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 초격스님은 5월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5월11일 봉선사와 광릉숲 일대에서 ‘천년 숲을 걷다’라는 테마를 내걸고 13km에 걸친 자비순례를 봉행한다고 밝혔다.

5월의 신록이 싱그럽게 우거진 광릉숲길을 거닐며 국난극복과 불교중흥을 간절히 발원하는 ‘상월 만행결사 자비순례’가 남양주 봉선사에서 펼쳐진다.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주지 초격스님)는 5월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5월11일 봉선사와 광릉숲 일대에서 ‘천년 숲을 걷다’라는 테마를 내걸고 13km에 걸친 자비순례를 봉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순례의 주요 코스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생물권 보존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이 출입하기 힘든 천혜의 자연환경이 보존된 생태숲길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 봉선사 일주문에서 출발해 광릉수목원과 수목원 둘레길을 경유해 봉선사 법당으로 돌아오는 총 13km 구간에서 약 9km에 해당하는 광릉수목원 숲길이 지금까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길이다.

봉선사 주지 초격스님은 “봉선사가 국립수목원 연구위원들과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자비순례의 의미를 전달하여 마침내 개방을 허가받았다”며 “상월결사 자비순례를 통해 아무나 갈 수 없는 ‘천년의 숲’을 걷는 기회를 갖게 돼 더욱 기쁘다. 순례의 숭고한 의미를 더욱 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봉선사 자비순례는 지난해 선운사와 지난 4월 해인사에 이어 교구본사 차원으로 세 번째다. 5월11일 오전10시 봉선사 일주문 주차장에서 입재식이 봉행된다. 입재식은 상월선원 회주 자승스님의 순례인사를 시작으로 자승스님이 봉선사 주지 스님에게 죽비를 전달한 뒤 환영인사에 이어 김남명 제25교구신도회장의 발원문 낭독 등으로 진행된다.

봉선사 자비순례에는 상월선원 만행결사 사부대중을 비롯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종무원과 전국의 교구본사 주지, 중앙종회의원 스님과 봉선사 본말사 대중 스님과 선착순으로 신청한 재가불자 등 총 500여명으로 인원을 제한할 방침이다. 정부와 종단이 내린 코로나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할 뿐만아니라 순례 중 묵언과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엄중한 청규도 전 대중이 변함없이 지켜야 한다.

초격스님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 모두가 마음 한켠에 뭔가 묵직한 아픔을 달고 살아가는 듯 하다”며 “종교적인 입장에서 해소해 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생각해오던 차에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상월결사 사부대중이 지난해 가을 대구 동화사에서 서울 봉은사까지 500km가 넘는 대장정을 원만회향하는 모습은 전 국민과 불자들에게 위안이 되지 않았나 싶다. 무언의 걷기 수행이지만 말없음 속에 서로 위안하고 희망을 품는 말과 뜻이 담겨져 있다”며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여는 행사라 혼잡하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부처님 오신 뜻을 마음에 되새기는 더 좋은 시간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순례 코스에는 비교적 경사없는 완만한 평지라 안전하고 걷기에도 수월하지만 여타 산행길과는 달리 해우소가 없고 이정표나 화살표가 전무해 수목원측에서 전문인력을 배치, 순례를 원활하게 이끌 예정이다.

초격스님은 “봉선사는 평지형 가람이라 아장아장 걷는 아기부터 연로한 부모님까지 동반하고도 어려움 없이 큰법당까지 참배할 수 있다. 불자가 아니라고 해도 누구나 마음 편히 와서 연꽃밭 잔디에 돗자리 깔고 누워 일광욕도 하고 포행하면서 돌부처님 조각작품도 구경하고 마음껏 힐링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입장료도 주차료도 받지 않고 있다”며 “상월결사 정신을 잇는 자비순례는 일반대중이 지켜보는 것만으로 신심이 일어날 수 있다. 5월이면 연못에 연꽃순이 막 움트는데 이번 자비순례를 통해 봄꽃 만발하고 신록 우거진 더욱 풍성한 부처님오신날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날 자비순례를 마치면 오채현 작가가 조성한 미륵부처님을 모신 커다란 연못 전체를 둘러싸고 순례단 500명이 회향축원을 하고 마무리 될 예정이다.

봉선사=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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