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덜어내기를 더 확장해
내 삶에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내 본연의 모습에 집중해보는 것
‘내가 정말 원하는 나’를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삶이
수행하는 자의 숙제가 아닐까?

장정윤
장정윤

 

패션이나 예술업계 쪽에서는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을 더 강조한다. 보통은 이것저것 치장하고 더하는 것이 더 화려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이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


개인적으로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취향이기에, 이런 말들이 예전에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작업을 할 때도 자꾸 무언가 좋아 보이는 것을 더하려고 했다. 과할 정도로 ‘too much’를 즐겼던 것 같다. 어쩌면 그런 것을 추구해온 만큼 나의 감정도, 주변도, 가진 것도 모든 것이 항상 ‘복잡함’ 속에 있었던 것 같다.
‘완벽함’에 있어서, 복잡하거나 단순함의 문제는 무언가 많거나 적다는 점이 포인트가 아니다.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 완벽을 위한 정답은 ‘필요한 것만’ 남기는 일이었다. 뻔뻔스럽게 단순한, 애플이나 구글처럼. 과연 디자인에서만 해당되는 말일까요? 뺄셈의 미학은 참 많은 곳에 적용이 된다.


단순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깔끔하고 심플한 디자인, 인테리어,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패션, 단정하고 기본적인 데일리 아이템들 …. 모두가 정교한 계산으로 필요한 본질만 남긴 단순함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명성을 가진 유명 브랜드들도 바로 그런 ‘심플한’ 점을 유지하고 있었다. 거슬리는 것이 없을 때, 완벽함은 완성이 된다.


10대 시절, 나름 글쓰기에 자신 있다고 생각한 나는 언제나 미사여구와 형용사를 듬뿍 넣은 문장을 쓰곤 했다. 그러면 문장이 멋져 보인다고 생각했다. 읽는 사람이 살짝 불편할지라도. 지금 생각하면 손발이 살짝 오그라드는데, 그렇게 글자 수만 가득 늘려 채운 글은 내 어설픈 글 솜씨를 가리기 위한 편법이었다고 생각이 된다. 이제는 한 문장의 글자 수를 최대한 줄여 쓰려고 한다. 읽는 사람이 편안한 글이 좋은 글이라는 생각으로.


요즘에는 카메라로 스스로를 보는 일이 많아진다. 예전에는 거울이나, 셀카 화면으로 원하는 모습만 보았다. 이제는 영상 촬영을 찍는 일이 잦아지다보니 몰랐던 나를 그대로 마주한다. 평소에 보지 않았던 각도, 내가 몰랐던 표정, 내가 알지 못했던 억양이나 자세 말 습관까지 … 고쳐야할 점이 왜 이렇게 많을까. 보지 않았을 때는 그저 평소처럼 행동했기에 전혀 문제를 알지 못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 덕에 조금씩 더 나은 내 모습을 위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고쳐나가고 있다. 다른 장점을 더하는 것보다, 단점을 덜어내기. 단순하지만 완벽한 것. 단점이 없다는 것.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일을 더 확장해서, 내 하루와 삶에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진짜 내 본연의 모습에 집중해보는 것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나’를 위해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카메라로 바라보듯이 다양한 각도에서 스스로를 검열해보는 일이 필요하다. 나를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 필요 없는 것들을 덜어낸다. 인생을 스스로 디자인해보는 것이다.


현재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잘 깨닫고 덜어내거나 개선한다. 내가 원하는 것, 내게 필요한 것만을 남긴다. 그러기 위해서는 참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걸린다. 오롯이 나다운, 그렇게 나를 완성해가는 긴 시간,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삶이 수행을 하는 자의 숙제가 아닐까.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버리라 알려주신 것들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불교신문3663호/2021년4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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