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를 만나다] <14> 박서연 동국대 세불연 교수
[학자를 만나다] <14> 박서연 동국대 세불연 교수
  • 이성수 기자
  • 승인 2021.01.13 0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글과 비슷한 만주어 경전 연구에 매진

한국불교학회 불교학술진흥상 수상
건륭제가 편찬 지시한 ‘만문대장경’
만주어 대승경전 우리말 번역 원력
박서연 동국대 세계불교연구소 교수
박서연 동국대 세계불교연구소 교수

“오랫동안 저의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만문대장경에 관한 호기심이 논문이라는 실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 것은 여러 선생님들의 도움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만문대장경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2020년 12월23일 동국대에서 사단법인 한국불교학회(회장 고영섭)가 제정한 2020년 불교학술진흥상을 수상한 박서연 동국대 세계불교학연구소 교수의 남다른 수상소감이다. 박서연 교수는 ‘19세기 유럽에서 발행된 만문(滿文) <금강경>에 관한 연구’를 통해 한국불교학의 외연을 크게 넓혔다.

이 논문 주제는 불교고전어인 범파장한을 잇는 만주어로 된 <금강경>의 필사본과 목판본의 판본 비교를 시도해 주제의 독창성과 내용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특히 이 논문은 박 교수의 이전 연구인 ‘건륭제의 만문대장경 서문에 관한 연구’(<한국불교학> 제76집)와 ‘만문 <금강경>의 내용과 특징’(<한국불교학> 제79집)을 잇는 일련의 탐구라는 점과 논제의 집중성과 연속성 및 내용의 상관성과 확장성을 아울러 지니고 있다는 점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만문대장경은 1773년 건륭제의 지시로 편찬이 시작돼 1790년까지 진행됐다. 1794년 목판의 판각이 완성됐으며, 12부를 인쇄하여 승덕(承德)의 황실 사원 등지에 분산돼 소장됐다. 이는 총 108상자로 이뤄져 있으며, 한 장의 목판에는 상·하 각각 31행씩 판각돼 있다.

건륭제는 만문대장경 서문에서, “제일의제(第一義諦)가 불교의 근본 진리이지만 일반 범부들은 제일의제로 깨우치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 그들에게 익숙한 화복(禍福)의 설을 방편으로 삼아 이끌어서 점차 깊은 경지로 인도한다”고 밝혔다.
 

만문대장경 제1함 '대반야경'의 호경판.
만문대장경 제1함 '대반야경'의 호경판.

박 교수는 만문대장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20대 중반 무렵에 <화엄경>에 관한 책을 읽다가 만주어역 <화엄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한역 <화엄경>을 읽으면서 교리 내용이 매우 어렵게 느껴졌던 까닭에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참에 만주어역 <화엄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우리 한글과 비슷한 만주어로 <화엄경>을 읽는다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문대장경은 아직 국내에 들여와 있지 않다. 국내외에 관련 연구가 다수 있으나, 만문대장경의 개별 경(經)에 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박 교수는 “만주어는 한글과 유사하며, 만주어로 풀어쓴 불교용어는 교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앞으로 만문대장경을 활용해 불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박서연 교수는 서울대 불어교육학과와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동국대 불교대학 강사와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를 역임하고 지난해 7월부터 동국대 세계불교학연구소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박서연 교수는 향후 계획에 대해 “만문대장경에 수록된 개별 경의 특징을 연구하는 한편, <반야경> 등 만주어로 적힌 주요 대승경전을 한글로 번역해 일반에 소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