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비지정문화재 보존처리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도’
하동 쌍계사 ‘제석천룡도’
역사문화적 가치 복원
“멸실 방지하고 원형 찾아
오랫동안 전해지게 노력“

4월8일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에서 열린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의 비지정문화재 보존처리 성과발표회 현장.
4월8일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에서 열린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의 비지정문화재 보존처리 성과발표회 현장.

()지정문화재는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기 어렵다. 도난과 훼손의 위험이 그만큼 크다. 이런 가운데 종단이 비지정문화재를 보호하고 그 가치를 규명하는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뗐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탄탄스님)은 비지정문화재 보존처리 성과발표회를 48일 서울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에서 진행했다.

비지정문화재 보존관리 및 예방적 관리사업은 불교중앙박물관이 문화재청의 협조를 받아 추진하는 문화재 다량소장처(성보박물관 등) 보존관리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멸실 위기에 처한 문화재 다량소장처 소장 중요 비지정문화재의 보존처리를 진행하여 추가 훼손을 방지하고 가치를 제고하고자 2020년 처음 시작됐다.

사업의 첫 번째 성과는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도(五十三佛圖)’와 하동 쌍계사 국사암 제석천룡도(帝釋天龍圖)’. 1년간 보존처리를 마친 두 성보(聖寶)8일 성과발표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도172518세기 호남지역의 유명한 화승 의겸(義謙)스님이 그렸다. 1970년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원래 족자 형태의 그림을 패널 액자에 넣었는데 그 때문에 합판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로 손상을 입었다. 이에 불교중앙박물관 측은 건·습식 클리닝 작업을 통해 유물 전체의 전반적인 오염을 제거했다. 또 염색과 채색으로 결손부를 메우고 틀어진 조각의 위치를 바로잡았다. 마직물의 특성을 고려해 다시 족자 형태로 수장고에 걸 수 있도록 했다.

하동 쌍계사 국사암 제석천룡도178118세기 쌍계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 평삼(評三)스님의 작품이다. 과거 국사암 외부에 위치한 전각에 봉안되어있었는데 충해, 이물질 고착, 꺾임, 안료층 박락 등 심각한 손상을 입어 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이었다. 이 역시 클리닝 작업으로 보존성을 높이고 아울러 추가적인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오동나무 장()을 제작해 장기 보존 가능성을 높였다.
 

송광사 오십삼불도 수리 전후 사진
송광사 오십삼불도 수리 전후 사진
쌍계사 제석천룡도 수리 전후 사진
쌍계사 제석천룡도 수리 전후 사진

무엇보다 두 성보의 보존처리 의의는 과학적 조사를 통해 유물상태와 재질에 적합한 보존처리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또한 보존처리를 진행해 유물 전체의 오염과 손상요인을 제거하고, 장시간 보존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나아가 불화의 초본도를 작성해 추후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한 활용방안도 구축했다.

불교중앙박물관은 2020년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지정문화재 중심의 관리제도에서 제외된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중이다. 문화재 다량소장처 소장의 비지정문화재의 훼손방지와 수명연장을 진행하여 효율적인 보존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업으로 축적된 자료를 활용한 비지정문화재의 지정문화재 승격까지 기대하고 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스님은 비지정문화재 보존관리 및 예방적 관리 사업은 지정문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존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수많은 문화재를 지켜내고자 시행됐다며 앞으로도 불교중앙박물관에서는 해당 사업을 계속 이어가며 멸실 위기의 비지정문화재를 더욱 발굴하고 원형을 찾아 후세에도 오래도록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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