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함과 지혜, 새의 양 날개”

사자빈신삼매에 든 의미 설명
선재동자 선지식 탐방계기 등
입법계품 ‘본론’ 시작되는 셈…

화엄경 제61권 변상도.
화엄경 제61권 변상도.

 

‘입법계품’에서 법을 설하는 주체는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다. <80화엄경> 제61권은 보현보살이 기수급고독원 법회의 인연과 중생들의 갖가지 욕망과 보살들의 서원과 바라밀다의 법들과 세존께서 법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사자빈신삼매(師子頻申三昧)에 든 의미를 설하였다. 또한 문수보살이 세존께 하직하고 남쪽으로 향하여 길을 떠나 선재동자를 만나 선지식을 찾아 가르침을 받을 수 있도록 인도하는 계기가 기록되었기에 ‘입법계품’ 전체 본론의 시작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혼자만 사지빈신삼매에 드는 것이 아니라 법회에 모인 보살들도 사자빈신삼매에 들도록 미간의 흰 털로부터 ‘삼세의 법계를 두루 비추는 문(普照三世法界門)’이라는 큰 광명을 놓게 된다. 이 큰 광명을 통해 보살들도 가지가지 삼매에 들게 되거니와 이를 통해 모든 중생의 마음을 따라 미묘한 음성을 내며, 중생 앞에 나타나며, 지혜와 불법(佛法)을 보이며, 중생을 교화함에 잠깐도 쉬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삼매의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래의 차별 없는 경계에 들어가는 것과 세간을 따라 크게 가엾이 여기는 것과 모든 법에 자취가 없음을 아는 것과 여래의 해탈한 곳을 관찰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때 문수보살이 세계의 티끌 수 방편문으로 모든 중생들에게 나아가 성숙케 하고자 세존께 하직하고 남쪽으로 나아갔다(文殊師利南行). 그리고 사리불 존자와 육천 명의 비구들도 세존께 하직하고 물러나 문수보살과 함께 동행하게 되었는데(圍遶衆會), 제61권 변상도가 바로 이러한 관경을 조각한 것이다.


본문에는 사리불이 문수보살을 따라나서며 어찌하면 문수보살의 자유자재함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다. 문수보살은 열 가지 고달프지 않는 마음을 내면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며 여래의 자리에 가까워진다고 하였다. 선근(善根)을 기르며, 생사의 길을 여의며, 모든 보살의 소원을 갖추며, 여래의 공덕을 배우며, 보살의 행을 닦으며, 번뇌를 멸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문수보살의 가르침은 앞으로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탐방하고 배우게 될 가르침을 예견하는 것이었다.

[불교신문3664호/2021년5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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