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하는 삶에서 마주한 하루하루의 기록
수행하는 삶에서 마주한 하루하루의 기록
  • 허정철 기자
  • 승인 2021.02.26 11:28
  • 호수 3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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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가난

선행스님 지음/ 담앤북스
선행스님 지음/ 담앤북스

통도사 포교국장 선행스님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며
스스로 청빈 택한 ‘수행기’

“수행은 가난하다는 마음
절실할수록 더욱 깊어져”

“출가한 지 8년쯤 되던 해에 법주사 강원에서 <서장> 강의를 했다. 전반적인 내용은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참선하라는 가르침이다. 매번 강의 준비를 하면서 가슴을 뜨끔하게 울릴 때가 잦다 보니, 어느 날 훌연 걸망을 지게 됐다.”

공부하며 정진하는 수행자 영축총림 통도사 포교국장 선행스님이 매주, 하루하루를 기록한 산문집 <맑은 가난>을 펴냈다. 현재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님이 지난해 불교신문에서 연재한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으로 으레 생각하는 수행자의 진부한 삶이 아닌 생기롭고, 활력이 넘치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수행은 곧 모든 것에 가난하다는 마음이 절실할수록 더욱 깊어지리라”며 수행의 맑음과 수행자의 가난한 마음이 곧 정진과 수행이라는 스님의 35년을 반조하는 수행기 45편이 담겨 있어 주목된다.

“수행을 통해 매 순간 ‘나’를 마주하며 걸망 하나에 의지해 그 무엇도 부러운 것 없이 뿌듯함으로 정진한 여운으로 이 글을 써 내려갔다”는 선행스님은 초라한 통장 잔액을 확인하고 허탈한 감정을 숨길 수 없던 때, 기거하던 곳의 수도관이 얼어 물을 길어서 생활하던 때 등 그동안 순탄치 않았던 수행자로서의 삶을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히 수행 에피소드를 넘는 이 책에는 수행하며 많은 것을 덜어내고, 덜어낸 자리에 채운 수많은 깨달음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선운사 강주를 역임한 영축총림 통도사 포교국장 선행스님이 매주, 하루하루를 기록한 산문집 '맑은 가난'을 최근 출간했다.
제24교구본사 선운사 강주를 역임한 영축총림 통도사 포교국장 선행스님이 매주, 하루하루를 기록한 산문집 '맑은 가난'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1장은 발심, 2장은 기도, 3장은 정진에 관한 이야기, 4장은 수행에 관해 쓰인 글로 구성됐다. 발심이 들어 기도하며, 정진하고 마침내 수행의 경지에 마주하게 되는 만큼 승가의 세월을 뛰어넘는 울림을 엿볼 수 있다.

“2년간 발우 시봉 이후에도 <화엄경> 공부를 하는 내내 줄곧 살펴 주셨다. 그 보살핌으로 지금까지 정진하면서도 경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도 그러한 훈기의 덕택이라 여겨진다.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 돌아볼 때 아쉬움 속에서도 이렇게 지낼 수 있게 되어 새삼 그 은덕에 감사드린다.” 1장은 출가해서 산 이야기, 대중과 불교대학 강의를 하며 수행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특히, 출가해 항상 함께했던 도반 스님에 관한 이야기는 출가의 어려움 속에서도 선행스님이 수행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힘임을 생각하게 한다.

“지난 주말에는 불교대학 강의하는 반에서 1080배를 했다. 20년 넘게 이렇다 할 절을 한 일이 별로 없었기에 내심 불안한 생각도 있었다. 다행히 보름 전에 미리 예고했기에 새벽마다 108배를 한 덕이라 여겨진다. 당일엔 일찍이 강원에서 함께 공부하고, 지금은 종무소 소임을 함께 보고 있는 소임자로서 평소 기도와 절로 일관해 온 스님까지 흔쾌히 동참한 자리였다…축원을 마치고 돌아서서 마주한 순간 한결 같이 환한 모습에 되레 이쪽에서 감동이었다. 흐뭇한 주말이었다.” 2장은 기도와 발원에 관한 이야기다. 원력과 발원을 담은 기도는 기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혼탁한 세상을 정화하는 힘도 지닌다. 스님들이 사찰에서 공양을 지으면서, 108배를 하면서, 안거를 지내면서 하는 기도가 모두 그러한 원이 담겨 있는 만큼 독자에게도 충분히 위로가 될 만한 하다.

이와 더불어 3장은 정진하며 지난 이야기다. 안거 중에 일어난 일, 매주 연재를 하며 운력을 다한 일, 불교방송 등에서 대중강의를 하면서 느낀 스님의 수행정진에 대한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4장에서는 스님이 겪어 온 수행의 삶을 총망라하듯 출가와 공부, 강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더욱이 그동안 연재와 불교방송, 불교대학 등의 강의를 정리해 스님의 수행과 불법 홍포에 대한 발원이 녹아 있다. 선해스님은 “코로나 등 세계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이 불안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1985년 진철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통도사 강원과 율원을 거쳐, 은해사 삼장 경학원을 1기로 졸업했다. 해인사, 송광사, 봉암사 등에서 10여년 정진했고, 해인사, 법주사 강원을 거쳐 백양사, 선운사 강주를 역임했다. 현재는 통도사 포교국장 소임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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