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 특집
​​​​​​​“국민 안녕 행복 위해 정토 원력 다져야”

불기 2565년 오늘은 부처님이 오신 날입니다. 니련선하에 빗소리가 떠나간 밤, 둥근달이 뜨듯 부처님은 그렇게 오셨습니다. 캄캄한 밤에 불이 켜지듯, 부처님은 가릴 수 없는 지혜를 가지시고, 무명을 밝히며 세상의 빛으로 오셨습니다. 세상 어느 누가 위없는 당신의 빛과 지혜를 덮을 수가 있겠습니까.

부처님은 온 누리에 일찍이 알지 못하는 사랑과 슬픔을 함께 가지고 우리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는 사랑으로 찾아오셨습니다. 부처님이 만일 이 세상에 오지 않으셨다면 생사미망의 캄캄한 밤에 밝은 길을 우리가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이 아니었다면 우주만유가 함께 평등하다는 진리를 어찌 알았으며, 우리에게 본래 구족한 불생과 불멸의 진리를 어찌 알게 되었겠습니까.

그러나 올해 부처님은 기쁨 대신 눈물로 오셨습니다. 지난 해 전 세계에 들이닥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해를 넘어 지금까지 우리 인간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재세 당시 활동하셨던 인도에선 하루 수십만 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망자가 백만 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 합니다. 코로나 사태는 모두 인간의 끝없는 탐욕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의 삼독심을 여의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간과한 데 원인이 있습니다. 불전에 이르길 정토는 모두 여래의 행원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예토는 오로지 중생들의 공업으로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의 코로나 사태도 무분별한 인간의 삼독심이 만들어 낸 현상입니다.

중생들의 업연은 세상의 모든 현상과 직결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업(善業)이 모아지면 우리 사회는 한결 밝아질 것이고, 반대로 악업(惡業)이 축적되면 분란과 갈등이 야기됩니다. 불교에서는 개인적으로 받는 업을 별업(別業)이라 하고 공동으로 받아내는 업을 공업(共業)이라고 합니다. 모든 생명은 서로가 의지하며 관계하고 있는 상의상관(相依相關)의 존재입니다. 따라서 선을 바탕으로 한 공업이 커질 때 맑고 향기로운 세상이 만들어집니다.

부처님께서는 나는 모든 중생 보기를 라훌라와 같이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중생이 자식과 같아 지극히 소중하게 여긴다는 말씀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이 얼마나 가슴 아파 하실지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며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진정으로 애도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공업중생으로서 우리가 지녀야 할 동체대비의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우리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매우 뜻깊은 법석을 열어야 하는 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정토의 원력을 굳건히 다져나가야 합니다. 불기 2565년 사월 초파일,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입니다. 우리 모두 가정을 위한 화목의 등, 코로나 사태 등 아픔을 위로하는 관세음의 등, 앞날을 환히 비춰 나아갈 수 있는 지혜의 등을 저마다 불 밝혀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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