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종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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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연말에는 해마다 봉행하던 송년철야법회를 취소했다. 대신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한 해를 돌아보며 참회하고 새해는 부처님 가르침을 더 열심히 배우고 실천할 것을 발원하고 공덕 짓는 기도를 부탁드렸다. 

새해가 되면 일출을 보면서 나와 가족이 즐겁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현재의 나 자신과 나의 조건, 나의 것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빨리 변해서 즐거움과 행복이 항상 내 곁에 머물기를 원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을 겪었기에, 하루 빨리 종식되어 평상시 삶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누구나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전처럼 일상으로 돌아가면 참으로 행복할까. 지금의 불편함에서는 벗어나 보다 편하고 자유로울 것이다. 그러나 며칠 혹은 몇 주일이 지나면 다시 불편하고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또 다른 조건의 불만족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해 조건을 충족시키면 조만간 또 다른 불만족이 나를 불편하게 하고 고통스럽게 할 것이다. 그렇게 불만족과 만족을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늙음과 병듦과 죽음이 눈앞에 와 있을 것이다. 

왜 이러한 어처구니없고 모순된 일이 일어날까. 원인은 우리의 어리석음이다. 그 중 첫 번째는 허망한 환상에서 진실한 실상을 구하려하기 때문이다. 오매불망 갈망하는 행복이란 구하려는 욕망이 만들어낸 신기루 같은 허상이다. 이 허상을 실상으로 착각하여 일생동안 구하니 행복이 아닌 고통을 만들어 가게 된다. 

두 번째는 변함을 구해서 변하지 않는 항상함을 얻으려는 것이다. 변해서 얻어진 것들은 그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또 다시 변할 뿐이다. 항상한 것은 본래 변하지 않는다. 올해는 변해가는 행복이지만 나와 우리 곁에 조금 더 머물기를 발원하고 실천해보자. 해법은 욕심을 구하는 행복이 아닌, 욕심을 버리는 행복, 가져오는 행복이 아닌, 주는 행복으로 바꾸는 것이다. 변해가는 행복이 아닌 영원히 변하지 않는 행복을 찾아보자. 이것이 부처님 가르침이니 새해는 조금 더 열심히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자.

[불교신문3644호/2021년1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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