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는
디지털 문맹을 탈출하는 것
백신 접종하고
코로나 진정된다 하더라도
디지털 세상으로
진화 속도는 빨리질 것

복잡하게 전개될 세상
작은 기여라도 하려면
인간에 대한 공감 바탕
디지털 이해 중요

해마다 연초가 되면 이거 하나만은 꼭 해야지 하는 결심을 한다. 중국어 공부처럼 성과를 얻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작심삼일로 그치고 말았다. 서예학원에 등록하고 한 두 번 나가다 만 붓글씨가 대표적이다.


한 친구는 1월 한 달 금주를 했다고 자랑하며, 2월에는 플랭크라는 운동을 할 생각이라고 한다. 거창한 목표를 세웠다 흐지부지 된 수차례 경험 후에 찾은 방법이라며 한 달 마다 하나씩 다른 목표를 시도하겠단다.


나의 올해 목표는 디지털 문맹을 탈출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수많은 앱이 깔려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KTX 예매 등을 제외하고는 사용한 적이 별로 없다. 작년 12월 온라인으로 중앙신도회 총회에 참석했다. 앱을 깔고 영상으로 진행한 새로운 형태였다. 이런 방식의 회의는 처음이었으며, 연배가 있는 분들이 많다 보니 더 낯설어하는 모습이었다. 볼륨 조절을 못해 목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놀랐다는 뒷이야기도 들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비대면의 일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사회는 직접 접촉하지 않고 만나는 언택트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대학의 사례는 이런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2년간 향후 다가올 미래의 수업방식에 대한 회의를 수차례 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캠퍼스가 봉쇄되자 1주일 만에 모든 학생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다.


백신이 접종되고 코로나가 진정된다 하더라도 디지털 세상으로 진화하는 속도는 점점 빨리질 것이다. 단순한 기술혁명에 그치지 않고 한 사회의 문화혁신, 가치혁신의 단계로 올라갈 것은 자명하다. 이미 보편화된 교육뿐 아니라 의료, 중소기업, 소상공인 분야까지 비대면의 영역이 확대될 것이다. 분명 문명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이다.


어제보다 복잡하고 내일보다는 단순한 것이 언제나 오늘이다. 당장의 필요가 덜하다고, 익숙하지 않다고 외면한다면 세상의 흐름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상(濫觴)이라는 말이 있다. 소줏잔을 띄울 작은 물만 있다면 큰 배도 띄울 수 있다는 뜻이다. 운동을 시작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현관문을 여는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시작은 작은 용기로도 충분하다. 아는 교수님 한 분은 새해가 되면 늘 금연 결심을 한다. 벌써 몇 해째 반복되다 보니 주변에서 금연전문가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그럼에도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무엇인가 또 목표를 정하고 시도한다는데 즐거워하고 있다.


문명의 이기를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디지털에 대한 지식은 꼭 필요하다. 복잡하게 전개될 세상에 작은 기여라도 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의 이해가 아주 중요할 것이다. 새해를 맞은 뒤 한 달이 지나니 슬슬 꾀가 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디지털 문맹을 탈출함으로서 두 가지 모두에 한 걸음 더 다가서야지 하는 마음을 즐겁게 다잡아본다.

[불교신문3654호/2021년2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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