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긴축재정 운용…소중한 삼보정재 헛되게 쓰지 않을 것”

재무부장 탄하스님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종단에서 책정한 분담금을 성실히 납부해준 각 사찰 주지 스님들과 사부대중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종단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총무원 재무부장 탄하스님을 만나 올 한해 재정 운영 계획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특히 탄하스님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종단에서 책정한 분담금을 성실히 납부해준 각 사찰 주지 스님들과 사부대중에게 특별함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여파는 사찰 재정에도 치명타를 입혔다. 전국 사찰의 분담금으로 운영하는 종단 재정 상황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종단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총무원 재무부장 탄하스님에게 올 한해 계획을 들었다.

24일 만난 재무부장 탄하스님은 지난해 긴축 운영으로 종단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재정적 토대는 마련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최대한 긴축 운용해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한 삼보정재가 헛되게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탄하스님은 힘든 상황에서도 책정된 분담금을 성실히 납부해준 각 사찰 주지 스님들과 사부대중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 백신이 개발됐다고 하지만, 집단면역이 생기고 정상적인 활동이 이뤄지기 전 까지 사찰과 종단의 경제적 어려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분담금 중심의 종단 재정 구조에 우려를 표하며, 수익 사업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탄하스님은 물론 현재 종단 재정 구조를 개선하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사찰이나 종단이 수익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자본력이 낮은 상황에서 성급한 개선은 오히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찰 지점 사업자등록증 개설 가능
새로운 재정구조 모델 검토 진행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상황을 관망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재정구조 모델을 검토하는 작업을 이미 시행 중이다.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사찰의 지점 사업자등록증 개설이 가능해진 점이다. 재무부는 지난 연말 국세청과 협의해 사찰의 고유번호증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경우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사업자등록증을 지점으로 발급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다시 말해서 사찰이 찻집이나 유효 부동산 임대 등의 사업을 합법적으로 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사찰에서 수익사업을 고민하면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한 사례다. 종교 본연의 목적사업을 유지하면서, 사찰 상황에 맞게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탄하스님은 이처럼 종단의 새로운 재정구조 모델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까지의 사고를 벗어난 관점에서 고민돼야 할 것이라며 실무부서 단위를 넘는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논의 구조가 우선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합리적 분담금 책정기준 마련
종단 분담금 제도 신뢰 높일 것

사찰 등급 조정업무도 재무부가 올해 중점적으로 다룰 현안이다. 지난해 시행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상황. 탄하스님은 사찰 등급 조정을 통해 합리적인 분담금 책정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중앙종무기관의 안정적 재정 기틀을 구축하고 분담금 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일 갈 예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재무부는 일선 사찰에서 잘 알지 못해 납부한 재산세·종합부동세 등을 환급해준 성과를 올렸다. 재무부의 도움으로 환급 및 취하 감면 받은 사찰의 사례는 총 25.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찰에서 세금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납부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재무부는 올해 주요 사찰 종무원들을 대상으로 세무 관련 교육을 진행해 최소한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세무 관련 상담을 상시 받고 실질적인 대응이 이뤄질 수 있는 세무 전문가 및 자문단 조직도 검토 중이다.

탄하스님은 세금은 일단 부과되고 납부하고 나면, 구제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납부 이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무엇보다 총무원과 공유한 뒤 공동으로 대응해야 부당한 세금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탄하스님은 관련 사례를 취합하고 분석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는 사찰 세무 관계 법령과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잘못 납부한 종부세 환급 성과
세무자문단 조직도 계획 중

재무부는 중앙종무기관에서 가장 바쁜 부서 중 하나이다. 각종 회계는 업무를 기본으로, 사찰의 재산 처분, 기채 승인, 부동산 임대 등의 중요한 일도 상시 진행된다. 2년 째 재무부장 소임을 맡고 있는 탄하스님의 운영 기조는 원칙융통성의 조화다. ‘이 움직이는 부서이다 보니 꼼꼼하게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종도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는 게 스님의 지론이다.

탄하스님은 재무부는 기본적으로 종단의 각종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서비스 부서라며 그렇기에 어느 누굴 만나든 권위적이지 않고 웃는 얼굴로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것을 재무부 식구들에게 늘 당부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사실 재무부장 탄하스님은 최근 큰 수술을 받았다. 현재도 치료를 계속 받으며 힘겹게 병마를 이겨내고 있다. 그럼에도 종무에 대한 책임감과 밝은 얼굴로 타인을 배려하는 성품은 이전보다 더 깊게 배어있었다.

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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