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마음의 노래’
들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마음의 노래’
  • 장영섭 기자
  • 승인 2021.01.14 09:53
  • 호수 3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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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포교’ 해성스님 4번째 찬불가 음반 발매

‘나리 꽃 당신’ ‘우담바라’ 등
9곡의 신작 찬불가요 수록

사회복지법인 연화원 설립
장애인 위한 체계적 지원

“전곡 수화(手話)로도 만들어
장애인에 대한 관심 높일 것”
4번째 찬불가 음반 ‘소리의 향기’를 출시한 해성스님.
4번째 찬불가 음반 ‘소리의 향기’를 출시한 해성스님.

장애인포교하면 해성스님(사회복지법인 연화원 대표)’이다. 거의 30년 전부터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문학과 예술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4번째 찬불가 음반을 냈다.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기 위한 일은 아니다. 음악활동 역시 장애인 불자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려주고 싶어서 틈틈이 그리고 꾸준히 하는 일이다.

4집 음반의 제목은 <소리의 향기>. ‘우담바라’ ‘내 마음의 그림자’ ‘청산은 나를 보고’ ‘산사에 가는 길’ ‘나리 꽃 당신’ ‘목탁소리’ ‘노란 은행잎’ ‘인생여행’ ‘지금 이 순간9곡의 찬불가요와 각 노래의 반주곡 등 총 18곡이 수록됐다.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서원을 담았다.

모든 노래는 해성스님이 불렀다. 특히 앞서 밝혔다시피 노래들은 장애인들을 위한 노래다. 해성스님은 발매된 곡들은 모두 수화(手話)로 표현해 유튜브에 업로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경전 구절이나 시를 노래로 만들어 앨범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귀로는 들을 수 없더라도 마음으로는 들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음반이다.

해성스님은 1993년 우연한 기회에 조계사 장애인법우들의 모임인 원심회에서 수화를 배우게 됐다. 그전까지만 해도 누구나 말하고 들을 수 있다는 건 당연한 상식이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들은 가족들과 대화 한 마디 제대로 못하고 불교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강원(講院)을 마치고 출가수행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만난 소중한 인연이다. 인간으로서의 보편적인 권리를 잃어버린 이들을 조금이라도 도우는 것이 자신의 본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야겠다는 고귀한 원력을 세웠다. 스님에게 그들은 여전히 도반이고 스승이다.

1995년부터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중증지체장애인들을 위해 자원봉사자 차량을 준비해 성지순례 법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 거룩한 길에 차근차근 이정표를 세워가고 있다. 1998년 수화전문 교재인 <자비의 수화교실><불교수화용어집>을 발간했다. 1999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청각장애인들에게 무료로 운전교육을 실시해 면허 취득을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때 지체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동참할 수 있게 된 데에도 스님의 공이 컸다. 보다 체계적인 장애인 포교활동을 위해 2003년 사회복지법인 연화원을 설립했다. 이제는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여생을 마칠 수 있는 양로원 건립을 꿈꾸고 있다.

장애인들을 위한 찬불가 작업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노래에서 작사부터 제작까지 직접 참여하며 음성포교에도 힘쓰는 스님이다. 해성스님은 처음 노래를 만들게 된 이유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수화 노래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면서 아울러 이번 앨범이 코로나19로 힘들어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리에 향기가 있다면 그것은 스님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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