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일 상임대책위원회 1차 회의 개최
조직 구성 및 본격 활동 계획 논의
원행스님 “사필귀정 파사현정의
자세로 선암사 정상화 이뤄낼것"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가 1700년 한국불교 전통과 명맥을 온전히 이어갈 수 있도록 정상화를 위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임을 명명백백히 선언합니다.”
순천 선암사를 무단 점유한 태고종을 합법화한 사법부의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기 위한 조계종 대책위원회가 첫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정화정신을 계승한 조계종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고 사법부에 의한 역사왜곡을 규탄하기 위한 각종 실천 행동에 총력을 기울인다.
‘한국불교 정체성 확립과 정화정신 계승을 위한 조계종 선암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3월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1차 상임대책위원회의를 열고 향후 활동 방향과 조직 구성 등을 논의했다.
대책위 조직 구성 완료
위원장 원행스님 비롯해
180여 명으로 위원 구성
대책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위원회의 공식 명칭을 ‘한국불교 정체성 확립과 정화정신 계승을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 대책위원회’로 결의했다.
조직 구성도 확정지었다. 대책위원회는 종단 내 각종 종헌종법기구를 총 망라해 약 180여 명에 이르는 위원으로 꾸려진다. 조계종 종정예하 진제 법원 대종사를 증명으로, 원로회의 의장 수봉 세민 대종사와 원로의원 스님들이 지도위원을 맡게 된다. 대책위원장은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부위원장에는 중앙종회의장, 호계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전국비구니회장, 중앙신도회장이 맡는다.
이와 함께 각급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부실장을 비롯해 교구본사 주지, 중앙종회의원, 직할 등 주요 사찰 주지, 전국비구니회 집행부 소임자, 교구본사 신도회장, 포교신행단체장 등이 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홍보와 전문성을 확대시키기 위해 교계 언론사 대표들과 불교포럼 내 법조인 출신 불자들도 대책위원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대책위 산하엔 효율성 제고를 위한 상임대책위원회와 실무적인 부분을 담당할 집행위원회와 실행위원회가 꾸려진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없는 상황 상, 당분간은 상임대책위원회 중심으로 활동하게 될 전망이다. 상임대책위원장 역시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당연직으로 맡게 된다.
선암사 교구본사 지위회복
호남본말사 결의대회 추진 등
본격적인 활동 계획 수립
이날 대책위는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원안대로 추진키로 결정했다. 주요 계획을 살펴보면 ‘선암사 교구본사 지위회복’에 대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현 직할교구 말사로 돼 있는 선암사의 지위를 20교구본사로 회복시키고, 특별법 제정을 통해 선암사 재적승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즉 본사 조직 정비 등을 통해 선암사의 실효적 지배에 나서겠다는 생각으로 읽힌다. 이에 대책위는 중앙종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선암사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호남지역 본말사 주지 결의대회도 추진된다. 종단은 앞서 지난 2017년 광주 무각사에서 당시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중앙종무기관 스님, 호남지역 본말사 주지 스님 등 약 600여 명의 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불교 교단사 확립과 선암사 정상화를 위한 호남 결집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위원장 원행스님은 “2017년 진행했던 결의대회 이상의 대회를 준비해야 할 수 있는 상황까지 감안하라”는 등의 철저한 대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책위는 △선암사 관련 홍보책자 발간 및 홍보 영상 제작 등 홍보 활동 △대법원 판결에 대한 각급 기관 및 단체 등의 항의 성명·입장문 발표 조직화 △주요 사찰에 사법부 항의 및 규탄 현수막 게시 등 실질적인 행동에도 나선다.
“위법망구 자세로 정법 세우겠다”
첫 번째 공식 입장문 채택
아울러 대책위는 이날 “위법망구의 자세로 정법을 바로 세우겠다”는 입장문도 채택했다. 대책위 명의로 나온 공식적인 첫 입장문이다. 대책위는 입장문을 통해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른 사찰 등록과 정화정신을 부인한 대법원의 선암사 판결을 강력 규탄한다”며 “작금의 부조리가 올곧게 잡혀 불교의 정통성과 자율성이 회복될 때까지 전국의 모든 사찰과 사부대중은 한 치의 물러남이 없이 노력할 것”을 강력하게 천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대책위원회 위원장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정문스님, 교육원장 진우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경우스님(선운사 주지), 불교신문사장 정호스님, 전국비구니회장 본각스님, 주윤식 중앙신도회장, 방창덕 포교사단장 등 상임위원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위원장 원행스님은 “대법원은 조계종을 정통성을 부정하는 판결로 인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불교를 또 다시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만들었다”며 “역사부정 행위를 자행한 사법부의 잘못된 판결을 널리 알리고, 선암사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사필귀정 파사현정의 자세로 종도들과 함께 힘을 모아 진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행스님은 “정화운동의 본래 취지와 목적은 왜색불교를 청산하고 전통불교로의 회복 운동”이라며 “우리는 지금, 이 시대 마지막 정화를 해야 할 시기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자와 사부대중 모두가 한국불교 정체성을 수호하기 위한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이번 사법부의 판결에 대한 대응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를 건네기도 했다.
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 ‘순천시’ 책임 물었던 태고종 돌연 입장 바꿔
- 선암사에서 조계종 지우기…‘완전 장악’ 나섰다
- 선암사, ‘조계종 소유권’ 2011년 합의 때도 확인
- “한국불교 정체성 부정…씻기 힘든 상처 안긴 역사상 최악의 판결”
- 60년 불법점거에도 '선암사는 조계종 사찰'
- [선암사 기고] 대법원의 오인된 판단 현 정권에도 악영향 우려
- 법원의 물리적 불법점거 용인 '상식 밖'
- 선암사 판결에 ‘코드 판결’ 작용했나
- 한국불교 역사·전통 왜곡 바로잡는 ‘조계종 대책위 출범’
- 태고종의 선암사 야욕…실효적 지배로 맞서야
- [기고] 대처승도 일제 강점기 생긴 잔재
- 조계종, 순천 선암사 ‘제20교구본사’로 지위 회복시킨다
- “‘전래사찰 선암사’에 대한 권리, 조계종에 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