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별

탄하스님 지음/ 조계종출판사
탄하스님 지음/ 조계종출판사

총무원 재무부장 탄하스님
지구촌공생회 케냐 지부장
당시 써내려간 ‘수행일기’

“이곳에서 작은 힘 보태며
내가 지금 할 일을 한다"

“부처님, 내일도 변함없이
제게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마실 물은 물론 먹을 것, 잠잘 곳과 입을 것도 없으며 인간이 살아가는 데 당장 필요한 것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없는 아프리카 케냐의 시골마을. 조계종 총무원 재무부장 탄하스님은 이 척박한 곳에서 땅을 파 물을 긷고, 흙을 일궈 농사를 지었다. 말이 안 통하는 마을사람들과 함께 아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를 짓고 스스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뛰어다녔다. 검붉은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과 들판에 이는 마른 먼지만이 사방을 뒤덮는 막막함 속에 스님은 “부처님, 내일도 변함없이 제게 일할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라고 끊임없이 기도했다. 최근 출간된 <케냐의 별>은 탄하 스님이 아프리카 케냐에서 국제구호활동을 하며 써 내려간 수행 일기이다.

탄하스님이 2018년 지구촌공생회 케냐 지부장 소임을 맡을 당시격려차 방문한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 등을 안내하고 있는 모습.
탄하스님이 2018년 지구촌공생회 케냐 지부장 소임을 맡을 당시격려차 방문한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 등을 안내하고 있는 모습.

2002년 의성군 노인복지회관을 위탁받아 2014년까지 12년 동안 노인 복지에 진력한 탄하스님은 우리나라 최초로 노인복지관 분관제도를 도입, 어르신들이 골고루 복지 해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의성포교당 관음사 주지 소임을 살면서 불교대학을 운영, 젊은 불자 포교에 매진했으며 지역 스님들과 함께 공무원불자회, 경찰불자회 포교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탄하스님은 국내에서 12년간 복지관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지구촌공생회의 문을 두드렸다. 제때 교육받지 못하는 아이들과 충분히 먹지 못하는 아이들과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곁에 있겠다는 원력도 세웠다. 그렇게 발원하고 2014년 7월 지구촌공생회 케냐 지부장으로 임명받아 5년간 활동했다. 피부색도 얼굴 생김도 언어와 관습도 다른 그들과 함께 살았다. 우물을 파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 비록 험난한 과정이 이어지지만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밭을 일구어 농장을 만들었다. 씨앗을 파종할 수 있다면 아이들 스스로 먹을 것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지 아이들을 위한 학교도 지었다. 마을 사람들과 같이 지은 학교에서 아이들은 읽고 쓰는 것을 배우는 동시에 어떻게 자립해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할 수 있었다. “교육은 인간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교육은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스스로 변화할 기회를 만든다”는 스님의 원력이 낯선 검은 대륙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2018년 11월 귀국 이후 지구촌공생회 본부에서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며 지구촌공생회 활동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뜻 깊은 불사이긴 하지만 케냐 국민의 대부분은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는 만큼 철저하게 그들의 종교와 문화를 존중하는 지혜가 필요했다. “우리가 학교를 지으면 교육은 그들이 알아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들에게 불교를 알리려고 하지 말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이는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이 해외 구호사업을 펼칠 때 항상 전하는 당부사항이기도 하다. 그들을 돕되 굳이 포교하지 말라는 뜻은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지극한 배려인 동시에 종교를 떠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손을 내민다는 보살의 원력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행 삼아 생활하지 않는다면 현실에서 부딪히는 모든 일이 사사건건 괴로움이 돼 자신을 괴롭힐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순간순간 탄하스님이 겪었던 마음의 단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보살행이 어떠한 작은 일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책 추천의 글을 통해 “은사이신 태공 월주 큰스님 원력과 가르침에 따라 이역만리 케냐에서 5년 동안을 머무르며 버둥거리는 맨땅에 희망의 잎맥을 피어 올린 총무원 재무부장 탄하스님의 노고에 종단을 대표하는 총무원장으로서 고마움을 표한다”면서 “그러한 역경의 과정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나오게 된 인연공덕을 수희 찬탄한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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