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김대현 지음/ 운주사
김대현 지음/ 운주사

<술몽쇄언>은 ‘꿈을 이야기하는 자질구레한 말’이라는 뜻으로, 조선 후기의 유학자인 월창 김대현의 수필이다. 저자는 유학자이면서도 불교에 심취하여 40세에 <능엄경>을 접하고 불교에 귀의했으며, 죽을 때까지 오로지 불교 공부와 수행에만 몰두했다. 한평생 수많은 저서를 남겼으나 죽기 직전 모두 불태워 버렸으며, 현재 <술몽쇄언>과 <선학입문>이 전한다.

최근 출간된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은 김대현의 <술몽쇄언>을 온전히 번역한 것으로, 사람이면 누구나 꾸는 꿈을 통해 불교의 정수인 깨달음을 말하고 있다. 불교의 깨달음과 인간의 생사문제를 꿈이라는 비유를 통해 담담하고도 세밀하게 묘사가 돋보인다.

저자는 <술몽쇄언>에서 사람들의 관심사인 꿈을 소재로 하여 불교의 깊은 의미를 드러내고자 했다. 꿈을 선택한 동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선시대는 불교가 억압받고 유교가 숭상되던 시기였던 만큼 불교 포교와 중생 계몽을 드러내 실천하기란 쉽지가 않았기에 꿈을 통한 우회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불교를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꿈이라는 소재만으로 불교의 진수를 말하면서 불교의 깨달음인 견성(見性)을 위한 수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삶과 죽음, 고통과 슬픔, 기쁨과 즐거움으로 점철된 중생의 인생에 대한 본질, 사람들의 욕망과 어리석음은 물론, 지식인들의 가치관에 대한 한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불교의 깨달음의 입장에서 이 모든 것들의 본질은 자체의 어떤 특별한 별도의 성질(自性)이 있는 것이 아닌, 그저 꿈이고 공(空)”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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