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사 문화재 환수촉진과 환수문화재 활용방안’ 세미나

신흥사와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가 5월14일 연 '신흥사 문화재 환수 촉진과 환수 문화재 활용방안' 세미나에서 주제 발제자와 토론자가 환수한 문화재를 수장고 소장이 아닌 이 시대에 맞게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악산 신흥사는 한국전쟁 혼란기를 틈타 미군에 의해 무단반출됐던 신흥사 경판에 이어 영산회상도시왕도를 잇따라 환수했다. 하지만 시왕도 총10점 가운데 4점을 아직 환수하지 못한 데다가 이미 환수한 성보들도 신흥사 유물기념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어 신앙의 대상인 성보(聖寶)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이에 불교 성보이자 전통문화유산인 신흥사 환수 문화재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불자는 물론 많은 내외국인에게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기 위한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마련됐다.

3교구본사 신흥사(주지 지혜스님)와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이사장 이상래)514일 속초 씨크루즈호텔 2층 세미나실에서 속초 신흥사 문화재 환수 촉진과 환수문화재 활용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먼저 김경미 문화재청 동산문화재분과 전문위원(고려대 강사)신흥사 시왕도 4폭의 환지본처를 위한 제고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신흥사 시왕도의 특징과 국내외 다양한 문화재 환수 사례를 되짚어본 뒤 전란 중 약탈문화재인 신흥사 시왕도 4점은 송황대상인 만큼 반드시 제자리로 환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신흥사 시왕도는 한국전쟁 중 약탈된 문화재로서 송황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이 불화가 조선시대 강원도지역의 대표적인 왕실 원당이자 추복사찰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불화인 만큼 반드시 환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흥사 시왕도 4점 환수를 위해서는 먼저 소재가 확인돼야 하며, 이후 문화재 송황을 위해 여러 형태의 우호적인 기증, 경매 구입 등 다양한 방향성을 열어놓고 당사국과 관련 기관, 소유자가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무대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동석 국제문화재전략센터 이사장은 설악산 신흥사 환수문화재 활용 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전국 주요 사찰에서 참여하고 있는 문화재청의 전통산사문화재 활용사업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이사장은 인공지능과 증강가상현실, 3D프린팅 등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과 연계해 신흥사 환수 문화재를 디지털 문화재로서 다양하게 활용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상현실로 환수 문화재를 생생하게 체험하고 디지털 아트로 변신시켜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콘텐츠 전문가인 김근태 고문헌과콘텐츠연구소장은 환수 문화재를 디지털 콘텐츠로 적극 개발해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근태 고문헌과콘텐츠연구소장은 환수문화재와 지역사회 상생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성불도놀이를 AR게임으로 활용한 성불도 테마마을을 소개하면서 환수 문화재가 수장고가 아닌 디지털콘텐츠로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오는 7월 앱으로 출시 예정인 성불도 테마마을은 불교 전통 놀이인 성불도놀이를 근간으로 신흥사 주변의 공간을 미션 장소화 해서 펼쳐나가는 AR게임이다. ‘포켓몬고처럼 신흥사 경내의 특정 좌표에 프로그램된 요소들을 입력해 놓고 다양한 게임을 펼치게 한 뒤 게임을 완수하면 소정의 선물도 받는 체험형 게임이다.

김 소장은 환수 문화재는 그 원형을 잘 보존해야 하지만 자칫 수장고에 들어가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면서 디지털 콘텐츠로 개발하고 지자체와 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사업으로 연결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토론자로 참여한 김창삼 강원도민일보 속초지사장은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분야에 불교문화재의 해외 반출과 이를 환수하기 위한 운동 등을 수록할 수 있도록 지자체나 민간단체, 교육계 등에서 적극 건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홍성익 강원대 사학과 강사(강원도 문화재위원)은 김영환 장군의 해인사 팔만대장경 수호 등 전시 문화재를 지킨 사례를 손꼽으면서 국가나 지자체가 지정한 문화재는 어떠한 군사 작전에 포함되더라도 파괴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만약 파괴 명령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를 불복종할 수 있는 법령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신흥사 총무국장 무문스님은 인사말에서 한국전쟁 혼란기를 틈타 소중한 성보문화재가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많은 분들의 노력 덕분에 성보를 환수할 수 있었다면서 세미나를 통해 환수한 성보를 여법하게 모시고, 더 나아가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래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이사장은 세미나를 통해 발전적인 방안이 많이 제시된 만큼 시왕도 4점 환수에 박차를 가하면서 관계기관가 협력해 환수 문화재 활용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 및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속초=박인탁 기자 parkintak@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