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이성수

2021년 신축년 ‘하얀 소의 해’가 밝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승은 여전하다. 역사상 과학과 물질문명이 가장 발달한 시대이지만 인류는 코로나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는 점이다.

몇몇 국가에서는 시작된 백신 접종이, 우리나라도 빠르면 2월부터 의료진이나 노약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동안 1000명 안팎을 오가던 신규 확진자가 1월18일 0시 기준으로 389명으로 줄어들었다. 위기경보는 여전히 ‘심각’ 단계이지만, 지난 11월과 12월을 떠올리면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는 물론 지구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불교 역시 코로나19 발병 이후 많이 것이 바뀌었다. 지난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연등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법회와 불교행사를 취소 또는 축소하며 방역시책을 모범적으로 실천했다.

불교학계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면 행사를 지양하고 유튜브 중계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비대면 방식’으로 학술대회를 진행하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지난해 한 사찰에서는 영하를 밑도는 쌀쌀한 날씨에도 야외에서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 때문에 생긴 일이다. 

어둠이 짙으면 곧 날이 밝는다고 했다. 인류 역사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감염병이 창궐하였지만 결국은 극복해 냈다는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 코로나19 역시 언젠가는 소멸되리라 믿는다. 

최근 불교학계를 중심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불교 입장의 원인 분석과 이후 대안을 탐색하는 장이 마련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인류가 외형적인 것보다 내면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려시대 보조국사는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라”는 어록을 남겼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고통이 따르고 있지만, 결국은 땅을 짚고 일어나 듯 극복하리라 확신한다.

[불교신문3647호/2021년1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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