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은 어디서 오셨는가’
과보 벗어나려면 행동거지 조심해야


생활문화 아무리 변하더라도
지장보살 방편은 무궁무진
사바 중생도 해탈인연 만나

“단 한 명의 중생이라도 깨달음을 이루지 아니하면 나는 성불하지 않길 원하옵니다” 하는 지장보살의 서원은 다른 어떤 보살의 서원보다 위대하고 근원적이기 때문에 조석 예불문에도 대원본존(大願本尊)이라고 지장보살을 예경한다. 

이 대원을 실천하기 위해 지장보살님은 도리천에서 석가모니부처님의 부촉을 받고 영겁의 세월 동안 매일 새벽 항하사의 선정에 들어 중생들의 갖가지 근기를 관찰해서 중생을 제도하여 오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제도가 끝이 없으니 왜 그런가. <지장보살본원경>에 보면 사방의 천왕들이 모두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스럽게 부처님께 여쭙는다.

“부처님이시여, 지장보살은 오랜 겁을 큰 원을 세웠는데, 어찌하여 아직까지 중생들을 다 제도하지 못하고, 또 광대한 원을 발하옵니까?”

그러자 부처님이 사천왕에게 이르시기를, “지장보살이 구원겁으로부터 지금까지 중생을 제도하였으나 업의 인연이 계속 이어져서 아직도 끊이지 않음을 자비와 연민으로 살펴보고 일체 죄고(罪苦) 중생을 구제하고 해탈시키고자 거듭 원을 세워 방편으로 교화하고 있느니라” 하셨다.

중생의 업이 끝없이 계속 이어져 지옥이 텅 비지를 않으니 지장보살님은 도저히 성불할 가망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도에 포기하고 서원을 취소할 지장보살님이 아니다. 사바세계 중생의 근기에 따라 온갖 방편으로 제도하신다. 

그래서 지장보살님이 스물세 가지 구체적인 방편의 원을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다음과 같지만 그 방편은 스물세 가지에 머무르지 않고 중생의 근기에 따라 무궁무진함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생활문화가 변한다 하더라도 지장보살의 무량무변한 방편에 따라 모든 중생은 해탈인연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삽화=손정은
삽화=손정은

① 살생하는 자를 만나면 전생의 재앙으로 단명 하는 과보를 받는다고 말해준다.

어떤 생명이라도 죽음은 피하고 싶다. 오래오래 살면서 행복을 누리고 싶다. 그런 중생의 생명을 앗아가는 자는 곧 죽어가는 생명으로부터 원수의 인연을 맺게 된다. 따라서 본인도 오래 살 수 없는 과보를 받는 것이다. 그러니 장수하고 싶으면 생명을 살리는 방생의 공덕을 많이 지어야 한다.

이어서 ②도둑질하는 자를 만나면 가난하여 고초를 받는 과보를 받는다고 말해주고 ③사음하는 자를 만나면 참새나 비둘기, 원앙새가 되는 과보를 받는다고 말해주고 ④거칠고 사나운 말(惡口)을 하는 자를 만나면 가족과 서로 싸우는 과보를 받는다고 말해주고 ⑤훼방하는 자를 만나면 혀가 없거나 입에 종기가 나는 과보를 받는다고 말해준다. 

나쁜 마음을 가지면 나쁜 말이 입과 표정에서 묻어나고, 그것이 습이 되면 곧 업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도둑질한 업을 지으면 가난한 과보를 받고 남의 일을 방해하면 입에 종기가 나서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니 사바세계에 사는 이상 항상 과보를 벗어날 수 없음을 명심하고 눈앞의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

[불교신문3645호/2021년1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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