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물건 탐내는 것은 마구니 권속이요
자비롭게 보시하는 것은 불제자가 할 일

自樂能捨 信敬如聖 難行能行 尊重如佛
慳貪於物 是魔眷屬 慈悲保施 是法王子

자신의 즐거움을 능히 버릴 줄 알면 다른 이들이 믿고 공경하기를 성인과 같이 할 것이고, 하기 어려운 수행을 능히 해낸다면 존중하기를 부처님과 같이 할 것이다. 자신의 물건을 아끼고 남의 물건까지 탐내는 것은 마구니의 권속이요. 자비롭게 보시하는 것은 부처님의 제자들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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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관스님
양관스님

 

진정한 불자의 길은 보시행

우리는 자기에게 속한 어떤 것도 쉽게 내놓지 않으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자기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고통도 내 것이라고 애착한다. 때문에 자발적으로 자기의 즐거움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존중하게 된다.


남들이 하기 어려운 행은 참으로 하기 어렵다. 화장실, 욕실 청소부터 마음을 내지 않으면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이런 작은 일도 스스로 마음을 내지 않으면 어려운데 수행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난행은 고행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으로서 참으로 어려운 수행이고 행동이다. 사리사욕을 버려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그들이 부처님 같다는 생각을 낸다.


얼마 전 인터넷을 보다가 일본 유학 중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의인 이수현 씨를 추모하는 20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는 것을 알았다. 몸을 아끼지 않고 어려운 선행을 실천한 사람을 기리는 행사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되리란 생각을 해보면 우리 모두가 난행을 능히 행한 사람에 대해 성인처럼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어려운 행을 가장 먼저 몸소 보여주신 분이 바로 부처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부처님께서는 행하기 어려운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이루셨고 도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수행하셨다. 과거 전생의 고행과 난행(難行)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이 같은 이야기는 부처님이 전생에 설산동자로 있을 때 구법 이야기를 비롯하여 <자타카(Jataka: 前生譚)> 등에 많이 실려 있다. <금강경>에서도 가리왕의 몸을 바친 고행을 전하고 있다. 선종에서는 팔을 잘라 법을 구한 혜가스님의 단비구법의 이야기 등이 전해오고 있다. 이는 모두 불법(佛法) 수행을 위해 목숨 걸고 수행했던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부처님을 따라 배우려는 사람으로서 쉽고 편안 것만을 찾아 행하고 어려운 것은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부처님의 삶을 따라 배우겠다는 서원을 ‘보현행원품’에서는 상수불학원(常隨佛學願)이라 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배워 작은 선행이라도 실천해 나갈 때 불자로서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고 존중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마구니가 되고 법왕자가 되는 길은 물건을 탐하고 보시를 행하는 것에 의해 갈라진다고 한다.


보시(布施)는 재시(財施) 법시(法施) 무외시(無畏施)의 3종이 있다. 음식, 의복, 의약 등의 일용물(日用物)을 보시하는 사람은 반드시 모름지기 금전을 써야 하기 때문에 재시(財施)라고 한다. 사람을 위하여 설법하고 혹은 경전이나 세간의 전적(典籍)을 인쇄하고 보내어 다만 사람에게 이익이 있기를 요하여 보시하는 것을 법시(法施)라고 한다. 무외시(無畏施)는 고통을 구제하고 어려움을 구제하는 것이다.


보시를 꾸준히 닦아 나가면 간탐심(慳貪心)을 깨뜨릴 수 있다고 한다. 탐하면 반드시 아끼고 아끼면 반드시 탐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가지가지의 업(業)을 지어 길이 생사고해(生死苦海) 중에 있게 되는 연유가 된다. 그러므로 이를 반드시 깨뜨려야 할 것이다.


간탐이 일어나는 마음을 보시하는 실천으로 깨뜨려 나간다면 우리는 진정한 불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신문3655호/2021년3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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