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많은 어르신들과 함께 했던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어르신들과 만나 뵙기 어려운 시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시간 가운데, 싱그러움 가득한 초록색 식물들과 어르신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노인복지센터 옥상 꿈나무농장에서 ‘HELLO, 초록’이 시작되었습니다. ‘HELLO, 초록’은 서울 도심 속에서 함께 텃밭을 가꾸며 만나면 “안녕?”하고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친구를 사귀는 프로그램입니다.

처음 만나던 날, 어색함도 잠시 우리는 텃밭친구라며 서로 소개하고 인사를 나눕니다. “한동안 어디에도 갈 수 없어 답답하고 사람이 그립고 우울하기까지 했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아요. 앞으로 아프지 말고 매주 만나요!”라는 이야기엔 모두가 웃으며 함께 약속도 합니다. “사람이 그리웠다”던 어르신들의 외로웠던 마음은 매일 자라는 식물들을 보며 웃고, 함께 하는 친구들과의 행복하고 따듯한 추억으로 채워나갑니다.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실시한 ‘HELLO, 초록’에 참가한 어르신들의 모습.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실시한 ‘HELLO, 초록’에 참가한 어르신들의 모습.

우리가 키운 채소로 만든 비빔밥이나 샌드위치 사진을 보여주며 “같이 만들어 먹을 수 있다면 더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과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을 그리워하기도 하지만 레시피를 알려주거나 지난 일상을 이야기하며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냅니다. 계절에 맞춰 압화부채, 허브청, 나만의 국화, 스카프 염색 등의 만들기 체험과 열심히 가꾼 우리들의 텃밭에서 나오는 작물 수확과 건강을 위한 우리만의 체조 등 다양한 활동으로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늘 미소가, 꿈나무 농장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합니다.

가장 하고 싶었던 김장을 위해 더욱 열심히 텃밭재료들을 키운 어르신들은 지난 11월 우리만의 김장김치를 담갔습니다. 소중한 친구들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도 잊지 않고 안전하게 담았던 그날의 김장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행복했고 늘 목요일만 기다렸어요”, “매일 매일 보고 싶은 친구사이가 되었어요”, “처음 해보는 농사도 신기했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친구를 사귀고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제게 행복을 줬는지 몰라요”라며 마음을 전해주시던 어르신들의 얼굴을 보며 큰 힘과 행복을 전달받았습니다.

‘HELLO, 초록’이 끝난 후, 우리는 다시 한 번 서로의 안전을 위해 거리를 두고 조심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내 또 한 번 어르신들과 초록과 웃음이 가득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그 날을 기다립니다.

처음 만난 어르신들이 ‘HELLO, 초록’을 통해 함께 텃밭을 가꾸고 서로의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며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들이 되어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HELLO, 초록’. 앞으로도 서울노인복지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과 함께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시간을 보내는 곳이 되고자합니다.

[불교신문3644호/2021년1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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