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송파 세모녀 7주기 추모제’ 봉행
지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한 지하 셋방에 살던 세 모녀는 생활고와 질병에 시달리다 집안에 번개탄을 피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동안 고맙고 죄송했습니다”라는 유서와 밀린 공과금과 월세 등 70만원이 담긴 봉투도 발견됐다. 우리사회 빈곤문제의 심각함을 여실히 보여준 세 모녀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7년. 하지만 가난이 죽음보다 두려운 현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송파 세모녀가 세상을 향해 던진 화두를 잊지 않기 위해 스님들이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스님)는 2월2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빈곤사회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송파 세모녀 7주기 추모제’를 봉행했다. 이날 추모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자회견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회노동위원장 지몽스님은 “오늘날 우리사회 빈곤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경제적 불평등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며 “사회 구조적 문제 극복과 국민 인식개선, 더불어 실질적인 정책의 시행과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할 때 비로소 극복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몽스님은 “부처님께서도 <금색광경>이나 <육방예경> 등을 통해 ‘가난의 고통은 죽음의 고통과 다르지 않다’고 말씀하셨다”며 “오늘날 하루속히 제도적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돼 가난 때문에 더 이상 죽는 일이 없는 사회가 오길 발원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등 참석자 일동은 “기준 중위소득 대폭 인상과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등 빈곤층의 생존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스님들은 송파 세모녀를 비롯해 증평 모녀사건, 방배동 모자사건 등 복지 사각지대에서 가난 때문에 목숨을 끊은 수많은 영혼들의 넋을 위로하는 염불기도를 올렸다. 많은 인파들이 지나가는 광화문 광장이 스님들의 정성스런 염불 합송과 목탁소리로 가득했다. 스님들의 영가 축원에 맞춰 이날 추모제에 함께한 이들도 헌화를 하며 가난으로 차별 받지 않는 사회를 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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