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붓다의 근본 가르침과 네 가지 쟁점

박광준 지음/ 민족사
박광준 지음/ 민족사

"부처님 당시 불교 기술"
초기불교 관심자 위한
'교리 안내서' 선보여

사회, 문화, 역사적 배경
논리적으로 풀어 눈길

전 세계 수많은 구도자들이 이 가르침을 체험하기 위해 지난 50여 년 동안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로 몰려들었다. 테라와다 불교로도 불리는 ‘초기불교’를 배우기 위해서다. 이는 초기 붓다와 제자들의 가르침을 잘 보존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행 방법 역시 이미 대승으로 넘어와 안착된 방법이 아니라 부처님 당시의 수행법과 가장 유사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광준 일본 북쿄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초기불교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을 위한 초기불교 안내서 <초기불교-붓다의 근본 가르침과 네 가지 쟁점>이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초기불교를 만들어 낸 사회·문화적 바탕과 역사적 배경을 논리적·합리적으로 설명하고, 그 교리에 관련된 몇 가지 쟁점을 명료화함으로써 초기불교에 관한 새로운 논의 마당을 만들기 위해 출간됐다.

특히 저자는 △깨달음의 조건은 무엇인가 △‘육년고행설’이라는 오해는 어떻게 고착화되었는가 △붓다는 윤회를 어떻게 보았는가 △붓다 업론과 바라문 업론은 어떻게 다른가 등 초기불교 관련 학계에서 아직까지 합의되지 않은 핵심 쟁점들 네 가지를 정리한 뒤 그에 관한 저자의 견해를 제시하는 데 내용 절반을 할애해 눈길을 끈다.

초기불교는 붓다 재세기(在世期)를 포함해 붓다 입멸 후 약 100~200년까지 존재했던 모습의 불교를 가리킨다. 인도불교는 초기불교, 부파불교, 대승불교 순으로 발전했다. 부파불교는 불법 해석을 둘러싸고 승가가 분열하면서 생겨난 불교이므로 초기불교와는 그 성격을 달리하며, 대승불교는 그 후 다시 200년 이상 흐른 뒤에 생겨난 불교다. 이 책은 붓다의 근본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초기불교에 주목한다. 저자는 “오늘날 불교가 가진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붓다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이 책 제1부는 초기불교의 사상적 토대를 가능한 한 폭넓게 검토한다. 붓다 사상을 고대 인도의 정치·경제·사상적 풍토와 연기적 관계로 파악해 그 특징을 밝힌다. 여기에는 초기불교 경전에 관한 논의가 비교적 많이 포함돼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초기불교 경전을 최초기 경전과 후대에 추가된 경전으로 다시 분류해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도 경전이 한역되는 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기술했으며 한역 경전의 문제와 한계도 지적했다. 두 번째, 제2부에서는 초기불교에 관련된 쟁점을 4가지로 유형화해 제시하고 그 각각을 하나의 장으로 만들어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이와 더불어 세 번째는 이 책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인 종장이다. 인간 붓다를 만난 저자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붓다가 제시한 길을 따라 걸어 보니, 전에 없이 평화를 느낀다는 체험담이다. 저자의 붓다의 가르침이 어떻게 각자의 삶에 적용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저자는 초기불교의 특성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실천성임을 강조하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불교 실천담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넷째는 사진과 해설이다. 책 말미에는 인간 붓다와 관련된 사진 46점이 실려 있다. 초기불교의 사실성을 뒷받침해 주는 사진들만을 가려 뽑은 것이다. 저자가 직접 인도 현지에서 담은 것으로 본문 내용과 연계돼 있는 만큼 그때그때 사진과 해설을 참고하면 본문의 내용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저자는 “초기불교 초심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평이하게 기술하려고 노력하긴 했으나, 전문적 논란거리를 포함하고 있다”면서 “그러므로 이 책은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전문적으로 초기불교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을 위한 책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이어 “초심자들도 넓은 눈으로 초기불교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복잡한 교리를 소개하기보다는 초기불교를 만들어 낸 그 바탕과 배경을 논리적,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역점을 뒀다”면서 “합리적인 관점에서 불교를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비록 초심자라고 하더라도 쉽게 받아들여지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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