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불교의 성찰

노훈건 지음/ 선연
노훈건 지음/ 선연

금융공직자 출신 불자
불교전반 죽음의 탐구
성찰로 담아낸 ‘담론서’

“죽음의 마지막 순간은
종교적 믿음만이 도움“

인간은 늘 죽음 앞에 두렵고 불안하다. 그리고 죽음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때문에 죽음이 어떤 것인지,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지, 죽음 이후에 사후세계는 있는 것인지 등이 인간의 중요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공직생활을 마치고 불교에 입문해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하는 방도를 찾는 것이 죽음의 준비과정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품고 공부하고 있는 노훈건 씨가 최근 죽음에 대해 나름의 탐구와 성찰을 진솔하게 펼쳐낸 <죽음에 대한 불교의 성찰>을 최근 펴냈다.

저자는 불교학을 전공한 불교학자도 아니고, 사찰이나 선원에서 참선수행을 정진해 온 불교수행자는 더욱 아니다. 그는 국가고시를 거쳐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에 적을 두고 35년간 재정금융 분야에서 일한 공직자 출신이다. 퇴직 후 불교에 입문해 불광사 불광불교대학과 대학원, 대원불교문화대학, 조계사 선림원 등에서 불교를 공부했다. 현재는 옛문화답사회의 일원으로 전국의 전통사찰 등을 순례하고 있는 신심 깊은 평범한 불자다.

그럼에도 이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저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이 내 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간다”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면 죽음이 어떤 것인지,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지, 죽음 이후에 사후세계는 있는 것인지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의문은 누구나 느끼는 공통적인 의문이 아닐까 생각된다”면서 “나름대로 이 의문에 관련되는 담론을 정리하여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고 싶은 생각에서 이처럼 부족하고 미숙한 책을 쓰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옛문화답사회의 일원으로 전국의 전통사찰 등을 순례하고 있는 노훈건 씨가 죽음에 대한 담론을 펼친 ‘죽음에 대한 불교의 성찰’을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팔공총림 동화사가 운영 중인 저승체험관.
옛문화답사회의 일원으로 전국의 전통사찰 등을 순례하고 있는 노훈건 씨가 죽음에 대한 담론을 펼친 ‘죽음에 대한 불교의 성찰’을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팔공총림 동화사가 운영 중인 저승체험관.

저자는 먼저 이 책에서 죽음의 과정과 의미 그리고 관련된 신앙과 의례 등을 불교를 기반으로 살펴봤다. 그리고 죽음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맞이하기 위한 세 가지 과제를 지적했다. 첫째는 죽음을 맞이하는 ‘나’는 누구인가를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의 무아론은 실재하는 내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이고 영속적인 존재로서의 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라는 존재는 인연에 의해 고체(地), 액체(水), 기체(風), 에너지(火)로 이뤄져 있는 사대와 나의 행위 작동시스템인 오온이 합쳐져 생겨난 존재이기 때문에, 인연이 없어지면 따라서 사라져버리고 마는 존재로서의 ‘나’이다. 불교의 무아론은 ‘나’라고 특정할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으로 획기적인 종교이론이다. 모든 집착과 번뇌가 생겨나는 것은 내가 독립적이고 영속적인 존재라는 착각이 원인이 되어 생겨난다는 것이다.

둘째는 죽음을 불편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강조했다.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리는 원인을 불교에서는 삼독심 때문이라고 하며, 세 가지 악 의업인 탐·진·치가 그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주위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면서 이러한 악업을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조금이라도 선 의업(戒定慧)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셋째는 죽음을 두려움 없이 맞이할 수 있으려면 죽음에 대비하는 준비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자는 “악 의업을 어떻게 선 의업으로 변화시켜 두려움 없는 죽음을 맞으려면 명상과 수행이 필요하다”고 “노령으로 대외 활동이 어려워지기 전에 마음챙김 명상을 조금만이라도 연마해 두게 되면, 앞으로 닥쳐올 어려운 시기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불교에서의 수행은 마음을 닦는 것”이라며 본래의 깨끗한 마음이 삼독에 의해 오염돼 있기 때문에, 본인이 선택하는 방식에 따라 수행과 기도를 실천하며 마음을 닦아 본래의 마음을 찾아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자는 “죽음으로 향하는 마지막의 순간에 모든 인간은 극도의 두려움과 외로움에 깊이 빠져들게 되는데 종교적인 믿음만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더욱이 죽음에 대해 2500여 년간 심오한 성찰을 해 온 불교신자라면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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