조계종 종도로서 자긍심을 갖고 신행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25개 교구본사 성지순례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단됐지만 15~20명 규모로 염불봉사단도 결성했다.

김 회장은 1952827일 내린 폭우로 224명이 사망한 순천 8·28 수해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위령·천도재를 처음으로 오는 827일 거행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여순사건희생자를 천도하기 위한 위령재도 구상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코로나 3기 유행으로 중단됐던 동지 팥죽 5000인분 나누기사업도 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에 경남 하동에서 열리는 세계차박람회, 2023년이면 10주년을 맞는 순천만 정원박람회에서도 불교포교를 위해 조계종과 중앙신도회, 각 지자체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 행사를 연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순천불교불자연합회 일을 하면서도 화엄사와 쌍계사를 수시로 오가며 불교대학 도반들과 함께 사중의 크고 작은 일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포교가 곧 실천수행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김 회장은 불자 한 명, 한 명이 부처님 법을 전하는 포교사라는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포교와 전법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불교에서 숫자 ‘108’의 의미도 모른 채 108배를 올리거나, 불상의 수인 등 각 성보마다 깃든 의미를 모른 채 오로지 기도만 올리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이끌어 줄 불교 리더, 즉 포교사나 사찰문화해설사가 더 많이 배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영남과 호남이라는 행정적, 지역적 경계를 뛰어넘어 지리산 품 안에서 열심히 포교하고 전법할 것을 서원했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경남 하동 쌍계사와 전남 구례 화엄사이지만, 지리산 품에 안긴 두 사찰간의 거리는 차량으로 20분 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자리잡고 있어요. 지리산은 예부터 왕실과 국가는 물론 불교적으로도 깊은 연관이 있는 영산인 지리산을 기반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법하는 게 제 화두로 삼고 실천수행, 즉 포교를 펼쳐 나갈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지만 지리산 서남권에서 108명의 포교사를 배출하겠다는 서원은 제 개인은 물론 부처님과의 약속인 만큼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꼭 실현시킬 것입니다.”
 

순천불교불자연합회 로고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김선익 회장은…

195911월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광양에서 제철 관련 협력업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경남 하동에서 살고 있지만 전남 순천에서 해성여행그룹 협동조합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쌍계사 진감불교대학 1, 2기와 화엄사 선재불교대학 3, 4기를 연이어 졸업하는 이색 경력을 가진 포교사로서 ‘7년동안 지리산 서남권에서 포교사 108명을 배출하겠다는 서원을 실현하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20198월 순천과 광양, 구례, 하동지역 불자 120여 명을 규합해 순천불교불자연합회 창립을 주도하며 회장 소임을 맡고 있다. 조계종 디지털불교대학을 졸업한데 이어 전문포교사를 준비하고 있다.

구름을 벗어난 밝은 달 삼라만상을 가리지 않고 비추듯이, 오탁악세에 독초 약초 구별없이 부처님의 정법의 비가 되어 일체중생들에게 이익 되게 하여라(明月智慧世上法雨 毒藥草無分別生 翊)”라는 의미에서 혜안스님으로부터 받은 혜월(慧月)이라는 법명 뜻대로 전법하며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순천=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

[불교신문3666호/2021년5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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