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한국불교를 살리자”…수미산원정대 출범
“침몰하는 한국불교를 살리자”…수미산원정대 출범
  • 홍다영 기자
  • 승인 2021.02.28 11:59
  • 호수 3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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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7일 봉은사서 회주 자승스님 비롯
사회 각계각층 불교 리더 한자리에
상월결사 정신이어 ‘부처님과 인연 맺도록’ 최선
“수행결사 힘으로 한국불교 새바람” 다짐

‘감동있는 불교로의 인연’ 등 발표
5월부터 3개월 간 교육 및 운영계획 내놔
2월27일 봉은사 보우당에서 열린 수미산 원정대 발대식에서 회주 자승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와 만행결사 자비순례 정신을 이어 역동적이고 움직이는 불교를 위해 이를 실천에 옮기려는 사부대중이 한자리에 모였다. 앞으로 3년 동안 108명에게 부처님과 인연 맺도록 하는 원력이 담긴 ‘수미산원정대 발대식’이 2월27일 오후 봉은사 보우당에서 거행됐다.

이 자리에는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재가자 등 30여명이 함께했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과 동국대 기획부총장 종호스님, 봉은사 총무국장 탄원스님, 기획국장 효신스님, 템플스테이 사무국장 정오스님을 비롯해 주윤식 중앙신도회장, 전 중신회장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원욱 국회 정각회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정주 의원, 박범훈 불교음악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동국대에서도 윤성이 총장, 이영경 경주캠퍼스 총장, 황순일 불교대학장, 김용현 사회과학대학장, 윤재웅 다르마칼리지학장, 차승재 교수, 신영섭 교수 등이 참석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이날 지금의 한국불교 현실을 직시해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과 인연을 맺도록 선봉에 서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회주 스님은 “2000만 불자를 이야기하던 불교가 어느덧 1500만 불자에서 이제는 700만 불자라는 조사가 나왔다”며 “인구 감소와 탈종교화, 스님들의 무관심으로 신도수가 감소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속도대로라면 불교는 하나의 문화재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마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이웃종교인이나 무교인을 붙들고 부처님 법이 좋으니 부처님 믿으라고 이야기 해 본 사람은 한 두 사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불교가 침몰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며 “오면 오고 가면 가는 잘못된 인연법과 소극적인 자세, 잘못된 배려 속에서 불교는 침몰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주 스님은 “거대한 불교가 속도가 붙어 가라앉고 있다. 침몰하는 배를 멈추게는 못하겠지만 속도를 줄여보자는 취지로 마련하게 됐다”며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 있는 분들이 함께 불교의 위기의식을 느껴 불자로 새롭게 인연 맺는데 선봉에 서서 최선을 노력을 다해보자”고 피력했다.

이어 만행결사 자비순례에서 지원단장을 맡았던 박기련 동국대 법인사무처장이 ‘상월결사와 수미산원정대’를 주제로 취지 및 경과보고를 했다.

이에 따르면 수미산원정대는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2019년 기해년 천막결사를 하던 중 “땅이 노래하고 하늘이 춤을 추니, 수미산이 사바세계로구나”라는 게송으로 가르침을 준 데서 따온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 속, 마음 속 한가운데 사바세계에 수미산이 있음을 깨쳐 사부대중이 세상 속에서 불교중흥과 세상의 화합, 평화를 이룩하고자 하는 원력들의 모임”인 것이다.

박 처장은 ‘앉은 불교에서 움직이는 불교로, 침체된 불교에서 활기찬 불교로, 소극적인 불교에서 적극적인 불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회주 스님 법문을 소개하며, “이웃종교인이나 무교인 사람을 부처님과 인연 맺도록 최선을 다하고, 불자들은 신심을 더 굳건하게 하도록 하자. 이를 위해 교육과 수행을 하고, 수계를 받로고 해 신심 깊은 불자가 되자, 이것이 수미산 원정대다”고 밝혔다.
 

신영섭 교수가 감동있는 불교로의 인연을 주제로 발표하는 모습.

황순일 동국대 불교대학장의 ‘상월결사와 불교의 지혜’, 신영섭 동국대 연극학부 교수의 ‘감동 있는 불교로의 인연’을 주제로 한 발표도 있었다.

신영섭 교수는 감동을 통한 새로운 인연 맺기에 나서 불교 저변을 확대해나가자고 역설했다.

‘감동을 위한 수행테인먼트’, ‘감동을 위한 템플테인먼트’, ‘일상 속 감동을 위한 사찰테인먼트’의 필요성과 방향성도 제시했다.

