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1월19일 기자회견을 갖고 불기 2565년 신년 종단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지난 1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재정난이 가중되고 새로운 사업을 펼치기에 녹록지 않은 현실이지만 지혜와 자비를 구현하는 종단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원력을 내보였다.

3년차에 접어든 종단은 올해는 지난 2년간 추진해온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가시화를 중심사업으로 삼고 전통문화 보존 계승, 대사회적 역할,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보듬는 등의 종책을 추진한다. 그리하여 종단 안정을 토대로 한국불교 발전의 주춧돌을 놓는다는 것이 올해 종무행정 기조다. 

구체적으로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원만 추진을 위해 종단 역량을 집중한다. 백만원력 결집불사는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종단을 중심으로 사부대중이 힘을 합친 결과 3년차인 올해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인도 부다가야 한국사찰 분황사 대웅전과 보건소 건립불사는 내년 준공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인도 현지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현장에서 개원법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에 건립 중인 한국불교문화체험관과 광제사 건립불사는 올해 9월 상량식을 봉행하고 내년 준공 예정이다.

불교요양원 건립불사는 올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기본 설계 및 실시 설계에 착수하며, 지난해 부지를 확정한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는 올 상반기에 건축허가를 받고 11월에 착공식을 봉행한다. 계룡대 호국 홍제사는 2월에 본격 공사에 들어가며, 주변 기반 공사를 진행 중인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도 조금씩 가시적 성과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승려복지 기본부담금 제도를 도입하고 안정적 토대를 마련한 승려복지는 더 많은 스님들에게 혜택을 부여하고 질병 치료 등 장기적 과제를 준비하는 데도 만전을 기할 것이다. 

전통문화 보존과 계승을 위한 노력도 더 기울인다. 전통문화와 사찰은 불자들의 의례 예경 신앙을 넘어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국민적 휴식처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한다. 연등회에 담겨 있는 공동체 정신과 시대정신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전 세계인들과 함께 공유할 다양한 방안 마련을 검토하며 템플스테이를 확대하여 코로나19 안정 후 국민들이 산사에서 몸과 마음을 맡겨 휴식과 치유를 위한 시간을 갖도록 한다. 

경색된 남북교류 마중물 역할도 우리 종단의 중요한 과제다. 신계사 템플스테이 등 북과 협의한 여러 교류 사업이 국제관계 등에 막혀 멈춘 지 오래다.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해소하는데 불교 문화가 최적격임은 2000년 남북 교류가 시작된 뒤 검증된 바 있다. 불교에 대해서는 남북 정부가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만큼 종단의 적극적 활동을 기대한다. 

종단의 이러한 사업은 승가 공동체가 제 모습을 찾을 때 가능하다. 종무행정은 부처님 가르침을 세상에 전파하여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방편이다. 계율 준수, 철저한 수행, 한량없는 자비가 가장 기본이요 가장 큰 불사요 종무행정 원칙임을 늘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647호/2021년1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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