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 ‘신편 통도사지’ 발간

상·하권 1300여 페이지 분량 방대
‘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 논문 등
‘다양한 사료’ 면밀히 조사해 게재
영축문화연구원 설립해 편찬 진행

불지종가(佛之宗家) 국지대찰(國之大刹)이며 세계문화유산 도량인 영축총림 통도사의 1400여 년 역사를 오롯이 기록한 사지(寺誌)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현문스님)가 최근 펴낸 <신편(新編) 통도사지(通度寺誌)>가 그것이다. 부제는 ‘한국불교 근본도량 통도사, 1375를 기록하다’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통도사의 종합적인 사료를 내실 있게 담아 ‘실록(實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1400년 가까운 통도사의 역사와 사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게재한 ‘신편 통도사지’.
1400년 가까운 통도사의 역사와 사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게재한 ‘신편 통도사지’.

신라시대 대국통(大國統)을 지낸 자장율사가 창건한 통도사의 1375년 역사를 생생하게 담은 <신편 통도사지>는 상·하 2권 1300여 페이지 분량으로 구성됐다. 상권은 통도사의 사상과 역사를, 하권은 다양하고 풍성한 각종 기록과 자료를 시대에 맞는 언어로 정리했다.

<신편 통도사지>는 통도사의 창건 이념과 중심 사상을 비롯해 개산(開山)이후 오랜 세월을 이어오며 중창을 거듭한 전각과 당우 등 통도사의 유형무형의 유산을 종합적으로 기록했다. 또한 총림의 수행 교육 기관인 선원, 율원, 염불원, 강원의 역사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특히 사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사료(史料)와 비문(碑文), 시문(詩文), 찬문(讚文), 기문(記文), 상량문(上梁文), 기행문(紀行文), 소문(疏文), 주련(柱聯), 암각(岩刻)까지 꼼꼼히 조사해 게재했다.
 

‘신편 통도사지’의 발간을 축하하는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의 친필휘호. ‘둥근 보름달이 밝고 맑으니 만리에 빛을 비춘다’는 의미이다.
‘신편 통도사지’의 발간을 축하하는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의 친필휘호. ‘둥근 보름달이 밝고 맑으니 만리에 빛을 비춘다’는 의미이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은 <신편 통도사지>에 “둥근 보름달이 밝고 맑으니 만리에 빛을 비춘다”는 의미의 친필 휘호 ‘一輪皎潔(일륜교결) 萬里騰光(만리등광)’을 실어 발간을 축하했다. 방장 성파스님은 지난 12월 25일 열린 ‘사지봉정식’에서 치사를 통해 “사지 발간은 숙원사업이었는데, 주지스님의 대용단으로 사부대중이 협심한 결과로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했다.

또한 방장 성파스님은 “<신편 통도사지>는 불교사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사적·인문학적으로 굉장히 의미있는 자료”라면서 “이번 발간을 계기로 모든 이들이 발심 수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치하했다.

<신편 통도사지> 상권은 △통도사의 역사 △전각과 산내암자 그리고 말사 △세계문화유산 통도사 등 3편으로 구성했다. 부록으로 ‘통도사 창건의 사상과 신앙’, ‘통도사의 무형유산’을 담았다.

하권은 △영축총림 통도사 △통도사의 기록 2편으로 구성하고, 통도사 소임보록(所任譜錄)·연승보록(緣僧譜錄)·계파보록(系派譜錄)과 더불어 각종 사료를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을 첨가한 후주(後註)를 달았다. 연승보록에는 각종 불사 관련 기문과 통도사에 전해지는 망혼록(亡魂錄) 등의 자료를 근거로 창건이후 주석한 스님 2134명의 법명을 확인해 수록했다.

당대는 물론 후대에도 전하는 역사적 자료로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 <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 <통도사사적약록>, <통도사사적기>를 비롯한 관련 도서, 논문, 언론보도 등을 자료를 촘촘하게 수집하여 수록했다.