신 교수는 “다큐가 예술이다가 요즘 화두다. 체험을 통한 감동, 실천하고 스스로를 깨닫게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불교중흥을 위해선 대중예술과의 만남이 필요하다. 회주 스님은 대중들에게 감동을 일깨워주는 엔터테이너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불교는 감동을 위한 최적의 힐링 콘텐츠”라며 “불교콘텐츠로 신명나고 감동을 일깨우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앞서 황순일 학장은 “상월결사는 한국불교가 기존의 고답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을 떠나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천막결사는 현대사회 핵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심에서도 철저한 청규를 바탕으로 엄격한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불교가 우리 사회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사회에서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황 학장은 “한국불교 변화는 부처님 가르침과 선정을 신나는 교육을 통해 사부대중에게 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며 “오랫동안 부처님 가르침은 한문 위주 대장경이란 틀에 닫혀 현대인들의 접근을 막아왔고, 부처님 수행 또한 깊은 산중의 선방이란 틀에 갇혀 일반의 접근을 막아왔다. 이제 이런 장벽을 허물고 출가와 재가, 산사와 도시, 과거와 현대가 함께할 때가 됐다”고 제언했다.

이어 봉은사 총무국장 탄원스님이 수미산원정대의 강의 운영계획 및 교육과정에 대해 발표했다.

불교와 새로운 인연을 맺고자 하거나 불교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들을 대상으로 5월부터 3개월 동안 신명나는 불교 배우기 교육을 예고했다. 봉은사가 교육을 담당하며 부처님 가르침을 비롯해 교리, 기본예절, 도반알기, 상월결사 등 일반에서도 다가가기 쉬운 불교를 위한 강좌로 꾸릴 예정이다.
 

수미산원정대 발대식 후 기념촬영을 갖고 힘찬 출발을 알렸다. 

이날 각계에서 함께한 불교 리더들도 수행 결사 힘으로 침체된 한국불교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내놓았다.

윤성이 총장은 “새로운 불교중흥의 출발점이 상월결사 만행결사 이듯, 앞으로 동국대 법인을 중심으로 불교의 접근성을 높이고, 수요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예술 가치를 접목한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며 “이는 수미산원정대를 통해 시작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동참을 약속했다.

이영경 총장도 “고등학교 때 획일적인 교육을 받다 대학에 와서 적응을 잘 못하고 취업난과 개인적인 관계 속에서 오는 좌절감 등으로 대학생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주캠퍼스에서는 ‘학생 행복 프로그램’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문화적으로 누릴 수 있게끔 학생들이 안심하고 삶을 잘 성찰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은 “앞으로 2500만 북한 동포들에게 어떻게 불교와 인연 맺어 줄지가 불교의 큰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상월결사의 공간은 휴전선이 될 수도 있고 금강산이 될 수도 있다. 공간을 확장해 나가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코로나 상황에도 불교의 엄청난 장점이 사회 속에 잘 스며들고 있는데, 이를 우리가 잘 설명해 내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재웅 다르마칼리지학장도 “동국대 역경원에서 불교성전을 간행한 이후 50년 만에 다시 재 간행 하게 됐다. 종단에서도 불교성전이 나왔다. 청소년이나 군인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성전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활동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약속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불교가 다시 중흥하고 불자인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불교가 무엇이냐가 설명하라고 했을 때, 종단 차원에서 이를 단계별로 나눠 정리된 텍스트가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청소년, 군포교에 대한 종단 차원의 마스터 플랜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원욱 정각회장도 “(초심자들을 위한) 정형화된 불교 책을 찾기 힘들다. 오늘 나눠준 이 책(동국역경원 불교성전)이 성경과 같은 책이라면 20~30여 년 만에 재개정판이 나왔다는 것인데 반성할 필요가 있다. 반야심경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외우는 불자를 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차승재 교수는 “침몰하는 배와 같다는 말씀이 있었지만 아직 기회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커다란 욕망 보다는 작고 확실한 행복,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 스스로를 지키는 조기은퇴 등 어쩌면 친불교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며 “새로운 포교방법으로 새로운 불교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은 “사부대중이 각자의 자리에서 본분을 다하면 불교중흥을 이룰 수 있다는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며 “손에 손잡고 날마다 좋은날 만들자는 타이틀을 내걸고 1인1성전 갖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신도회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회주 스님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함께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부처님과 새로운 인연을 맺도록 하는 수미산원정대를 시작하게 됐다. 3개월 강의를 통해 공부하고, 회향하는 날 수계를 받고 새로운 불교를 시작하는 첫 일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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