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철 논설위원
김응철 논설위원

 

불자로 알려진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고 이에 저항하는 다수의 시민들이 군부에 의해 학살당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얀마 사태는 다민족 국가의 복잡한 상황과 과거 영국 식민지 때부터 누적된 문제들, 군부 독재와 부패, 지나친 권력욕 등이 결합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미얀마는 다민족, 다종교, 다문화 사회가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를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어떤 경우라 해도 한 나라의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살상을 한다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이다. 2010년 튀니지에서 발생한 재스민 혁명을 시작으로 리비아, 이집트 등 중동지역과 북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이 오랜 독재정권을 무너트린 시민혁명을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어떤 독재 권력도 도도하게 흐르는 국민들의 열망을 무력으로 진압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얀마의 민주화 혁명과정도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같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 불교계가 적극 나서서 미얀마의 국민들의 열망이 달성되기를 기원하고 희생자들을 위무하는 의식을 봉행한 것은 해야 할 일이다. 특히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가 미얀마 군부의 폭력진압을 중지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것도 바람직한 대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은 미얀마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이상의 인명 피해 없이 미얀마의 민주화가 성취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려면 국제사회가 더 관심을 갖고 군부의 만행을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수의 미얀마 불자들과 30만 명에 가까운 스님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점이다. 부처님의 자비희사 사무량심을 바탕으로 민주화된 미얀마를 기다린다.

[불교신문3660호/2021년4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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