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만난 붓다

김준희 지음/ 올리브그린
김준희 지음/ 올리브그린

불자 피아니스트
클래식 음악으로
붓다의 생애 소개

“불자들이 클래식
관심 갖는 계기되길”

‘부처님오신날과 어울리는 클래식 곡이 있을까’를 화두로 불교와 클래식 접점을 모색한 안내서 <클래식을 만난 붓다>가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방송 출연과 기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클래식 음악으로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소개하고 있는 불자 피아니스트 김준희 씨는 “붓다와 그의 가르침은 모든 예술로 해석되고 표현될 수 있다”면서 이 책을 펴냈다.

저자에 따르면 붓다의 가르침은 특수하면서도 보편적인 진리다. 예술 또한 특수하면서도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그러면서 모든 예술 중 가장 직접적인 감동의 울림을 주며, 인류의 보편적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을 통해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해석했다. 특히 클래식 음악 작품과 작곡가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붓다의 삶의 큰 부분들을 함께 풀어보며 그 접점을 찾아 주목된다.

저자는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 음악대학 기악과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 박사과정과 샌프란시스코 콘서바토리 전문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한국일보 콩쿠르, 삼익 콩쿠르, 문화일보 콩쿠르, 리스트 국제 콩쿠르 등에 상위 입상했고 국내외에서 30회 이상의 독주회와 협연, 실내악 연주회를 가진 실력파 음악인이다.

저자는 대학원 재학 시절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의 작품을 연구하면서 선율적으로 동양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교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선곡을 하기 전에 부처님의 탄생뿐만 아니라 일생 전체를 클래식 음악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경이로운 부처님의 탄생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아름답기만 한 봄노래 보다는 모든 것을 성취한 붓다를 상징할 수 잇는 봄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은 곳을 택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슈만의 첫 번째 교향곡이다. 슈만은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 문학적인 음악 언어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했기 때문에 부처님오신날 가장 먼저 생각난 작곡가였다.

불자 피아니스트 김준희 씨가 불교와 클래식 접점을 모색한 음악 안내서 '클래식을 만난 붓다'를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책에 수록돼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부처와 선인’ 부조상.
불자 피아니스트 김준희 씨가 불교와 클래식 접점을 모색한 음악 안내서 '클래식을 만난 붓다'를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책에 수록돼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부처와 선인’ 부조상.

이와 더불어 여느 종교에서 찾을 수 없는 ‘사문유관(四門遊觀)’을 설명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진지하고 성실한 작곡가로 꼽히는 브람스의 작품을 택했다. 예원학교 시절, 호른 연주를 처음 듣고 ‘멀리서 아빠가 다정하게 나를 부르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한다. 항상 조연으로 점잖게 자리를 지키는 악기 속에 숨겨진 부정(父情)과도 같은 음색을 무대 가장 밝은 곳으로 끌어낸 호른 트리오를 소개하면서 부모님의 은공에 작게나마 보답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부처님의 탄생을 위한 작품들을 고른 작업은 부처님의 일생 전체를 클래식 음악으로 설명하는 교계 신문사의 연재로 이어졌고, 그 결과물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더욱이 클래식 음악 작품마다 QR코드를 제공하고 있어,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저자는 “독자 여러분들께서 인류에게 남겨진 보석과도 같은 두 진리의 세계를 함께 만나는 즐거움을 누리시기를 바란다”면서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불자들이 클래식 음악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고 클래식 애호가들도 어렵고 낯선 불교가 아닌 친근한 느낌의 붓다를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저자는 학문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슈베르트의 소나타 D. 960, 삶과 죽음을 통한 해석’과 ‘윤이상의 오라토리오 ‘연꽃 속의 진주여!’에 관한 연구‘ 등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국립인천대’ 기초교육원에서 기초교양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경희대와 고려대에서도 강의하고 있다. 장형준 서울대 음악대학 교수는 책 서평을 통해 “음악과 종교는 보다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피아니스트로서의 연주 경험과 깊은 학문적 사유를 바탕으로 붓다의 일대기를 클래식 음악이라는 소재로 섬세하게 풀어낸 저자는 불교와 클래식 음악이라는 두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음악이 다른 그 어느 예술보다 충분히 통섭적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스물 세 편의 수채화 속에서 붓다와 클래식 음악이 나누는 지적인 대화에 귀 기울여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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