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불교 믿고 이해
실천 유도 불교콘텐츠 필요
디지털대학 유관기관 협력
불교교육 플랫폼으로 전환

양흥식
양흥식

2021년 신축년 소띠 해, 소는 인간에게 친숙한 동물이다. 인간이 농경을 시작하면서 꼭 필요한 동물이면서 마지막까지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내 놓고 떠나간다. 그래서 문필가들은 애잔한 눈망울을 기억하며 시를 지어 기리기도 한다. 불교에서 소는 탐진치 삼독을 여읜 깨달음을 상징한다. 그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심우도(尋牛圖)다. 이렇게 심원한 진리 외에도 불교 설화 속에도 전해진 이야기가 많다. 

최근의 이야기도 있다. 지난해 여름 전남 구례지역에 3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섬진강 홍수를 피해 우사를 탈출해 해발 531m의 사성암까지 간 10여 마리의 소가 기억에 생생하다. 왜 소가 원효대사와 의상대사, 고려의 도선국사 그리고 진각국사 네 분이 수행한 도량으로 알려진 그곳까지 갔는지는 모르지만 그 소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전율이 느껴진다.

소띠 해 신년을 맞이하면서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맞이한 것 같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같은 상황일 것이다. 접촉하고 나누는 손길이 부담스러운 시대가 코로나시대다. 비대면을 즐겨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디지털시대, 언텍트(untact)를 ON해야 하는 시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1983년 대학교 불교학생회 활동부터 지금까지 불교계에 활동하면서 변화를 많이 이야기 했다. 처음에는 가치의 변화가 필요함을 얘기했지만, 필자가 불교TV에서 불교콘텐츠를 제작하면서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 시기가 되면서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절실한 상황에 이르렀다.

불교를 조금이라도 알면 불교에는 무궁무진한 콘텐츠가 있다고 말한다. 이제까지는 말만 했던 내용들이 많이 실천되고 있다. 유튜브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변화가 감지된다. 그러나 교육의 시각에서는 아직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 온라인으로 불교를 믿게 하고 이해하게 하고 실천하게 해서 깨달음을 얻게 하려면 그 목표에 맞는 교육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래서 종단의 유일한 온라인 교육기관인 디지털불교대학이 할 일이 많다.

현재 디지털불교대학은 신도교육, 신도전문교육, 전문포교사 양성교육 과정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면시대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불교단체 및 유관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불교교육 플랫폼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교를 포교하는 주체는 스님과 포교사 그리고 일반신도들이다. 다양한 주체를 매개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며, 그 속에 승가교육이 연결이 되고, 포교사 교육에도 연결이 되는 허브가 되어야 한다. 

종단적 차원에서도 대처해야할 내용이 있다. 불교문화 정보의 디지털화를 통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치를 높여야한다. 그리고 디지털미디어의 관리시스템과 교육과 포교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수립과 체계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코로나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많은 인원이 모이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면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불교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디지털화 시켜 활용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신축년 새해를 맞이할 때 재야의 종소리나 새해 일출의 장엄함을 느끼는 감동은 없었다. 그러나 죽을힘을 다해 사성암을 찾는 소떼를 생각하면서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우직하고 성실하게 한해를 시작하자.

[불교신문3645호/2021년1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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