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 스님께서 세속의 연을 다하고 원적에 드셨습니다.
그것도 벚꽃이 온 천지에 피어
화엄의 세상을 장엄하는 이때 은사 스님께서 홀연히 떠났습니다.
나고 죽는 것에 생사를 초월 하였다고 하지만
스님의 숨결이 남아 있는 이곳 쌍계사는
처처에 남아 있는 당신의 모습에 눈물이 흐릅니다.

春來萬像生躍動(춘래만상생약동)
秋來收藏待次期(추래수장대차기)
我於一生幻人事(아어일생환인사)
今朝收攝歸故里(금조수섭귀고리)

봄이 오니 만상이 약동하고
가을이 오니 거두어 다음을 기약하네
내 평생 인사(人事)가 꿈만 같은데
오늘 아침 거두어 고향으로 돌아가네.    

                                                     - 고산 혜원 대종사 임종게

 

 

세연을 끊고 수행자의 삶을 살고자 입산 했을 때
제일 먼저 만난 분이 은사 스님였습니다.
때로는 엄하게 경책하고, 때로는 자비롭게 격려하며,
불제자의 길을 알려주신 스승 이었습니다.
오늘도 벚꽃이 화개(花開)하였습니다.
벚꽃처럼 환희심을 주고가신 스승님처럼
저도 그 길을 걸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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