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 ‘동참’

불교기와 현수막 들고 앞장서
국민들 박수로 스님들 환영해
한국불자들 “응원 지지” 표명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항의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미얀마 스님들도 참여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미얀마인들의 시위 모습으로 대열 앞에 가사를 수한 스님들이 보인다. 출처=페이스북.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항의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미얀마 스님들도 참여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미얀마인들의 시위 모습으로 대열 앞에 가사를 수한 스님들이 보인다. 출처=페이스북.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군부의 쿠데타에 반대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짙은 황색 가사를 입은 미얀마 스님들의 참여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

외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제2도시 만달레이, 수도 네피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스님들이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다. 미얀마 스님들은 불교기와 더불어 영어와 현지어로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미얀마를 구하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 결행 이후 스님과 국민들의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경찰을 앞세워 대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고, 가담자들을 체포하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자칫 유혈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쿠데타에 반대하는 스님들과 시민들을 중심으로 항의시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미얀마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 매체와 외신에 의하면 미얀마 국민들은 쿠데타에 항의하는 의미의 세손가락을 들고 시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우리는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국민 편이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양곤, 만달레이, 네피도를 비롯한 각지에서 시위를 전개하며 쿠데타 세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대열을 이끄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언론과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8일 “양곤 시내에서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민들이 행진할 때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선두에서 이끌었다”면서 “스님들이 등장하자 시위대는 박수를 치면서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국민들은 매일 오후 8시 냄비나 깡통을 두드리거나 차량 경적을 울리며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뜻을 밝히고 있다. 세 개의 손가락을 펼쳐 세운 것도 쿠데타에 반대하는 상징이다. 사진은 미얀마 국민들이 쿠데타 항의 운동에 동참을 호소하며 만든 스티커이다.
미얀마 국민들은 매일 오후 8시 냄비나 깡통을 두드리거나 차량 경적을 울리며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뜻을 밝히고 있다. 세 개의 손가락을 펼쳐 세운 것도 쿠데타에 반대하는 상징이다. 사진은 미얀마 국민들이 쿠데타 항의 운동에 동참을 호소하며 만든 스티커이다.

 

이에 앞서 군부의 쿠데타 가능성이 제기되던 지난 1월 26일에는 ‘미얀마승려연합’이 “법대로 정의롭게 진행하길 당부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스님들의 소식이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지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재영 성철선사상연구원 연학실장(성균관대 초빙교수)는 페이스북에 “군부의 쿠데타에 맞서 저항하는 승려들을 보니 8,90년대 전두환 정권에 맞서던 때가 생각난다”면서 “불교가 시민들의 희생을 줄이고 버마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는데 있어 정신적 리더가 되길 기원한다”는 응원의 글을 게시했다.

이밖에도 다수의 한국 불교인들이 미얀마 민주화운동 소식을 담은 뉴스를 SNS로 공유하거나 댓글을 다는 등 지지 의사를 밝히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전통적으로 불교국가인 미얀마는 불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스님들의 시위 참여와 입장 표명은 쿠데타를 반대하는 국민들에게 지지를, 군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얀마는 전체 인구 가운데 89.4%가 불교도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스님들의 영향력이 크다.

미얀마 스님들은 지난 2007년 군사정권의 급격한 유가(油價)인상으로 촉발된 항의 시위에 1만여 명이 참여하며 시민들이 승리를 거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바 있다. 이때 언론에서는 미얀마 스님들이 수하는 ‘짙은 황색 가사’를 상징하여 ‘샤프론 혁명(Saffron Revolution)으로 불리기도 했다.

스님과 국민들의 저항이 확산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쿠데타 세력들이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유혈사태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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