역사적 문헌으로 평가받을만한 가치를 지닌 <신편 통도사지> 발간에 대해 각계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명실상부한 불교종합도량이자 문화재의 보고인 통도사의 역사를 종합한 <신편 통도사지> 발간은 뜻 깊고 반가운 일”이라면서 “통도사가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수행했던 역할과 그 의미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어, 앞으로 불교사뿐 아니라 한국사 전반의 연구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축하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통도사는 우리나라 불교를 상징하는 유서깊은 사찰로 문화적·사료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많다”면서 “앞으로 변함없이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통도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통도사의 유구한 역사와 불보사찰의 위상을 담아냈을 뿐 아니라 한국불교사와 불교문화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불지종가이며 국지대찰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도량인 영축총림 통도사 전경. 사진제공=담앤북스
불지종가이며 국지대찰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도량인 영축총림 통도사 전경. 사진제공=통도사

<신편 통도사지> 발간은 2019년 6월 22일 통도사 서운암에서 방장 성파스님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2019년 7월 영축문화연구원을 설립하고, 8월 발족식을 거행하고 현판 제막과 연구위원을 위촉하며 본격화됐다. 이후 잇달아 회의를 열고 연구방향, 예산편성, 사지 목차, 사지편찬 과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어 연구위원에게 원문 입력본 제공, 사지 자료 번역 및 역주에 대한 논의, 사지 원고 집필진 논의 등 준비 작업이 차질없이 이뤄졌다. 또한 동국대 불교학술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0년 3월 29일 집필자 원고범위 및 분량에 관한 논의와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2020년 10월 집필진 원고를 취합하여 출판사에 이관하고, 12월 초 인쇄와 제본 작업을 거쳐 12월 25일 출간과 동시에 봉정식을 봉행했다.

<신편 통도사지> 편찬위원회는 방장 성파스님을 증명으로, 주지 현문스님을 위원장으로 모시고, 광우스님이 편찬도감, 송천스님이 편찬간사를 맡았다. 또한 편찬위원으로는 덕문·광우·인해·영산·자현·송천·혜일 스님과 윤영해·김순석·이철헌 교수가 참여했다. 편찬원고는 광우·자현 스님과 이철헌·이병길·한정호·신용철·최두헌 학예연구실장이 작성하고 통도사성보박물관, 동국대 불교학술원, 불교기록 문화유산아카이브 사업단 자료를 활용했다.

편찬도감 광우스님은 “오랜 역사를 기록함에 있어 법고창신(法古創新)하려 노력하였지만 더욱 정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 같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광우스님은 “이와 같은 대작불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아낌없는 격려와 지원을 해주신 방장 스님과 주지 스님 그리고 원고를 살펴 봐 주신 산중 원로대덕 스님들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신편 통도사지>는 1400년 가까이 이어온 통도사의 역사와 사상뿐 아니라 당대의 사회상이나 시대상까지 풍성하게 담고 있어 학계에서 다양한 연구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인 내용을 담은 사찰의 사지에만 그치지 않고 역사적인 자료를 다량 수록하고 있어 의의가 더욱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인터뷰 <신편 통도사지> 편찬위원장 현문스님

“진교(眞敎)의 참 이치 다듬어 다행”

현문스님
현문스님

“오늘에서야 비로소 흩어진 자료를 모으고 발굴하여 진교(眞敎)의 참된 이치를 조금이나마 다듬는다는 것이 다행한 일이지만, 후학들이 발심수행하여 부처님의 일대시교(一代時敎)를 역사에서 비추어 보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침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신편 통도사지> 편찬위원장 현문스님(영축총림 통도사 주지)은 <신편 통도사지>의 발간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현문스님은 “통도사의 유구한 역사와 한국불교의 근본도량인 불보사찰의 위상을 담아낸 종합자료집인 <신편 통도사지>가 시절인연이 도래하여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면서 “짧은 시간에 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부분적인 자료를 준비해 준 전(前) 소임자와 사지 전반에 부족함이 없도록 세세하게 살피고 정성을 다한 광우스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스님은 “적멸보궁 통도사 사료집 간행은 대성문수보살의 수기를 받고 해동 불국토에 광명을 놓으신 역대 조사의 혜명(慧命)을 이어 만대복전(萬代福田)의 기틀이 되는 불지종가요 국지대찰의 위격(位格)을 수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현문스님의 주지 취임 이후 통도사는 영축문화대상, 영축문학상, 신행수기공모, <신편 통도사지>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내실 있게 진행하고 있다. 스님은 “이러한 것들이 미비한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어 불교중흥과 통도사 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현문스님은 지난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19와 관련 “그동안 한 번도 격어보지 못했던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우리는 서 있다”면서 “거룩한 불보살의 가피와 가르침으로 불자님들과 국민들의 걱정이 해소되고 지구촌이 하루속히 평화로워 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통도사=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이천운 경남지사장 woon3166@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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