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 입장문 발표

무자비한 폭력 ‘안타까운 일’
“자비 평화 깃들기를” 기도

미얀마 군부의 폭력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는 2019년 12월 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창립법회를 봉행한 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미얀마 군부의 폭력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는 2019년 12월 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창립법회를 봉행한 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인들의 항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 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회장 담마끼띠 스님)는 3월11일 ‘미얀마 군부는 폭력 진압을 그쳐야 합니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했다.

이 입장문에서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는 “지금 미얀마에서는 총성과 울부짖음으로 가득하고,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폭력 진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나라에서 무자비한 폭력으로 사상자가 끊이질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미얀마 군부의 폭력을 규탄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미얀마) 군부는 이제라도 업과 인과의 지중함을 알아야 하고, 전 세계가 민주주의 향해 나아가고 국민의 권리가 중시되는 시대에 무력진압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로 필연적인 과보로 돌아올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당장 정권 유지에 이익이 되는 것 같아도 국민뿐 아니라 결국에는 자신들도 해치는 일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는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폭력이 사라지고 자비와 평화를 다시 깃들이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면서 “비폭력과 자비의 길을 걷는 이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 2019년 12월 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창립한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는 아산 스리랑카 마하위하라 사원을 비롯해 인천 미얀마불교전법사원, 군포 캄보디아불교센터, 천안 베트남불교사원 원오사 등 8개국 8개 이주민 법당과 재한줌머인연대 등 1개 이주민공동체가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가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폭력 진압을 그쳐야 합니다”

미얀마는 약 90%의 국민이 불교신자입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위빠사나수행의 본산 중 하나로 미얀마에는 10만이 넘는 스님이 있으며, 국민적인 단기출가 의식이 정착된 명실상부한 불교국가입니다.

그런데 지금 미얀마에서는 총성과 울부짖음으로 가득합니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폭력 진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외치는 젊은이들이 총격에 무참히 죽어가고 부당상한 시민들이 치료받던 병원과 대학조차 군이 무력으로 점거하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계엄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하니 지금보다 더한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지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나라에서 이런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한 사상자가 끊이질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군부는 이제라도 업과 인과의 지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전 세계가 민주주의 향해 나아가고 국민의 권리가 중시되는 시대에 무력진압은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로서 필연적인 과보로 돌아올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당장 정권 유지에 이익이 되는 것 같아도 국민뿐 아니라 결국에는 자신들도 해치는 일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불교는 평화와 비폭력의 종교입니다. 불교에서는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전쟁이나 폭력이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모든 것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 이치를 자기 몸에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죽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출가자의 실천규범인 율장에서도 무기를 지닌 이와 함께 가거나 그에게 법을 설하는 것조차 금지하고 있을 정도로 불교는 폭력에 대단히 엄정합니다.

최근 미얀마불교협회 회장이신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께서도 “군부가 아무리 큰 힘을 가졌더라고 살생이나 무력을 사용해선 안 됩니다. 방화, 총기 사용, 화학 무기 등 폭력에 대한 책임은 결국 국가지도자들에게 되돌아 갈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원한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뿐이니 미얀마의 존엄성을 고려해 자비심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합니다. 더 이상 국민이 다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군부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국가의 평화를 회복해야 합니다”라고 호소하셨습니다.

한국이주민 불교공동체 연합단체인 우리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도 바단다 꾸마라 비윈따 스님의 말씀에 적극적인 공감과 지지를 보냅니다. 또한 우리는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폭력이 사라지고 자비와 평화를 다시 깃들이기를 진심으로 기도하며, 비폭력과 자비의 길을 걷는 이들과 함께 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불기 2565(2021)년 3월 11일

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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