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자면서도 예쁜 얘길 듣나보다
방긋방긋 웃는 걸 보니

아기는 자면서도 슬픈 얘길 듣나보다
갑자기 소리쳐 우는 걸 보니

-유자효 시 ‘아기의 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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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꾸밈이나 거짓이 없다. 깨끗하고 순진하다. 참된 마음 그 자체이다. 아기는 예쁜 얘기를 있는 그대로 잘 듣는다. 아기는 슬픈 얘기를 있는 그대로 잘 듣는다. 걸러서 듣지 않는다. 그래서 입을 조금 벌리고 가볍게 웃을 때에도 귀엽고, 놀라며 으앙 울 때에도 귀엽다. 아기는 티 없이 천진하다.


유자효 시인은 아이가 “아빠!”하고 부르는 소리야말로 “자신 있고/ 당당한 소리/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라고 썼다. 아이가 “아빠!”하고 부르면 모든 것이 술술 풀리게 되고, 어려움이나 무서울 것도 없어진다고 썼다.


그런 아이를 돌볼 때에는 우리의 마음이 신록처럼 풋풋해진다. 우리의 마음이 빗방울처럼 촉촉해진다. 우리의 마음이 연등처럼 오색 빛으로 환해진다.

 

[불교신문3664호/2021년5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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