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가지 ‘분신’이란 무엇인가?


‘우왕에서 여래 분신까지’ 설명
보살의 10가지 병장기 가운데
첫 번째 무기 ‘보시’에도 눈길

10가지 분신(奮迅)에 대한 설명을 도상화 한 화엄경 제57권 변상도.
10가지 분신(奮迅)에 대한 설명을 도상화 한 화엄경 제57권 변상도.

 

제57권 변상도는 ‘이세간품’에서 보혜보살의 200가지 질문 가운데 38가지 질문에 대한 보현보살의 380가지 대답이며, 특히 10가지 분신(奮迅)에 대한 설명을 도상화 하였다.


‘분신(奮迅)’이란 말을 한글대장경에서는 ‘기운 뻗음’이라고 해석하였으나, 좀 더 상세히 의미를 밝히자면 ‘떨치고 나아감’이란 말이 적당할 것이다. ‘떨치고 나아간다’는 말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것이요, 육바라밀 가운데 ‘정성들여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인 정진바라밀(精進波羅蜜)과도 상통하는 말이다.


보현보살은 보살 마하살에게 있는 10가지 분신(奮迅)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하늘, 용, 야차, 건달바 따위를 덮어 가려주는 ‘소 왕의 분신(牛王奮迅)’, 마음이 잘 조복되어 모든 중생들을 짊어지는 ‘코끼리 왕 분신(象王奮迅)’, 큰 법구름을 일으키며, 해탈의 번개를 번쩍이며, 진실한 이치의 우뢰를 치며, 선정과 해탈과 삼매의 단 이슬을 내리는 ‘용왕 분신(龍王奮迅)’, 탐애의 물을 말리며, 어리석은 껍데기를 깨뜨리며, 나쁜 용을 차내어 생사의 고통 바다에서 나오게 하는 ‘가루라 왕 분신(金翅王奮迅)’, 두려움 없는데 머물러 평등한 지혜의 병장기로 마와 외도를 굴복시키는 ‘사자 왕 분신(獅子奮迅)’, 생사의 큰 전장에서 번뇌의 원수를 쳐부수는 ‘용맹하고 굳건한 분신(勇健奮迅)’, 오온(五蘊), 십이처(十二處), 십팔계(十八界)와 연기법을 알아서 마음대로 법을 열어 보이는 ‘큰 지혜 분신(大智奮迅)’, 지혜의 힘으로 법을 지녀 잊지 않으며 중생의 근성을 따라 말하는 ‘다라니 분신(陀羅尼奮迅)’, 걸림 없고 빠르게 모든 것을 분별하여 다 이익을 받고 기쁘게 하는 ‘말재주 분신(辯才奮迅)’, 온갖 지혜로 도를 돕는 법을 성취하고, 한 생각에 얻을 것을 다 얻고 깨달을 것을 다 깨달아 사자좌에 앉아 마와 원수를 항복받고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이루는 ‘여래의 분신(如來奮迅)이다.


이 외에도 보살 마하살에게는 10가지 병장기(兵仗器)가 있는데, 온갖 번뇌와 분별심과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따위의 적에 맞서 싸울 첫 번째 무기가 바로 ‘보시(布施)’라고 하였다.

[불교신문3660호/2021년4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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