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복지 수혜자 인터뷰 / 당뇨 등 치료비 지원 받은 안적스님

부담됐던 당뇨·화상 치료비
승려복지회 지원으로 ‘도움’
“안정적으로 수행할수 있는
스님들 주거환경이 마련되길”

안적스님은 출가 인생 대부분을 선방에서 보냈다. 매 철마다 안거에 들며 불성(佛性)을 뒤덮고 있는 뿌연 먼지를 걷어내려 노력했다. 가끔 몸에서 이상 신호를 보낼 때에도 아직 수행이 부족하다고 자신을 경책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측 발바닥에 2도 화상을 입게 됐다.

별 일 아닌 듯 넘어가려 했지만, 일상생활이 불편했다. 간단히 치료만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찾아간 경주 동국대학교 병원. 하지만 그곳 에서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는다. 치료를 위한 간단한 검사를 진행하던 중 혈당 수치가 최대수치 인 500/라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곧바로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갑작스럽게 겪은 일에 스님은 혼란스러웠다.

그전부터 손발이 자주 차고 저리는 증상이 있었는데, 이것 또한 수행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생사를 초월한 출가 수행자가 병원에 간다는 일이 창피하기도 해서 지금껏 병원을 가본 것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국가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연락을 받았지만 신경도 안 썼죠. 결국 곯아 있다가 터질 것이 터져버린 거죠.”

그렇게 곧바로 내분비내과에서 정밀 검사를 받고 입원치료를 시작했다. 다행히 몸은 조금씩 차도가 있었지만, 또 다른 고통이 찾아왔다. 무소유의 정신으로 선방에서 평생을 살아온 스님에게 막대한 병원비가 있을 리 만무했다.

이때 조계종 승려복지회(회장 금곡스님 총무원 총무부장)는 스님에게 큰 희망이었다. 스님의 상황을 알게 된 경주 동국대병원 측에서 직접 종단 승려복지회에 연락 했고, 7206000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덕분에 3달 간 입원비와 진료비 부담을 벗어날 수 있었다.

사실 적은 돈도 아니고 부담이 컸습니다. 만약 종단의 승려복지제도가 없었더라면 전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막 막합니다. 이렇게 종단 지원을 받게 되니 말로 형용할 수 있는 감사함과 함께 종도의 한 사람이라는 소속감이 큽니다.” 위험한 상황은 넘겼지만, 아직 완쾌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깊은 고민이 늘어만 간다. 현재 몸 상태로는 올해 하안거 결제에 들어가 정진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님은 인연 있는 곳에 가서 소임을 맡으려 해도, 몸이 온전치 않으니 할 수가 없다병들고 아픈 스님들이 안정적으로 수행 정진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이 조 속하게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건강할 때는 왜 승려복지제도가 필요한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병고는 정말 갑작스럽게 찾아오더라고요. 더구나 갈 곳 없는 스님들이 병들고 아프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오로지 스님들이 수행정진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가 갖춰지길 바라봅니다.”

안적스님은 결국 한국불교는 승려복지에 달려있다고 단언했다. 때문에 한국불교 미래를 밝히는 승보공양에 불자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살아가면서 아프지 않길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아프고 병들었지만, 돈 걱정 없이 수행할 수 있는 공간만 마련된다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거라 믿습니다. 이처럼 보다 나은 승려복지제도가 되기 위해선 우리 불자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안적스님의 바람이 이뤄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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