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정서 담은 ‘향가’ 불교 인연 깊어”
“한민족 정서 담은 ‘향가’ 불교 인연 깊어”
  • 이성수 기자
  • 승인 2021.02.16 13:07
  • 호수 3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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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시회 전통 이으며 '창작'
동인 17명, ‘시회’ 36회 개최
향가를 낭송하며 의견 교환
‘현대향가’ 3집 까지 발간도
고영섭 동국대 한국불교사연구소장을 비롯한 14명의 동인들이 참여한 향가시회가 향가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동인들이 발간한 ‘현대향가’ 1,2,3집.
고영섭 동국대 한국불교사연구소장을 비롯한 14명의 동인들이 참여한 향가시회가 향가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동인들이 발간한 ‘현대향가’ 1,2,3집.

한자의 음과 뜻을 빌어 우리말을 표기한 향찰(鄕札)로 지은 향가(鄕歌)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동국대 한국불교사연구소(소장 고영섭)에서 진행되는 향가시회(鄕歌詩會) 동인들은 2017년 3월 동국대 만해관에서 제1차 향가시회(鄕歌詩會)를 개최한 이후 2020년 12월까지 모두 36차례 같은 행사를 열었다. 모임 참석자들은 <삼국유사>의 향가 14수와 <균여전>의 보현십원가 11수를 함께 낭송하고 토론하면서 의견을 교환해 오고 있다. 한국문학의 중요한 성과인 선시(禪詩)에 대응하는 향가를 읽고 현대향가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동인들이 직접 지은 향가를 담은 <현대향가(現代鄕歌)>를 세 차례 펴냈는데, 1집 <노래 중의 노래>, 2집 <시가 중의 시가>, 3집 <가사 중의 가사>가 그것이다.

 

향가의 전통을 시대 흐름에 맞춰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향가시회 동인들.
향가의 전통을 시대 흐름에 맞춰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향가시회 동인들.

이러한 활동은 자칫 단절될 수 있는 향가의 전통을 시대 흐름에 맞춰 발전적으로 계승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동인은 17명으로 다음과 같다.

고창수, 윤정구, 정복선, 주경림, 고영섭, 서재택, 안승우, 지현아, 이혜선, 이태규, 김용길, 석연경, 유소정, 박진홍, 김현지, 박용진, 이영신.

향가시회의 <현대향가>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영섭 한국불교사연구소장(동국대 불교학부 교수)은 “향가의 ‘향(鄕)’은 ‘국(國)’의 다른 표현으로 우리나라 ‘노래 중의 노래’이자 ‘가사 중의 가사’이며 ‘시가 중의 시가’”라고 강조했다. 향가는 한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담은 문학작품으로 불교와의 관련성도 매우 깊다고 했다.

고영섭 교수는 “불도유(佛道儒) 삼교의 가르침은 우리 고유의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 사상을 아우른 풍류도(風流徒)에 이미 그 내용이 들어있다”면서 “풍류도를 다시 끌어안고 본류로 자리한 불교가 도교, 유교, 기독교의 지류에 흘려준 풍류의 맥을 현대적 어법과 감각으로 형상화해 내려고 한다”고 향가에 관심을 갖은 동인들이 활동하는 취지를 설명했다.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윤정구 시인은 “학부 시절 (동국대) 대강당에서 무애(无涯) 양주동(梁柱東) 교수의 향가 특강을 들은 기억 밖에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며 “하지만 향가 공부를 시작하면서 향가를 읽는 재미에 빠져들어 지지부진하던 시공부가 활기를 띠게 되었다”고 향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영섭 교수는 “<현대향가> 동인들은 고·중세 이래 이 땅 시인들의 시 형식과 시 정신을 조술(祖述)하고 계승하고자 뜻을 모았다”면서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여 ‘자연지능’ ‘지혜지능’의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즉 시대와 괴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당대(當代)와 호흡을 같이하는 향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발원이다. “불성(佛性)인간으로서 최고의 가사이자 최고의 노래인 향가를 ‘현대향가’의 이름으로 재현해 내려고 합니다. 전통을 담아낸 현대와 현대를 넘어서는 전통을 아우르며 ‘현대향가’ 즉 ‘오늘의 향가’를 불러보고자 합니다.”(고영섭 교수)

사뇌가(詞腦歌)라고도 불리는 향가를 현대의 어법과 전통의 형식에 맞춰 ‘현대향가’를 이뤄내기 위한 향가시회와 <현대향가>는 노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4구체, 8구체, 10구체의 형식으로 우리 문학 속에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향가의 명맥을 창조적이고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원력 때문이다. 향가를 사랑하는 동인들의 이러한 활동은 한국의 고유한 전통문화를 현대에 구현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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