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꾸준히 늘던 후원금 감소
후원자 수도 대폭 줄어들기 시작

봉사자들 의지에도 활동 제한 여전
현장 모금 및 이벤트 사실상 중단돼

영세 단체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
복지 사각지대 놓인 이웃들 위해
나눔의 일상화, 대책 구체화 필요

코로나19 여파로 불교계 복지 기관과 시설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불교계 복지 기관 및 단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후원금 감소다. 기업 및 단체들의 물품 지원을 비롯해 봉사자들 수는 꾸준하지만 여전히 활동엔 제약이 걸린 상태다. 재난에 가까운 상황인 만큼 경제적 도움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코로나 상황을 고려한 정부 지원을 비롯해 복지 사각지대 놓인 이웃들을 위한 구제책 마련에 힘이 모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2020년 7월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서 조계종 자원봉사단 창립 25주년을 맞아 자비나눔 실천행사를 진행했다. 코로나 감염 위험으로 최소 인원이 참석해 후원품을 전달을 했다. 복지재단 상임이사 보인스님이 대표로 대체식을 전달하고 있다. 불교신문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2020년 7월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서 조계종 자원봉사단 창립 25주년을 맞아 자비나눔 실천행사를 진행했다. 코로나 감염 위험으로 최소 인원이 참석해 후원품을 전달을 했다. 복지재단 상임이사 보인스님이 대표로 대체식을 전달하고 있다. ⓒ불교신문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 산하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연간 후원액은 지난 1년 간 5300만원 감소했다. 일시 후원자 수는 2019년에 비해 202037% 감소, 정기 후원은 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사회복지재단의 연간 후원액을 비롯한 후원자 수는 2018년을 제외하고 2011년부터 10년 간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후원액과 후원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도 문제지만 재단 산하 봉사단체와 봉사자들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사회복지재단 소속 봉사단은 염불, 집수리, 급식, 골기 경락 등 대면 방식의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 초기인 1월과 2월 이후 사실상 모든 모임과 활동이 멈췄다.

어린이집과 쪽방촌 등 취약계층에 마스크를 전달하는 것 외 5인 이하 최소 인원이 투입돼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혜 대상들이 외부 인력 지원과 출입을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활동은 쉽지 않다. 지난해만 해도 사회복지재단의 대표적인 행사인 난치병 환아를 위한 3000, 매월 열리던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자비 나눔, 분기별 진행되던 연탄 나눔과 무료 급식 등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불교계 유일 장기기증 희망등록 단체인 사단법인 생명나눔실천본부도 후원금과 후원자 수가 줄었다. 2019년에 비해 2020년 연간 후원액은 200만원 감소, 후원자 수는 약 100명이 빠졌다. 액수만 보면 미약한 수치지만 보다 더 큰 문제는 장기기증 희망등록 신청자를 목표량 절반도 채 채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생명나눔실천본부가 모집한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수는 20195821명에서 20202130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조혈모세포 희망등록자는 20192917명에서 20201566명으로 감소했다. 매년 장기 기증 등록자가 5000명 이상, 조혈모 기증 등록자가 약 2500~3000명의 신규 희망자를 받아온 데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의 경우 SNS 이벤트 등을 통한 온라인 홍보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희망 등록을 신청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은 만큼,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생명나눔실천본부는 신규 희망 등록을 위해 매월 현장 캠페인을 펼쳐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대면 방식의 캠페인이 사실상 멈추면서 신청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상구 총무팀장은 후원 금액이나 개인 후원자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해도 희망 등록자를 신규 유치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정부나 지자체, 유관기관 등에서 일부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금이 크게 삭감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박 팀장은 코로나로 인해 현장 캠페인 활동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정부나 지자체가 고려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장애 불자들의 모임 ‘보리수아래’가 2020년 5월 개최한 노래 공연 모습. ‘동행, 코로나19의 어려움을 넘어서’를 주제로 열렸다. ⓒ불교신문
장애 불자들의 모임 ‘보리수아래’가 2020년 5월 개최한 노래 공연 모습. ‘동행, 코로나19의 어려움을 넘어서’를 주제로 열렸다. ⓒ불교신문

영세 규모의 단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명도가 있는 기관은 어느 정도 기부와 후원을 발굴할 수 있지만 소규모 단체는 지속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코로나 시국에 불경기가 맞물리면서 그나마 있던 후원까지 끊기는 상황이다.

장애인 불자 모임 보리수아래 최명숙 대표는 본래 후원금 자체가 워낙 작은데다 그나마 있던 후원까지 끊기는 상황이라며 모두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신규 후원은 기대하기 힘들더라도 장애인을 위한 관심까지 적어지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했다.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보인스님은 코로나 여파로 불교 복지 기관들이 모두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상황이 조금 더 나아지더라도 지금 당장은 후원자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봉사자들의 활동 반경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인스님은 어려운 때일수록 제일 피해가 큰 쪽은 취약계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한다일시적인 나눔보다 지속적 나눔으로 도움이 절박한 사람들이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나눔을 일상화하고 비대면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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