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코끼리는 보현보살입니다”
[문화人] “코끼리는 보현보살입니다”
  • 원혜림 디펀 대표
  • 승인 2021.01.13 15:00
  • 호수 3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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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상도 ‘도솔래의상’ 속에서
보살을 등에 태운 흰 코끼리
법화경에선 보현보살과 등장
듬직하고 온화함의 본보기
원혜림
원혜림

우리나라나 아시아의 전통적인 그림에서 동물 그림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호랑이도 그러하고 십이지신이나 고양이, 거북이, 용 등이 그러하다. 그렇다면 그 많은 동물에서 한국의 문화재와 전통문화에서도 한 분야를 차지하는 불교에서는 어떨까.

불교에서 코끼리를 떠올린다면 무엇이 떠오를까? 당연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을 예고하며 등장하는 하얀 코끼리가 떠오른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를 8가지로 나눠 보여주는 팔상도에서 바로 찾아볼 수 있다. 

팔상도라는 불화는 여덟 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석가모니 부처님이 카필라국의 정반왕과 마야왕비의 태자로 탄생할 석가모니의 태몽을 그린 도솔래의상, 마야 왕비의 옆구리 옆에서 부처님의 탄생을 보여주며 그 유명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는 태자를 그린 비람강생상, 성장한 태자가 궁궐의 사방으로 위치한 4군데의 문으로 나가 중생들을 관찰하고 각 문에서 노인, 병자, 장례를 보며 인생무상을 느끼고 출가를 결심하는 사문유관상, 정반왕의 반대를 넘어 출가를 하는 태자를 표현한 유성출가상, 신선들과 수행하며 수도에 정진하는 모습을 그린 설산수도상, 온갖 마군, 마귀의 유혹을 물리치고 항복을 받아낸 모습의 수하항마상, 마침내 부처님이 최초로 녹야원에서 불법을 전하는 장면인 녹원전법상, 사라수에서 마지막 설법을 마치고 열반에 드신 부처님을 그린 쌍림열반상으로 각자의 이름을 갖고 있다.

이렇게 이뤄진 그림에서 첫 번째에 석가모니의 태몽과 함께 나타난 도솔래의상의 흰 코끼리는 마치 부처님이 불교를 대표하듯 상징적인 동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끼리들은 무리생활을 하며 사람과 같은 행위도 한다. 지나가다 죽은 코끼리가 보이면 마치 장례를 치르고 명복을 빌 듯 조용히 작별인사를 하기도 하고 서로를 보살피며 리더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코끼리는 초식동물로 덩치가 굉장히 커서 위압감이 느껴지지만 성향이 온순하며 힘이 강하지만 폭력적인 모습은 드물다. 그래서인지 더욱 불교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와 느낌을 갖는다. 이렇게 직접적으로 불교와 연관이 되어 대표적인 동물이라고 인식되는 코끼리는 그 의미가 위의 불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부처님의 덕을 상징하는 동물로 알려진 코끼리는 보현보살과도 함께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법화경>에서 보현보살은 흰 코끼리를 타고 <법화경>을 독송하는 이를 수호해야 한다고 애정을 드러내는 듯하다. 흰 코끼리는 원력을 상징하면서도 인도를 가리켜서 불교가 인도로 전래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불화의 석가모니 삼존도를 보면, 부처님을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로 보현보살은 흰 코끼리를, 문수보살은 사자를 타고 있다. 또 다르게는 불교에서 귀한 일곱 가지 보물이라고 불리는 칠보에서 그 중 하나인 상보라고 부르며 ‘상’은 코끼리를 나타내는 한자이다. 

이 외에 인도에서도 수천 년 전부터 힌두교에서 코끼리를 영물로 숭배하며 불교의 탄생지까지 전해지며 영향을 받게 되었다. 더불어 덩치가 크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 코끼리는 말 그대로 명예를 나타내기도 한다. 또 마치 코끼리의 무리가 무리를 지으며 각 무리의 리더를 따르듯이 충성과 인내를 내포한다. 불교, 힌두교, 인도,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이외에서 등장한 성경에서도 코끼리가 등장하는데 악을 물리치며 동물의 왕과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자비로움과 동반해 왕과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코끼리는 주로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긍정적으로 온화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주고 있다. 마치 보현보살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오른편에 보좌하며 불교의 진리를 전하고 수행을 하는 이들에게 덕을 베풀며 보살의 왕과 같은 모습처럼 코끼리 또한 그러한 의미와 상징을 갖고 있다. 늘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우리도 실생활에서 또한 듬직한 느낌을 주지만 온화함을 가지며 살아갈 수 있게 본보기가 되는 듯하다.

[불교신문3644호/2021년1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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