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5년 부처님오신날 특집
“불자들 마지막 함께 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비”

대구불교사원聯 부설로 시작
결사체 인증…동기부여 배가

삶과 죽음 결코 둘 아니라는
불교 가르침 전하는 모범단체

염불봉사자 양성 교육 등
코로나에도 활동 전개 귀감

4월14일 만난 교육원 승가결사체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 스님들은 “생로병사가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깨닫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활동을 펼쳐왔다”며 앞으로도 불교호스피스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 왼쪽부터 센터장 만경스님, 진휘스님, 종진스님, 선일스님, 다정스님, 선룡스님.

“죽음을 앞둔 환우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어요. 바로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남은 시간 당당하고 소중하게 보내라는 마음으로 당부하고 있죠. 그 어떤 종교보다 불교는 인간의 생사(生死)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스님만이 진정으로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봅니다. 내일(죽는) 일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오늘을 사는 일도 불안하지 않을까요? 절에서 소임 보랴 신도들 상담하랴 다들 정말 바쁘게 사는데, 결사체만큼은 진정성을 다해 활동하고 있어요.”

4월14일 칠곡경북대병원 법당에서 만난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 센터장 만경스님은 승가결사체 활동이야말로 부처님 가르침을 실현하는 소중한 불교공동체임을 자부하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불교사원연합회(회장 정효스님) 부설기관이자, 결사체 가운데서도 모범적인 활동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생로병사가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깨닫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지역 병원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왔고, 2018년부터 조계종 교육원으로부터 소정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대구불교사원연합회 부설이자 교육원 승가결사체 인증기관인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는 죽음을 앞두고 정신적 고통에 처한 환우와 가족들을 돌보는데 중점을 두고 활동을 펼쳐왔다. 생로병사가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깨닫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환자들을 보살펴 왔다. 센터장 만경스님을 비롯해 이날 만난 진휘스님, 종진스님, 선일스님, 다정스님, 선룡스님과 홍경스님과 혜본스님 등 총 7명의 지도법사단과 봉사자 7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삶과 죽음이 결코 둘이 아니라는 생사불이와 불교의 근본사상인 자비를 전파하는 모범단체로 성장했다.

결사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 곳곳에서 교육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돕는 교육프로그램인 신규 자원봉사자 교육부터 유서작성, 입관체험 등 장례문화 현장실습, 염불포교 자원봉사자를 위한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경북대병원과 대현첨단요양병원, 대구의료원, 동화사자비원 등에서 병원 법회를 정기적으로 갖고 있으며, 머리감기 봉사, 발마사지, 이미용서비스, 원예 및 음악치료, 생일파티, 송년콘서트, 호스피스병동 영적 돌봄 등을 펼쳐오고 있다. 자원봉사자 템플스테이 및 성지순례, 이웃종교나 타 단체 활동을 살펴보는 호스피스기관 선진지 견학, 송년회 및 후원의 밤, 법사단 임원진 연합운영회의도 갖고 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현재 염불포교 봉사자 교육을 진행하는 등 꾸준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지역포교와 전법활동을 펼쳐온 스님들은 ‘교육원 결사체’라는 신(新) 불교공동체로 묶이면서 더욱 조직적으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인증 받은 단체들 가운데서도 모범 결사체로 꼽힌다. ‘바보 셋이 모여도 문수보살의 지혜가 나온다’는 말이 있듯 만나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스님들은 주요 사안을 앞두고 서로 의논해 일을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짜임새 있게 펼쳐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부처님 이운 점안 및 개원법회를 연 날이다. 지역 거점병원 경북대병원에 모셔진 부처님은 개금불사를 통해 말끔하게 단장을 마치고, 이전보다 넓어진 공간에서 환우와 가족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대구불교사원연합회장 정효스님을 비롯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각자의 자리에서 전법포교에 매진해온 결사체 스님들도 한자리에 모여 원력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승가결사체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센터장 만경스님과 선룡스님, 다정스님, 진휘스님, 선일스님, 종진스님 등 5명이 함께했다.

만경스님은 평생을 신실한 불자로 살아온 할머니 불자들이 여생을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찰 신도들이 대부분 노보살님인데, 연세 드셔서 자식들과는 멀어지고 사회와 격리되어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어요. 모두가 늙어 가는데 현재의 지금 모습이 영원할 거라 착각하기도 하죠.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승복을 입은 스님들 자체가 위로가 되고 극복할 수 있는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결사체 스님들도 병원에서는 ‘스님’이라는 존재 그 자체로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따뜻한 말 한마디, 꼭 잡아주는 두 손만으로도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스스로의 인생을 정리하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권리이자 의무인 만큼, 당당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자비의 법문과 봉사를 펼치고 있다.

종진스님은 스님 법문만 기다리다가 임종을 맞는 분들을 보고 조금 힘에 부쳐도 멈출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종단 지원이 없었을 때는 더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찰에서 소임 살면서 한 달에 두세 번 이상 현장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해 평생 불교인으로 살아오다 죽음의 문턱에서 이웃종교로 개종하는 모습에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선일스님도 “스님이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눈물 흘리며 고마워하는 분들이 많다”며 불자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사실 스님들은 대부분 결사체가 생기기 전부터 병원에서 법회를 보고 있었다. 선룡스님과 진휘스님 등도 그랬다. 선룡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으로 병고를 이겨낼 수 있도록 대상에 따라 법문 방식을 다르게 한다고 말했다.

“일반 요양병원에 있는 분들은 대부분이 치매예요. 동작을 간단하면서도 크게 하죠. 반야심경을 한다거나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가능한 한 스킨십도 많이 해드리고 있어요. 호스피스 병동에는 남은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분들이 되도록 고통 없이 지내도록 마약성 진통제가 무조건 들어가는데,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광명진언도 같이 외워주고 작은 등을 선물할 때도 있어요. 사실 이웃종교의 경우 수녀들이 거의 병원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스님들은 그렇게까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저 같은 경우는 한정적인 시간 속에서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 의지처가 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사회복지를 전공한 진휘스님은 도반인 정법스님을 통해 불교호스피스에 눈을 떴다. 무섭고 두려운 임종의 순간,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부처님 말씀을 끝까지 전해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임종 직전 수계식도 진행해 부처님 제자로 이끈 스님이다.

이날 결사체 스님들은 자신들의 뒤를 이어 후배들도 병원포교와 임종간호에 함께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다정스님은 “환자 분과 보호자 분이 부처님에 말씀과 법문을 통해서 편안함과 안식처를 느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 스스로 시간과 돈을 쏟아가며 다니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중에 일이 많을 때는 시간을 쪼개가며 움직일 때가 부지기수”라며 더욱 많은 스님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선룡스님도 “기본적으로 저희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마음과 원력만 있으면 (결사체에) 들어와서 적극적으로 함께하면 된다”고 말했다.

센터장 만경스님도 “자비 보살의 정신을 뺀다면 불교가 성립될 수 없다. 생사가 바로 불교라는 것을 직접 부딪혀가며 활동하는 스님들이 바로 우리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이다. 교육원에서도 관심 가져 주셔서 두 배 세배 동기부여가 된다”며 “앞으로도 포교 일선에서 전법의 수레바퀴를 쉼 없이 굴릴 것”을 다짐했다. 

대구=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3666호/2021년5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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