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교학술원 ABC사업단, 100권 출간 기념식 및 세미나

방역 수칙 준수 영상으로 진행
총무원장 스님 등 격려 이어져
2022년까지 323종 번역 작업

한글본 한국불교 전서 1권부터 50권까지.
한글본 한국불교 전서 1권부터 50권까지.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편찬된 한국불교 관련 저술을 집대성한 <한국불교전서>를 한글로 옮기는 대작불사가 분수령을 넘어섰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자광스님)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ABC) 사업단(단장 김종욱)은 지난 1월 29일 동국대 원흥관 3층 i-SAPACE에서 ‘21세기 한국불교대장경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100권 출간의 의의와 전망’이란 주제로 기념식 및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1부 기념식과 2부 학술대회로 나누어 진행된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참석 인원을 최소화한 가운데 환영사, 치사, 축사도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방영했다. 조기룡 불교학술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1부에서는 김종욱 ABC 사업단장의 경과보고가 진행됐다.

<한국불교전서>는 신라 원측스님의 <반야심경찬>에서 구한말 보정스님의 <염불요문과해>까지 323종의 저술을 시대별·저자별로 분류해 수록했다. 동국대가 지난 1979년 1월 제1책을 발간 한 이후 2004년 12월까지 제14책을 선보인 역작이다. 한국불교 사상사를 총체적으로 조명한 1차 자료인 <한국불교전서>를 현대인들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은 2007년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한국불교전서 역주사업단’이 출범하여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51권부터 100권까지.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51권부터 100권까지.

2008년 제2차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편찬위원회를 개최해 예산 확보 방안을 마련한데 이어, 2010년 6월 7권을 출간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같은 해 동국대 정각원에서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출판 고불식과 기념 학술대회를 열고 2012년 2월까지 21권의 역주서를 발간했다.

역주사업단의 성과를 계승한 불교학술원은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 사업’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단계 사업을 진행해 50권을 출간했다. 2016년 1월 20일에는 <한국본 한국불교전서 50권 발간기념 도서목록>을 간행하고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사업의 성과와 전망’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동국대 도서관에서 개최했다.

2016년 3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진행하고 있는 2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에 100권까지 출판한 것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동안 발간된 ‘한글본 한국불교전서’를 시대별로 분류하면 신라 22권, 고려 12권, 조선 66권으로 수록된 원전은 124종이다.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100권 발간을 축하하는 기념식에서는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지속적인 사업 진행을 발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장 자광스님은 “<한국불교전서>의 한글화라는 원력에 그치지 않고, 안으로는 우리의 역경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밖으로는 한국불교를 창조적으로 전승하고, 나아가 우리 문화의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는 출발점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내용의 개회사를 전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사업단은 1월29일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100권 출간에 즈음해 기념식및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종합토론후 기념 촬영.
동국대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사업단은 1월29일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100권 출간에 즈음해 기념식및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종합토론후 기념 촬영.

윤성이 동국대 총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시리즈 간행은 동국대 역경(譯經)의 전통을 21세기에 구현하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 “불교학술원은 번역사업 과정에서 교육을 통해 후속세대를 양성하고 대중화 방안을 모색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조계총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동국대 이사장 성우스님이 영상을 통해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100권 출간을 축하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치사를 통해 “불교 연구와 대중화의 중심인 불교학술원에서 부처님 말씀이 오롯이 담긴 한글로 된 경전을 끊임없이 출판해 왔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여기에 더해 한국에서 찬술한 불서의 한글 번역서 100권을 발행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축하했다.

동국대 이사장 성우스님은 “<한국불교전서>는 한국불교 선지식들의 사상과 정신이 들어 있는 귀중한 문헌으로, 가르침을 이 시대의 언어로 세상에 알리는 매우 중요한 불사”라면서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본 사업을 이끌고 수행해 온 분들의 노고를 치하고 앞으로 역주와 출판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종욱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사업단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김종욱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사업단장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한편 1부 기념식이 끝나고 진행된 2부 학술대회는 한글본 한국불교전서의 성과와 의의를 살피는 1섹션과 활용과 전망을 점검하는 2섹션으로 나누어 이어졌다. 한상길 불교학술원 교수가 사회를 맡은 1섹션에서는 △원효 저술의 번역 성과와 연구사적 가치(한명숙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불가 문집 번역의 성과와 의의(김승호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 △조선시대 불교사와 한글본 한국불교전서의 성과(김용태 불교학술원 HK연구단 교수) 등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재수 불교학술원 교수의 사회를 본 2섹션에서는 △ABC 아카이브 현황과 국제적 활용 방안(김성욱 미국 컬럼비아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부 교수) △한국불교전서 보유편 편찬의 현재와 미래(박인석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김승호 동국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불가 문집 번역의 성과와 의의’라는 발표를 통해 “한글본 불가(佛家) 문집의 출판은 모호하게 처리된 채 그 문화사적 위상을 제대로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 불가문학을 재인식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조선시대 불교사와 한글본 한국불교전서의 성과’라는 주제발표에서 “지속적으로 많은 자료가 발굴되고 원전의 번역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어 활용가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제발표가 모두 끝난 뒤에는 최연식 동국대 사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송일기 전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김천학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단 교수, 김성은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김종욱 ABC 사업단장은 “그동안 동국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아카이브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불교전서>를 한글로 번역 출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불교의 다양한 전적을 우리 시대에 맞게끔 재창조하는 역주서 발간에 사부대중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100권 출간을 기념해 열린 학술대회의 종합토론 모습. 이날 기념식및 학술대회는 코로나 19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100권 출간을 기념해 열린 학술대회의 종합토론 모습. 이날 기념식및 학술대회는 코로나 19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기존에 출판된 한글본 한국불교전서를 아카이브에 탑재하여 누구나 웹상에서 검색 가능하도록 자료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간행 역주서의 70% 정도가 실렸고, 2단계 사업 종료 시까지 간행된 역주서를 모두 탑재할 예정이다. 이날 학술대회 자료집과 한글본 100건의 목록해제집 <한 권으로 읽는 한국불교전서 100>도 동국대 불교학술원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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